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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3~15 네팔

아기자기한 반디푸르

by Anakii 2015. 2. 11.

반디푸르, 민속촌인데 생활공간 :)


인도-티벳 교역 루트의 중요 정착역이었고, 네팔 고유의 생활 모습이 살아 있는 박물관같은 곳이다. 18세기에 지어졌거나 그 당시의 풍으로 복원된 건축물들을 통해 시간여행을 온 듯 하다. 마을은 무척 작지만 삶이 꾸려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고 (사람들 사는 소리가 난다. 재봉틀,방앗간,거리에서 수런대는 소리) 차가 다니지 않아 깨끗하다.

주변에 당일치기 멋진 트레킹 코스가 있어서 며칠 동안 휴식을 테마로 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하면 좋을 일.

  • 작디 작은 마을을 거닐며 사람들을 보다가 맛있어 보이는 카페/식당에 앉아 먹고 쉬기.
  • 마을 북쪽의 예쁜 라니반(여왕의 숲)에 가서 숲길 느끼며 돌아 다니기 (왕복 3시간 정도?)
  • 네팔 제일의 동굴인 싯다 구파(편도 2시간)에서 칠흑같은 동굴탐사를 즐기고, 비말나가르를 거쳐 둠레-반디푸르로 지역 교통수단 활용하여 귀환하기
  • 람꼿 마을 가는 예쁜 길을 즐기고, 고구려 민속촌같은 람꼿마을에서 놀다가 점심 먹고 돌아오기 (6시간 정도)
  • (가능하다면!)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챙겨 30분이면 올라가는 뿌라노 꼿에서 패러글라이딩 하기.
  • 저녁 즈음, 숙소에 누워 거리에서 여전히 놀며 떠드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책 보기. 이건, 노스탤지어다.

처음 숙소에 들고 거리 반대편 쪽 풍경을 바라본 나, 한 마디로 이곳을 말했다.

"여기, 천국이잖아!"

정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천국 같다. 각기 서로 다른 식물들이 제 모양을 뽐낸다. 연교차가 적어 (16~33도) 항상 살기 좋은 이곳의 특성상 다종 다양한 식물들을 심을 수 있기 때문. 바나나,무화과와 소나무가 함께 있는 풍경은 뭔가 현실감이 떨어진다.  아름답고 평화롭다.



들고 나기

네팔 제2도시 포카라와 수도 카트만두를 잇는 쁘리뜨비 하이웨이 중간 지점에 있어 들고 나기 편하다.  수많은 버스가 이 경로를 지난다. 

포카라에서 3시간, 카트만두에서 4시간 걸리는 둠레Dumre 에 내리면 반디푸르로 올라가는 미니버스를 탈 수 있다. (50루피/30분) 반디푸르는 둠레에서 보면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마을.



게스트하우스와 먹을 곳

벤처기업 히말라얀 엔카운터가 복원한 문화재처럼 멋진 올드 반디푸르 인이 있지만 최저 90달러 선으로 헉 소리 나오는 가격. 그 외 숙소들은 500~700루피 선으로 매우 저렴하다. 화장실 공용이면 500루피, 따로 있으면 600~700루피.

우리가 묵은 멋진 네와르식 건물 네와 게스트하우스는 아마 가장 좋은 방이었을 우리 방이 500루피. (창문 열면 거리가 바로 보이니까)



식당들은 대부분 저렴하고 맛있다. 티벳식 만두인 모모와 국수인 툭파가 100~120루피, 고기안주꺼리 작은 접시로 250~300루피, 네팔전통 식사인 달밧이 250~300루피, 커피와 차들은 40~70루피다. 

Only 1 Espresso cafe

버스 종점에서 메인바자르로 50여m 오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멋진 네와르식 찻집. 종업원이 제복을 입고 정통 레스토랑 서비스를 해 준다. 간판도 메뉴도 없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베지 모모, 치킨 모모가 전부지만 모든 메뉴의 퀄리티가 고급 레스토랑급. 가격은 놀랍게도 60루피와 90루피. 모모는 매콤한 채소수프에 마늘과 고추를 주재료로 한 베지모모가 담겨나온다. 칼칼한 것이 입맛에 딱이다.

