김포로 이사오니 강화로 가는 초지대교 옆에 있는 대명항이 지척이다. 학교 퇴근길에 20여분만 달리면 나오는 수산물의 천국.
가을은 꽃게 철이라 9월부터 대명항엔 꽃게가 지천이다. 1kg에 산 것은 1`5000원, 방금 죽은 것은 1`0000원. 좀 시간이 되어서 찜으로만 먹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건 3kg에 2`0000원이니 말 다 했다.
몇 주 전에 2kg가지고 어머니랑 경아씨랑 나랑 셋이서 속이 대롭도록 먹어서 꽃게는 이제 그만!!! 했었는데, 한참 지나고 난 오늘 살짝 맘이 동했다.
대명항에서 2킬로 달라 하니 3킬로를 달아 주신다. 물론 바구니 무게가 있긴 하겠지만 2킬로는 훨씬 넘는 분량. 게장용으로 3킬로 더 달래니 이젠 아예 5킬로 가까이 달아 주시네... 그렇게 5만원어치를 사서 어머니집에 와 실컷 먹었다.
갓 찐 게 딱지를 앗뜨거! 하면서 벗겨 내고, 뚜껑을 여니
거기엔 가득가득한 샛노란 알들.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 한 입 시식하고나면,
이번엔 게살.
쏙쏙 빠져나온다. 몸통막 사이사이로
싱싱한 놈, 맛이 달긴 하지만 깨끗하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두마리를 다 먹어갈 쯤. 아냐 이 맛은 깨끗한 게 아냐. 알고 보면 엄청 느끼한 거지....
결국 오늘은 두마리에서 포기다.
이만원 어치 사온 꽃게, 어머니, 나, 경아씨 셋이 먹고도 큰 놈 네마리 남다.
내 꽃게찜 탐을 단 두마리에 재워버릴 수 있는 그런 꽃게가
진정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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