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7 도장리 밭 예초작업 / 비닐 걷기

LOG/산마을학부모영농단 2012. 10. 7. 22:11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참가

냉수님, 태진형님, 지좋은님, 사슴님, 일경형님, 아나키와 게바라

작업로그

* 도장리밭 예초작업과 비닐 제거


10/6 ~ 10/7

10월 6일 예초

350평 도장리 고구마밭 상태가 풀밭입니다. 7월말 한 두 번 덕명형,선두형이랑 달라붙어 대대적으로 예초 작업을 벌인  이 후, 장마 때문에 온 밭이 물텀벙이 되어 포기하기도 했고, 장마 지나 한 여름엔 더위에 엄두가 안나 손을 못대다 보니 맹렬하게 풀이 자라 버렸습니다. 아예 고구마 잎사귀가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풀이 드셉니다. 풀들의 등쌀에 자랄 수도 없었겠죠. 그런데, 20일경 창훈이네 밭의 고구마를 수확한다 합니다. 기계를 이용해서요.  일단 뒤집어 주기만 해도 감지덕지이기 때문에 기계를 함께 쓰기 위해서라도 풀을 쳐 내야 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예초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덕명이형 예초기는 일경이형이 쓰고, 윤배형도 예초기 가지고 나오시고, 저도 예초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세 대가 함께 움직이면서 풀을 베니 전체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네요. 하지만 고랑 사이사이가 무척 좁아 예초 작업이 순조롭지 않습니다. 혼다 4행정 예초기 둘은 전체적으로는 무겁지만 등에 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풀 베는 핸들 부분이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우리 집 견착식 LPG 예초기는 전체적으로 가볍지만 엔진을 온전히 어깨끈으로 지탱해야 하므로 무게 중심 잡기가 쉽잖네요. 게다가 초보자용인 예초기 안전망이 아래 위로 달려 있어 안전망 무게까지 어깨끈으로 지탱해야 합니다. 집 잔디 깎는데는 마치 잔디깎기처럼 편하고 좋으나 울퉁불퉁한 땅, 불규칙적인 풀을 베는 데는 엄청 힘들군요. 

별 모양 예초기 안전틀이 땅을 수시로 파고 들어 예초기를 멈춥니다. 그렇지만 좋은 점은 안전망 덕분에 돌과 부딪혀도 돌이 밖으로 튀지 않는다는 점. 땅에 돌이 꽤 있었는데도 안전망에 부딪힐 뿐 위험하게 튀어 나오지는 않네요. 

어정쩡한 자세로 핸들도 못잡고 예초기 바Bar를 팔뚝으로 지탱하며 작업하느라 땀만 삐질삐질 흘렸습니다.  계속 팔뚝이 후들거리네요.  작업 사이사이 짬짜미 쉬며 했는데도 작업 끝내고 나니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경이형은 묵묵히 능숙하게 풀을 쳐냅니다. 여유롭게 두둑 사면의 풀도 쳐 냅니다. 

4행정 혼다 예초기는 칼날 쪽이 가벼운 편이라 움직임이 날렵합니다. 본격적인 농사를 짓는 데는 그 제품이 훨씬 좋을 겁니다. 제 LPG예초기는 아무래도 가정 원예용 같습니다.

윤배형이 자동차 타이어 수리하러 가신 참에 윤배형 예초기를 써 보려고 시동을 걸었으나 이내 꺼지고 맙니다. 초크레버를 어떻게 해도 시동이 걸렸다가 스로틀만 당기면 푸르륵 꺼집니다. 초보는 이래저래 잘 안되네요.

10월 7일 비닐 걷기

어제 일차 예초는 끝냈고, 오늘은 아침부터 비닐 걷기에 돌입합니다. 어제 현숙언니 집에서 하루를 지냈던 선두형, 태진형님이 아침일찍 부터 나오셔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저희들은 9시 살짝 지나 밭에 도착했습니다.장장 45m의 두둑 35개의 비닐을 벗기는 작업.

선두형이 어제 몇 개의 두둑 비닐 벗기면서 진저리를 쳤는데 오늘, 제가 맨 마지막 두둑을 벗겨 보니 그 느낌이 온전히 다가옵니다. 비닐 칠 때 가뭄이어서 비닐 날아갈까봐 삽으로 넉넉히 흙을 덮어주었는데 워낙 물이 흥건한 논 출신 밭이라 그 흙이 모두 찰흙이 되었습니다. 그 물기 많은 흙에 또 얼마나 풀들은 잘 자라는지. 흙에 잔풀이 빽빽하게 자라 마치 떡처럼 반대기가 만들어집니다. 

그 밑에 비닐이 있으니 좌우쪽으로 모두 당기다가 찢어지기를 숱하게 반복합니다. 한 고랑 끝냈는데 땀은 비오듯하네요.

'이 많은 두둑을 언제 다하나...'

그런데, 비닐을 걷고 나니 얼굴을 내미는 고구마잎사귀는 마치 십오일 정도 키운 녀석들 같습니다. 적은 넘은 잎사귀 2~3개, 좀 많다 싶은 넘도 소담스럽게 잎사귀를 붙인 정돕니다. 심어만 놓아도 맹렬하게 자라는 깨도 한 줄기 소담스럽게 (ㅋㅋ) 겨우겨우 올라왔습니다.  

그나마 비닐 걷기 전엔 완전히 초토화된 줄 알았는데도 간간이 모습을 나타내는 고구마들이 고맙습니다. 

계속 비닐 벗기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태진형도, 선두형도, 경아도, 저도 모두 계속 묵묵히 비닐만 뜯고, 발굴하고, 벗기고, 적당히 뭉쳐 한켠에 둡니다.  

묵묵히. 

간간이 들리는 한숨들. 이거, 불평하고 자시고가 없습니다. 비닐을 벗기지만 나오는 건 발육부진의 고구마들과 잡초들이  다수입니다.

'농사에서 실패하는 소중한 경험을 해 보는 것 같아'

10시 넘어 윤배형이 오셔서 한마디. 

"오늘 비닐 걷는다고 좀 일찍 알려주지! 집에서 한시간동안 나무하다가 왔어"

윤배형이 가세되니 일은 좀 더 빨라지고 힘도 좀 더 납니다. 함께 하는 사람 수가 많아져서 그런가 봅니다. 두어 시간 지나니 작업에 속도가 붙네요. 모든 단순노동이 그럿듯. 비닐 벗기는 데도 테크닉이 새록새록 늘어나네요. 

모든 작업을 마치니 11시 30분. 한시도 안 쉬고 딱 두 시간 반 걸렸습니다. 모두들 멘붕상태...


Trackbacks 0 : Comments 0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