알고 보니 이곳은 카트만두에서 일할 호텔 바 매니저의 양성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정식명칭은 "Bandipur Institute of Hospitality Management"

바자르의 도너츠집 (슈리스티레스토랑)

메인 바자르의 허름한 로컬 도너츠집. 아침마다 도너츠와 싸모사를 반죽하여 속을 넣고 튀긴다. 갓 튀겨 낸 싸모사 두 개 와 야채볶음 한 종지가 50루피. 든든한 아침이 된다. 싸모사 속은 감자,양파,고추가 어우러져 매콤하니 맛있다. 기본적으로 인도식. 하지만 마살라가 적고 고추칠리를 듬뿍 넣어 한국 입맛에도 잘 맞는다. 인도-코리안식이랄까.

툭파(80) 국물도 매콤하니 입맛에 맞고 특히 도너츠가 정말 맛있다. 앉은 자리에서 4개 먹고 8개를 포장해 가는 유러피안 두 명을 보고 기겁했다.  줄서듯 싸가는 손님이 많은집이다.

안주감으로 주문한 sukuti(네팔 전통안주 마른 버팔로고기 조림,120루피)와 치킨프라이(150루피). 둘 다 고기는 기름에 살짝 튀겼고 소스에 졸인 것인데 살짝 짜지만 맛깔난다.



Tamu Restaurant

티벳계열의 식당. 향신료가 적고 담백하다. 달밧은 무척 깔끔하고 그급스럽다. 네와르식 아침식사는 체인점인 네팔 유명 체인점 낭글로웨스트의 것보다 낫다. 버프 툭파는 진한 소고기국물이 일품이다. 모모는 좀 짜다.


타무 레스토랑 반디푸르 머무는 동안 주로 이용한 곳


Hill's Heaven Restaurant

반디푸르가 언덕 위의 천국 같은 곳이니까 그것과 딱 맞는 이름인데, 한산한 반디푸르 메인바자르에서 유일하게 대박을 내는 집. 밤낮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많다. 먹어보니 그곳은 인도식. 무척 먹음직스럽게 나오지만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마살라가 좀 강한 편. 하지만 맛집.

달밧이 푸짐하고 모모는 중화요리점풍. 툭파는 커리면 느낌이다. 칠리치킨, 모모, 툭파, 스프링롤까지 대부분 인도식 양념이어서 조금 입맛에 맞지 않았다.



Ke Garne?

네팔어로 "내가 뭘 어쩌겠어?" 류의 의미다. 카드결제도 되고 고급스런 느낌의 메뉴가 나온다. 물론 가격도 좀 된다. 다른 곳에서 250선인 달밧이 여긴 450. 하지만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거나 멍 때리고 쉬러 들어가는 곳이다.
버프시즐러가 푸짐하고 싸고 맛있다. 


께 가르네 버프시즐러


술 마시기

럭시 (네팔 전통소주) 주문하기

반디푸르에서는 식당에서 "두유해브럭시?" 라고 물어보면 되게 좋아한다. 자신들의 전통주니까.

외국인이 막걸리 주문하는 느낌?

메뉴엔 없지만 글래스 한 잔 30~50선이다. 집마다 맛도 값도 다르다. 약한집은 5~6도, 센 집은 7~8도 정도 된다. 1리터를 주문하면 140~180선이다.

식당마다 다 맛이 다르니 따로 따로 먹어 보는 것도 재미. 우리나라 소주에 비해 좀 싱겁긴 하지만

꾸꾸리 럼 & 로얄 스태그 (위스키)

바자르의 가게에서는 1/4 병(180ml) 기준으로 고급 위스키/럼(35~40도)이 250루피, 저렴한 위스키가 150루피.

네팔의 자랑 꾸꾸리 럼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 짙은 향이 일품이고 로얄스태그는 우리나라의 고급 위스키 느낌이다. (1000루피/750ml)



1/16 포카라에서 반디푸르 가기

포카라 - 둠레간 투어리스트버스를 숙소에서 예약할 수 있고, 투어리스트 버스정류장에서 바로 표를 구입해도 된다.

