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아, 선두형, 황구샘은 교장샘과 함께 오전 중 수련원 영농지를 정리한 뒤 수련원에서 한 숨 쉬었고, 선두형과 황구샘은 도장리밭에 가서 예초기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제가 합류해 도장리밭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약 350평. 초보 영농꾼으로선 벅차는 넓이. 어찌어찌 고구마를 심기는 하였으나, 그 이후 닥친 봄 가뭄에 절반은 말라 죽고 장마에 진창이 되어 야생초들만 맹렬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화요일에 선두형, 황구샘, 반달님이 함께 몇 두둑을 손 보다가 탈진하고 (정말 손으로... 뽑다가 탈진.. ^^) 오늘 다시 예초기를 들고 재시도합니다. 밭 전체가 원래 야생초 밭이었던 것처럼, 심어 놓은 고구마는 텃세에 꼼짝 못하고 비실비실하는 중입니다.
예초기 지나간 자리를 따라 가며 정리하는 중. 풀을 뽑다 보니,
'어? 풀 뿌리끼리 흙에 엉켜서 찰흙반대기처럼 올라오네?'
흙이 통채로 따라 올라오기 때문에 일일이 발로 밟아 뿌리만 빼 내야 합니다.
어떤 곳은 고구마가 크는 멀칭구멍을 차지하고 고구마를 졸라 죽일듯 커졌습니다.
'이거.. 고구마야 풀대야. 실타래처럼 꼬였구만'
손으로 하나 하나 갈라가며 고구마 안다치게 뿌리 아래쪽을 낫으로 쳐 냅니다. 자칫 잘못하면 고구마를 쳐버리니 조심 조심.
멀칭 위로 누운 풀들, 고구마보다 높이 올라 가려 멀칭 위를 점령한 풀들, 모두모두 손으로 걷어 뿌리까지 뽑아 줍니다. 한 두둑 한 두둑 해 나갈 때마다 손질이 되어 보이는 밭. 손 본 흔적이 남는 밭이 넓어져 갑니다. 밭에게 조금씩 덜 미안해 집니다.
좀 있다 현숙언니와 경아가 왔고 이어서 애영언니도 도착했습니다. 여성동지 셋은 고구마가 죽은 두둑 멀칭 구멍 안에다 들깨묘를 심습니다. 고구마 심을 때 밭 한 구석에 뿌려 놓은 들깨가 모종으로 자랐습니다.
한 참 지났을 즈음, 풀을 치우다 허리 펴고 돌아 봅니다. 정리한 두둑에 들깨묘가 하늘하늘 심어져 있습니다. 사라졌던 고구마 밭이 조금은 돌아왔습니다. 예초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지만 아직 풀은 많이 남았습니다. 너른 밭, 예초기로도 풀 치우는 건 쉽지 않은 거네요.
7시20분 경, 예초기 작업이 끝났습니다. 황구샘 손이 후들후들 떨립니다. 거의 3시간동안 예초기를 들렸으니... 우리가 일할 두둑은 몇 두둑 남았습니다. 마미막 남은 두둑 풀 걷어 주고, 들깨 묘 심고 하다 거의 모두가 탈진하여 일을 끝냈습니다. 애영언니가 저녁을 사신다는데 아쉽게도 황구샘은 집으로 가셔야 한다네요. 오늘 하루 종일 일만 하셨는데, 변변이 대접도 못해 드리고 샘을 먼저 보냈습니다.
모두들 정호네로 가서 일단 샤워. 몸에 열이 확확 납니다. 땀이 나다 나다 피부는 뽀샤시 해졌습니다. 어느 정도의 땀이 흐르고 나면 오히려 상쾌해지는데 오늘은 그 선을 가볍게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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