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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3~15 네팔

4~6일차. 데우랄리-고레파니-포카라

by Anakii 2015. 2. 1.

■  1/9일 데우랄리에서 고레파니 – 짧은 여정 긴 휴식


[이동]
데우랄리 (→2시간→) 고레파니

[트레킹복장]
전망대(3400m) - 쿨셔츠+플리스+헤비다운 / 내복에 기모 트레킹바지 / 스패츠와 아이젠
고레파니 트레킹 길 - 쿨셔츠+플리스+바람막이 / 기모 트레킹바지 / 스패츠와 아이젠
눈이 많이 쌓였다. 미끄럽기도 하지만 맞은편 고레파니에서 오는 등산객들은 아이젠이나 스패츠 없이 다닌다.

[취침 :: 고레파니 2860m]
플리스자켓입고 아래엔 내복 입고 침낭만 살짝 덮고 이불은 덮다 말다하며 잤다. 핫팩 두 개 정도는 필요한 날씨다. 숙소 안이지만 침낭 밖으로 나가면 춥다.


아침, 데우랄리 전망대.  새벽에 눈을 헤치며 전망대에 올랐다. 폴라텍내복,내복,플리스자켓,헤비다운 몽땅 입고 오른다. 초반엔 살짝 더웠지만 곧바로 강추위가 오면서 손이 에일 것 같다. 이 정도로 두툼하게 입으니 몸은 춥지 않다.

전망대를 최근에 완성했다고 롯지 쥔 양반이 그랬다. 새벽 6시40분 출발하여 산 모서리 눈밭을 헤치고 간다. 30여분동안 눈과 씨름하며 오른다. 손이 너무 아파 정신이 없다.


▲ 데우랄리 전망대에서 본 안나푸르나. 손에 잡힐 듯 가깝다. (by anakii)


▲ 데우랄리 전망대에서 본 다울라기리 (by anakii)

▲ 데우랄리 전망대에서 본 안나푸르나 (by anakii)

▲ 데우랄리 전망대에서 본 마차푸차레 (by anakii)


데우랄리에서 숲길 오르막을 1시간 오르면 너른 산등성이다. 전망 포인트.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 길 20분이면 산마루에 모임장소가 있다. 다울라기리,담푸스피크,닐기리,안나푸르나남봉,히운출리,마차푸차레가 연이어 펼쳐지는 숨 막히는 절경이 언덕 위에서 펼쳐진다. 푼 힐(3210m)이 전망대로 유명하지만 이곳도 나름 멋지다.


▲ 능선길에서 (by anakii)


몸이 많이 아프다. 어제는 고산증으로 여겨지는 두통이 머리 세군데서 일어나더니 밤새 잠 설치고 난 오늘 아침엔 편두통과 허리통증이다. 머리는 어질어질. 몸살인지? 아침에 다이아목스(이뇨제, 고산증대비약) 한 알 먹었다. 전망대 다녀와서 숙소에서 잠에 곯아떨어졌다.

급한 내리막과 숲길내리막을 30분 거치면 고레파니다. 오늘은 1시 반에 종료. 11시에 출발해 고레파니까지 겨우 2시간 걷고 나서 무굴 족이 운영하는 헝그리아이로지에 묵었다. 침낭 펴고 헤비다운입고 핫팩 두개 넣어 곧바로 잠을 청했다. 2시간여 자고 나니 두통은 절반, 허리통증도 약간 줄었다. 이게 감기가 아니라 고산증이었구나. 대신 오른발목이 조금 삐끗한 게 맘에 걸린다.

새벽3시에 열었던 핫팩이 18시가 되도록 따뜻하다가 20시쯤 열을 잃었다. 꽤 하는걸. 침낭안의 두 핫팩은 맹렬히 열을 낸다. 약 3천 미터인 고레파니에서 3계절 오리털침낭에 핫팩 두 개면 충분히 따뜻하구나.


▲ 고레파니 숙소에서 보는 일몰 (by anakii)


■  1/10일~11일 고레파니. 고산증으로 쉬었다가 하산한다.