6:30,7:30 (500/600 택시비포함) 두 편이 있다.

숙소에서 버스를 예약하니 무료 셔틀택시서비스가 제공된다. 

6:35분 출발한 버스는 6:45분 시티버스스탠드와 포카라외곽에서 사람을 태우고 출발한다. 로컬버스 분위기다.

7시30분에야 포카라를 벗어났다.

8시20분경 잠깐 휴게소에 쉬고 9시20분 둠레도착.

도착한 곳에 곧바로 반디푸르행 버스가 기다린다. 9시반 반디푸르행 버스를 탔다.


반디푸르행 버스(50Rs)


온길을 약간거슬러가다 왼쪽으로 반디푸르표지판 따라 오르막 오른다. 버스엔 패러슈트배낭맨 유러피안 여행객이 탔다.

30여분 꼬불이 오르막길을 달려 10시에 반디푸르 도착. 차 진행방향으로 메인바자르가 이어지고 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막아둔 점이 무척 좋다. 매우 작고 팬시한 도로다. 따나훈 왕국의 수도였던 빨빠와 비교해 이곳은 따나훈 왕국의 교역지. 역시나 수도와는 사뭇 다르다. 작아서 놀이공원 느낌이다. 보도는 돌로 만들어진 옛풍이다..


1/16 라니반 & 뚠디켈 Raniban Tundikel

Rani Ban(여왕의 숲)


오른쪽 위 숲이 라니 반.

참나무 류,고사리류,살나무,싸리나무류,청미래덩굴류등이 무성한 숲. 겨울이지만 살짝더우면서도 그늘에선 시원해 산책하기에 무척 좋다. 숲엔 수 많은 오솔길이 있다. 바닥이 꽤 미끄러운 게 주의점. 올라갈 때는 괜찮지만 내려올때 미끄러짐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설명에는 랑구르원숭이,서양란,각종나비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산책하는 도중에는 나비 몇 마리를 본 것이 고작이었다. 숲 허리 오솔길 따라 한 시간 정도 산책하고 위로 오르는 길 따라 언덕 등성이에 올라 돌아오니 한시간 반 걸렸다. 고사리 숲(?)이 무성하다. 우리나라같으면 억새 들판일 것 같은 곳인데.


툰디켈(네팔어:연병장)


뚠디켈의 다섯 신수(보리수)


뚠디켈에서 본 마나슬루

과거 인도-티벳 교역 상인들이 모여 시장을 형성했었고 군대의 연병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넓은 공터. 초입에는 힌두신을 상징하는 거대한 보리수 다섯 그루가 서 있다. 메인 바자르 동쪽 끝 사원에서 툰디켈 표지판 따라 왼쪽길로 접어들면 광활한 평지운동장이 나타난다.

500m 아래 마르샹디강과 마르샹디계곡의 광대한 풍경이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아침이면 짙은 운해가 발 아래 펼쳐지고 공기가 청명할 때는 멀리 다울라기리,마차푸차레,랑탕,마나슬루,가네시히말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조금 더 탁 트인 전망을 느끼려면 통신탑근처 텐트리조트의 전망대로 가도 된다.


1/17 Thani mai/Ramkot road


타니마이는 왼쪽 첫 봉우리에

Thani mai 바자르에서 서쪽으로 높이 솟은 쌍봉산(?)중 첫번째 Purano Kot  정상에 있는 작은  꼭대기의 사원. 무척 가팔라 보여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뭉글뭉글해진다. 버스정류장 옆 대로에 Thani mai 표지판이 있고 조금만 가다가 오른쪽 흰 학교 정문 옆길로 오르면 계단길이다. 20여분 제법 아찔한 계단길을 오르면 첫번째 봉우리의 정상, 아담한 평지 숲에 작은 사원이 있다.

이곳에서 가뭄 때 마하데비에게 기도드리면 비가 온다고 믿으며 해돋이와 해넘이 때 산과 메인바자르의 놀라운 풍경을 볼 수 있다.(반디푸르관광청)

사원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봉우리를 내려가면 두 봉우리 사이 움푹들어간 곳에 도착한다. 이곳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람꼿 로드(람꼿마을 가는 길)와 만나는 곳이다.

