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G/둔대2기(06-08)

2008-06-13 교실에 들어온 딱새

by Anakii 2008. 6. 13.
3교시가 지나고 나니 아이들이 나를 찾는다는 말이 들린다. 우유를 가지고 오던 원식이를 현관 앞에서 만나니, 슬비가 참새를 집어 던졌다나? 
아이들 말은 한번에 다 믿을 게 못된다. 던지다니. 설마.  교실에 들어서니 창가에 딱새 한마리가 날지 못한 채로 오들오들 떨고 있다. 슬비는 새를 집어 던질 아이는 아니니, 아마 슬비가 새를 데리고 들어온 걸 갖고 말 지어내기 좋아 하는 아이들이 던졌다 뭐다 하는 것일게다.
작은 녀석을 손에 고이 담아 책상 위에 놓으니 눈을 껌뻑거리면서 두리번 거린다. 이 녀석 아마 엄청 놀랐을 게다. 산만한 것들(아이들^^)이 주변에 둘러 싸고 왁자지껄 하니까. 아무래도 날지 못하는 건 지극한 스트레스때문이 아닐까.

조금 있다 살짝건드려 주니 푸드득 날아서 커튼에 붙었다. 커튼에서도 꼼짝 않고 있는 게 정상 같진 않아 살짝 빗자루에 얹어서 창가에 놔 뒀다.

5분여 동안 바깥을 꼼짝 않고 응시하던 딱새, 세현이가 살짝 건드린 빗자루 진동을 알아채고 잽싸게 튀어나간다. 

음. 이젠 정신을 차렸나 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