[이동]
고레파니 (→1시간→) 냥게탄티(2430m) (→2시간→) 울레리(1960m) (→1.5시간→) 티케둥가(1480m)  (→2.5시간→) 비레탄티(1025m)

[트레킹복장]
냥게탄티에서 스패츠와 아이젠을 벗었다. 쿨셔츠+바람막이 상의. 선선하다. 반탄티까지 눈이 곳곳에 있으나 울레리에 내려오니 봄날이다.


1월 10일 고레파니


▲ 고레파니에서 다울라기리 (by anakii)


▲ 고레파니에서 해바라기 (by anakii)


어차피 포카라로 내려가도 쉬어야 하니 그냥 하루 전망 좋은 고레파니에서 쉬기로 한다.

아침에는 청명한 다울라기리와 안나푸르나 남봉을 사진에 담고, 오후에는 지역주민들이 해바라기하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데 함께 했다.

날은 어제부터 청명해서 아마 오늘쯤 부터라면 ABC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테지만 우리의 운이 그런 걸 어찌해.
Ke Garne.

마을을 둘러보니 텃밭에서 야채를 키운다. 날이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야채에는 짚으로 지붕을 만들어 눈에 묻히는 걸 방지했는데, 눈이 녹으면서 조금씩 물을 뿌리는 효과를 준다. 생활 속의 지혜다. 아줌마가 만든 조그마한 텃밭에는 각종 민트와 파가 자란다. 여기의 민트를 따서 민트티를 만드는 거다.
동네 전체가 트래커들도 적고 조용하다. 쌈바에게 내일 일정을 일러줘야 하기에 지프를 타고 바로 포카라로 갈 건지 삼바가 제안을 한대로 힐레에서 자고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갈 건지 고민을 했다.
저녁, 포터 삼바와 로지 주인아주머니가 번다 이야기를 한다.
아 주머니는 "노버스, 노허니, 노잼!"이라며 어깨를 으쓱한다. 동맹파업으로 물자 수송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물자가 끊기면 이들도 힘들 것이다. 일정이 또 수정된다. 안나푸르나 북쪽 묵티나트 쪽으로 가려 했던 게 허사로 되고 내일 내려간대도 포카라까지 갈 수 없다. 삼바는 비레탄티에서 하루 자고 오스트레일리안캠프쪽으로 가 보자 한다. 뭔 비레탄티 같은 곳에서 잔단 말인가…….

1월 11일 하산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숙소 창에서 안나푸르나의 일출이 그대로 보인다. 붉게 물들었다가 환해지는 절경.

짐을 챙겨 9시에 출발했다. 아이젠, 스패츠를 다 착용하고 출발했는데 부분적으로 눈이 녹아 아이젠에 진흙이 잔뜩 묻는다. 냥게탄티에서 아이젠을 다 벗어 씻었다. 작년 여름에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니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울레리에 도착하니 새로 지은 숙소들이 많다. 이곳은 완전한 봄이다. 보리가 패고 있고 햇볕이 따스하다. 다행히 쌈바가 오늘 5시에 파업이 풀린다고 한다. 비레탄티에서 택시를 타고 포카라로 가기로 했다.

힐레에는 지프가 있었다. 그런데 삼바가 비레탄티에서 아저씨가 택시를 가져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여 수다메를 거쳐 계속 걸어 꼬박 2시간을 걸어 내려가서 팀스, 퍼밋 체크 사무소에서 확인을 받고 바로 아저씨 택시를 탔다.

오늘 번다여서 아저씨는 새벽 4시 반에 여기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5시 반에 내려 왔는데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번다였다. 내일도 마찬가지다.

돌아오는 길의 석양이 무척 아름답다.


▲ 고레파니-냥게탄티 (by anakii)


▲ 반탄티에서 (by anakii)


▲ 울레리에서 (by anakii)



▲ 힐레에서 (by anakii)


▲ 수다메에서. 비레딴티까지 두시간 남았네. (by anak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