람꼿로드 - 산 허리를 감돌아 이어지는 길이다. 저 멀리 산 허리에 멋진 집 하나가 보이는데 그곳이 Muchuck빌리지. 거기서 한 시간을 더 걸어가면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전통적인 마가르족의 마을인 람꼿이다. 길은 1천미터 정도 높이의 산 허리를 감돌아가므로 풍광이 멋지고 시원하다.


0118 Tin-dhara(3개의 분수)

이 이름은 원래 3개의 샘이 분출 되던 데서 비롯되었고 지금도 마을사람들이 사용하는 장소다. 근처에 시바사원, 휴식장소, 그늘진 곳들이 많아 사람들이 나들이 장소로 사용한다.(반디푸르관광청)

라니 반 아래서 시원한 샘물이 솟아나며 공공세면대로 사용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몸을 씻고 빨래를 하는 중이라 대놓고 사진기를 들이대기 뭣하여 조금 떨어져 찍었다.

나무 그늘 밑에서 좀 쉬다 바자르로 돌아왔다.




1/19 싯다구파 (Siddha Cave)

산등성이 경사면에서 북쪽 길을 따라 가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한다 별 모양의 사리 탑을지나 숲을 통과하면 동굴이 나타난다. 이 곳에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20분만에 둠레에서 2km떨어진 프리뜨비 하이웨이 상의 Bimal Magar 에 이른다.  (론리플래닛)


싯다구파 내려가는 길.

마치 비온뒤 아침처럼 습기가 가득한 산길. 하지만 서늘하고 상쾌하다. 오가는 이들도 거의 없다. 반디푸르 북쪽 언덕 꼭대기부터 가파른 계단 내리막이 1시간 가량 이어지다 완만한 내리막 산책로로 연결된다. 출발할 때 발밑 한참 아래 바다를 이루었던 안개구름이 빠르게 산 아래로 내려가고 우리가 구름을 따라 내려가는 모양새다. 방금 자욱했던 안개 속에서 이슬을 머금었던 들꽃들이 영롱하여 사진으로 남겼다. 


싯다구파 가는 길서 바라본 라니반(왼쪽), 반디푸르(오른쪽)


랑구르 원숭이들이 푸덕거리는 숲을 지나 1시간 반 정도 걸어내려가니 돌로 예쁘게 장식된 길이 나오는 곳에 싯다구파 안내 표지판이 걸려 있다. 표지판엔 오른쪽으로 1분 가면 BATAS FUNGA 라네. 뭔가 하고 갔더니 지하로 이어지는 동굴이다. 지금은 잠겨 있다.

동굴 앞엔 관리인 겸 가이드가 입장료를 받고 티켓을 끊어준다. 우리끼리 가 보려 했던 처음 생각은 동굴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철회. 완벽한 어둠에 LED헤드랜턴 나부랑이로는 감도 안잡힐 정도다. 동굴 곳곳에 기이한 모습으로 굳은 종유석을 소개해주고 험한 지형을 이동할 때 친절히 코칭해 주는 고마운 가이드 덕에 40여분간의 동굴 탐험을 안전하게 마쳤다. 동굴에서 도로 반디푸르까지 올라가 볼까도 했지만 동굴탐험을 마치고 나니 맘이 싹 바뀌어 버스를 잡아타기위해 계속 내려가기로 했다.


싯다구파 안. 실제로는 칠흑


산 중턱인 동굴에서 프리뜨비 하이웨이 도로변 비말나가르 마을까지 천천히 내려가니 45분 걸린다. 안내서엔 20분이랬지만. 로컬버스타고 잠깐동안 둠레까지 와서 반디푸르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마을로 돌아왔다.


