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에 시멘트를 깔고 만든 우리 마을. 오늘, 대대적인 시멘트 보수공사를 시작했다. 우린, 처음 하는 일이라 눈치껏 참여했는데 한의원 원장들인 우리 마을 사람들 일하는 품새가 새마을운동 4H클럽 회원같은 분위기다. 마을 길 군데 군데, 사이사이 시멘크가 떨어져 나간 부분에 쌓인 흙과 낙엽을 제거하고, 시멘트를 반죽하여 발라 나간다.
마을에서 가장 어른이며 중국교포인 어머니('라오슈' 라고 부른다. 선생님이란 뜻)께서 가장 열심이시고, 아주머니들 누구 하나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치워 나간다. 마을 남자들은 시멘트 반죽이 익숙한 듯 능숙하게 삽을 놀려댄다. 생전 처음 해 보는 일. 눈치껏 따라 하다 보니 시멘트 자루 여는 것조차 서툴렀던 나도 어느샌가 한 몫을 하고 있었다. 경아씨는 아주머니들과 함께 반죽된 시멘트를 마을 길의 구멍난 곳을 찾아 흙손으로 썩썩 비벼대고 있었고.
시멘트를 바르는데 쓰이는 게 흙손이지만, 못쓰는 장판 조각도 그에 못지 않게 우수한 도구다. 오히려 흙손보다 초보자가 쓰기엔 더 좋다. 구부러지기까지 하니 더 섬세하게 할 수 있기 때문.
요즘 미장용 시멘트는 미리 모래가 배합되어 있어 물만 붓고 반죽하면 된다. 이건 편리하다. 별 걱정 말고 시멘트 자루를 반동강 내어 땅에 붓고 부어 놓은 가운데에 공간을 만들면서 시멘트를 가장자리로 펴서 가운데에 물을 붓는다. 한 포대당 5-7리터의 물만 부으면 된단다. 물을 붓고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섞어 나간다. 물이 모자라면 좀 더 붓고, 잘 반죽되면 떠다가 구멍을 때으면 그만.
생각보다 쉬운 편이다.
9시에 시작한 일이 1시가 넘어서야 대충 마무리되었다. 쓴 시멘트는 무려 30푸대. 처음엔 저걸 언제 다 하나... 했지만 익숙해 지다 보니 세명이서 세푸대를 한번에 풀어 놓고 서걱 서걱 반죽하면 금방이다. 힘은 무쟈게 들자만. 다음주에도 한번 더 한댄다. 시멘트 서너푸대로 라오슈네 뒷마당 토사가 유실된 부분을 메우기로 했다.
힘들게 시멘트를 섞다 보니, 공사현장에서 레미콘차가 하는 일이 와 닿는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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