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7 학부모영농단 강화나들길

LOG/산마을학부모영농단 2013. 12. 8. 22:03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2013-12-07 강화나들길걷기 (1코스) 앨범  [바로가기]

한스형의 제안으로 걷게 된 강화나들길. 아마 영농단의 올해 마지막 행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뭐, 12/30일 재밌는 일 (!!^^)들을 만드실 분들은 꼭 추진하셔서 달인님(^^)의 소도 맛보고, 소등섬 일출을 즐기고 오셔도 좋겠지만!

9시 반에 만나기로 한 영농단, 9시 10분쯤 강화에 진입했다가 혹시나 하고 선두형에게 전화해 보니 다 와서 기다리고 있으시다네요. 제일 가까운 녀석이 젤 늦게 도착했습니다. 

일정은 나들길 1코스 따라 걷다가 연미정에서 끝, 3시경 왕자정(고려궁지 옆 묵밥집)에서 점심 먹는 걸로 했습니다. 늦게 오신 분들은 왕자정에서 만나기로 하고 선두형, 성락형, 한스형과 고려궁지 앞에서 나들길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길잡이 맡은 선두형도 오늘 처음 1코스를 가본다네요. 지도를 들고 계속 확인하며 갑니다. 사실 저도 나들길 제대로 걷기는 처음입니다.

▲ 초입에 나타난 680세의 느티나무 할아버지. 이곳에서 기념 사진 찰칵!

이번에 학교에서 안내한 수익자부담 반환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강화여고와 강화여중을 지납니다. 강화여중 옆엔 빨래터가 있네요. 마침 빨래하시는 분도 계시니 과거가 현재로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강화여중 옆 산길로 들어섭니다. 날이 유난히 포근하여 준비해갔던 패딩이 점점 덥게 느껴집니다. 형들은 모두 옷들은 가볍게 준비했는데 저만 이게 뭐랍니까.  패딩을 벗고 배낭에 넣을 준비를 합니다.

"차 한대 주웠다~♬"  한스형이 뒤에서 그럽니다.  "?"

윽, 패딩 벗다가 차 키를 떨어뜨린 거였습니다. 뒤에 한스형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패딩을 배낭에 구겨 넣느라 한참을 지체하고 나니 일행은 모두 저 앞에. 막 뛰어 쫓아갔습니다. 산길을 뛰니까 숙이 턱에 턱턱 차네요. 더 더워지기도 하고.

요 지난 주, 추위에 미세먼지에 우울한 날씨를 쭉 봐 왔기에 오늘 괜찮을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오늘은 이게 웬일입니까? 살짝 초봄의 느낌까지 나니까요. 날 한번 잘 잡았군요.

북문 도착. 북문 오른쪽에 북장대로 가는 나들길이 있습니다만,

"조금 더 가면 애영언니 몽피샘 계시는 물길바람길 카페 있는데 차 한잔 하고 가죠?" 경아의 말. 일정이 금세 바뀝니다.

물길바람길 카페는 나들길 걷는 사람들이 쉬었다 갈 수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1박에 1인 15천원, 커피 3천원 등등 돈 벌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는 몰라도 제법 인기 있는 쉼터입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아이들을 데려온 엄마들로 주차장은 복잡합니다.

애영언니에게 청한 커피한잔. 품위 있는 잔에 금방 만들어 온 아메리카노는 크레마가 짙어 얼핏 카푸치논줄 알았네요. 맛있어요! 애영언니는 손님 맞느라 바쁘고 해서 우리끼리 잡담하며 커피와 함께 군것질하며 한가로이 놉니다. 에너지바, 빵, 웨하스, 쌀음료, 매실 등등 서로 준비한 것들을 조금씩만 꺼냈는데도 푸짐합니다.

몽피샘이 영화 '그을린 사랑' 본 이야기를 하십니다. 성락형도 엄청 충격적으로 봤다고 합니다. 몽피샘 작업실에 들러 그을린 사랑과 몽피샘이 추천한 굿바이레닌 두 편을 빌렸습니다.

노닥거리다 훌쩍 한시간이 지났습니다. 11시네요.

"어디까지 가는데?" 몽피샘.

"연미정까지 갑니다"

"그럼 한시간이면 가겠네. 빠르면 50분"

어? 지도로 보기엔 꽤 멀 것 같았는데 의외로 가네요.

카페를 나와 북문으로 걸어가다 아이들 데리고 나들길 걷다 오는 오늘이씨를 만났습니다. 눈가에 콕콕 찍힌 점이 마치 일부러 그려 넣은 것 같은 예쁜 강아집니다.

북문에서 북장대로 올라가는길. 볕이 좋아 점점 덥습니다. 다시금 패딩을 벗고 껴입었던 두겹 속옷도 벗어야 합니다. 바쁩니다... 