반디푸르 ←100분→ 싯다구파 ← 40분 → 비말나가르 ←10분(버스)→ 둠레 ←30분(버스)→ 반디푸르

싯다구파 입장료+가이드비 200루피 (랜턴빌려줌)

비말나가르 → 둠레 (버스/10루피)

둠레 → 반디푸르 (버스/50루피)


1.20 람꼿 마을 다녀오기


8시 40분 람꼿을 향해 출발했다. 아침엔 항상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구름 바다 너머 멀리 산들이 겹쳐지고 그 산들 보다 한참 창공 위로 히말라야 산군들이 파노라마를 이룬다. 저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마치 신의 세계처럼 하늘 위에 떠 있다. 사시사철 언제나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장엄한 파노라마. 이곳 사람들이 히말라야를 신들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람꼿 가는 길에서 본 마나슬루


람꼿 (마가르마을)


9시7분 구룽체 언덕 고개 마루에 도달하고 9시 15분, 숲길에 들어 섰다. 시원한 바람이 밑에서 올라온다. 학교가다 아파서 집으로 되돌아가는 무축 마을 꼬마는 앞서서 잘도 간다. 시원한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5~600여m 저 아래 마을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9시 35분, 무축 마을에 도착하여 지난 번 들렀던 할머니댁에 따끈한 도너스와 과자를 배달(!)했다. 차 마시고 가라고 붙잡으셨지만 람꼿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르겠다 하고 길을 나섰다.

10시 보리수 밑 쉼터. 람꼿가는 길이 점점 내리막으로 연결되어 있어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저 멀리 람꼿마을로 생각되는 곳이 산 중턱에 보여 안도했다. 역시나 그곳이 람꼿마을이었다. 매우 멀리 보이기에 11시까지 도착하는 건  무리 아닌가 했지만 생각처럼 멀지는 않았다. 중간에 사진 찍는다 노닥거렸어도 11시 10분 쯤 도착.

람꼿은 마치 고구려시대 사극의 영화세트장처럼 느껴진다.  마가르라니 말갈 아닌가.  멀리 보는 마을의 느낌이 번듯하고 집 하나하나는 소박하지만 만듦새가 좋다. 2층, 3층으로 지어진 집도 있다. 사람들 생김새는 우리와 거의 비슷하고 특히 강원도 사람 처럼 생겼다.

마을 끝에 는 마운틴 뷰 호텔이 있다. 동굴 같은 방이 세개, 전망할 수 있는 방갈로가 세곳. 멀리 왼쪽 에서 부터 안나푸르나 마차 푸차레, 람중히말, 정면으로는 마나슬루 히말이 웅장하다.  람꼿까지 2시간동안 걸어 온 피로를 풀기 딱 좋은 곳이다.

점심으로 달밧과 누들 수프를 시키고 1시간 정도 기다리며 신발도 양말도 발도 햇볕에 말렸다. 주문하고 1시간은 기본. 기다리는 것도 일상이다.

달밧 맛이 너무나 환상이다. 강원 북부의 맛. 달수프는 옅은 팥죽, 베지터블은 감자콩깍지볶음, 정체모를 들깨페이스트는 고급스런 맛을 더하고 우거지무침만이 약간 네팔스럽지만 짭쪼롬하여 입에 딱 맞는다. 툭파는 베이스로 싸구려 라면을 사용했지만 야채를 듬뿍넣고 된장 국물 같은 맛을 냈다.

람꼿에서 반디푸르 최고 맛집을 찾았다.

람꼿마을 거리

1시 35분 마가르 마을을 떠나 2시 20분 쯤 보리수 쉼터에 도착했다. 람꼿마을부터 쉼터까지는 그늘이 거의 없어 무척 덥다. 1월 20일에 이렇게 더우면 겨울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는 트래킹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나가다 작은 나무 그늘이라도 있기만 하면 시원하다 기온은 그리 높지 않다.

쉼터에 조금 쉬고 있노라니 몸이 으슬해진다. 겨울은 겨울이다. 계속 길을 걸어 2시 40분 경 할머니댁에 도착 했다. 할머니댁 에서 차와 삶은콩을 먹고 3시 반에 출발 하여 4시에 구릉체언덕 고개 마루에 다달았다.  고개 마루 위에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하늘에 떠 있다. 할머니 댁이 있는 무축 마을부터 구릉체 힐 고개 마루까지는 숲길로 이어져 있어 제법 선선하다.

고개 마루에서 마을로 내려 오는 길 건너편 산등성이 집과 그 뒤에 펼쳐진 마나슬루의 경관이 너무 멋있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마나슬루를 배경으로, 반디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