좀 가니 나들길 표지는 왼쪽을 가리키네요. 그런데 우리는 북장대 방향으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잘 꾸며진 북문 주변 성곽과는 달리 땅에 묻혀 거의 길처럼 되어 버린 쇠락한 산성이 쭉 연결됩니다. 이런 모습이 더 애잔하여 좋더군요. 새로 꾸며진 성곽들은 마치 놀이공원을 연상케하거든요. 상징을 통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현실.
쇠락하여 묻힌 산성은 그나마 리얼월드지만.

좀 가니 야트막한 동네 뒷길이 나오고 군청에서 연미정 가는 도로로 연결됩니다. 연미정길이라는 팻말이 보여 그쪽으로 접어듭니다. 예쁘게 꾸며진 전원주택들이 좌우로 늘어서 있고 견공들은 오랫만에 영역에 들어온 침입자(!)를 맞이하느라 짖기에 바쁩니다.  어쩌겠어요. 그애들이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짖어 보겠나요.

동네길을 한가로이 걷습니다. 고즈넉하고 따스하여 정말 걷기 잘했다 싶습니다..... 그런데...

공사판이 나옵니다. 무려 강화산단조성공사. 너르게 펼쳐 졌던 논들이 평평한 흙들이 되었습니다. 강화대교 방향에서 뻗어질 6차선 도로 교각이 한창 공사중입니다. 이 길은 교동도로 이어지겠지요. 초지-전등사 가는 길 모냥 무지막지한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황형장군묘와 주위의 마을의 경관이 안타깝게 되었네요. 산단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니.

마을로 접어들고 연미정 코앞에서 만난 미니수목원. 개인정원인줄 알았더니 끄트머리에 수목원 간판이 있네요. 30센티 정도의 화강암 작대기에 새겨 넣은 꽃과 나무 이름. 이런 팻말은 처음 봤습니다.

12시 30분 연미정 도착. 생각보다 이른 시각에 끝내게 되는데요? 한 시간을 물길 바람길에서 놀았건만.

"아예 다시 돌아서 걸어갑시다" 선두형의 말. 그런데 마침 효민형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왔던 길 돌아가는 건 말도 안된다고 하네요 ^^ 갑곳돈대에서 픽업해 줄 테니 거기서 만나재요." 선두형이 일정을 조정합니다.

연미정을 한바퀴 휘 둘러보고 가져온 간식을 꺼냅니다. 그런데...

"추운 날 산행이나 걸은 뒤엔 컵라면이 최고죠." 한스형의 말.  무려 컵라면이 나오는데요?  한스형이 컵라면 네개와 대형 포트에 뜨거운 물까지 준비해 왔습니다. "와~~~"  선두형이 준비한 건 김밥. 라면에 김밥. 찰떡궁합. 김밥과 라면이 게눈 감추듯 사라지는 동안 제가 만든 고대미 막걸리도 선을 뵜습니다.

맛나게 간식점심을 먹고 갑곳돈대로 향합니다. 철책선에 붙어 조금 가다가 보니 이중철책이 쳐 있는 구간이 쭉 늘어섭니다. 걷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아스팔트 도로 가장자리의 자전거길을 이용할 수 밖에 없군요. 산길을 걸을 때는 한껏 가볍던 걸음이 아스팔트길에 와서는 무거워져 무릎까지 아파집니다. 한스형은 오히려 아스팔트길이 좋다는 쪽. 성락형과 저는 전혀 아니올시다~ 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

언덕을 넘어갈 즈음 효민형과 현숙언니, 선영씨가 차 두 대로 우리를 맞습니다.

"야 타!"  반가운 福音.

왕자정에서 하려던 점심식사는 찬우물 한우마을로 바뀝니다. 갈비탕과 직접 내리는 함흥냉면이 뛰어난 집. 그런데, 함흥냉면 값이 내렸네요? 사장님께 물으니 겨울엔 냉면을 내리지 않고 시판면을 써서 가격을 내렸다시네요. 아까워.

갈비탕은 여전히 푸짐하지만 고기가 예전에 비해 조금 질기단 느낌입니다. 국물도 약간 맹맹하고. 전통의 맛집인데, 오늘따라 왜 이럴까요?

오늘 모임은 사실상 송년회. 효민형이 올 한해 학부모회장과 영농단장으로 고생한 선두형에게 뽀뽀를 날립니다~ 
올해 선두형이 맡은 직책은 무려 카페지기, 학부모회장, 학부모영농단장의 3개. 하나만 해도 벅찰 일을 셋 씩이나... 게다가 전혀 생각지 않았던 교장선생님 교체라는 큰 일까지 치뤄야 했으니... 올해는 선두형에게 무척 기억에 남을 해일 것 같네요. 힘들었건 행복했건 간에..

식사 후 강화탐조클럽에서 연 강화의 새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강화도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새들을 볼 수 있다니. 마치 조류도감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안양환경련에서 사진클럽 할 때 안양천의 철새들을 찍어 안양천에서 전시한 적이 있어서 내심 비교가 되었는데요, 이곳 강화도는 가히 철새와 텃새의 보물창곱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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