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05 마니산 산행

TRAVEL 2009. 5. 29. 00:21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강화도, 하면 처음에 떠오르는 게 마니산이었다. 하늘에 제를 지내던 참성단에 언제 한 번 올라가야지 싶은 마음은 있었대도 단지 그 뿐이었다. 오늘 막상 오르자 하니 어디서부터 가야 할지 막막해서, 인터넷 검색 끝에 함허동천에서 올라가 참성단 갔다가 정수사 쪽으로 내려 오는 경로를 잡았다.

초지대교를 지나 마니산 쪽으로 길을 잡다가 출출한 기분에 시골쌈밥집 간판을 보고 들렀는데, 한 상 정갈하게 차려 내올 뿐더러 밑반찬 하나하나가 제 맛을 간직하고 있는 솜씨라서 나올 때 칭찬을 해 드리고 나왔다. 단, 차려진 밥상을 다 먹느라 음식이 목에 차오를 지경이 되었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함허동천 아래에는 야영장이 있어서 무척 붐볐다. 한가한 강화도에 사람들은 모조리 여기 다 모인 듯. 차 세울 곳도 마땅찮았는데 재수좋게 패밀리마트 앞 길가에 자리가 났다. 어랍쇼? 하다가 논두렁에 빠질 수 있는 그런 자리지만 감사할 뿐이다.

야영장 주차장부터 사람들의 소리가 시끌하다. 단체로 온 인파도 있고 가족 단위도 있는데 무슨 국민관광지같은 분위기다. 참성단 올라가는 길이 맞나 의아해 하며 노점 아짐씨에게 여쭈어 보았더니 길은 맞댄다.

좀 올라가니 계곡 등산로와 능선등산로가 있길래 능선등산로를 골랐다.

초반엔 별로 힘들지 않아야 하는데, 그리고 등산로도 그다지 힘든 게 아닌데, 힘들다. 아마 배를 가득 채운 밥이 부대끼는 듯.  가다쉬다를 반복하며 올라갔다. 포근한 등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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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산책로와 같은 분위기의 등산로였지만 눈에 띄는 것은 유난히 자주 보이는 서어나무였다. 주로 마을 제사를 지내는 당숲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서어나무가 이곳엔 지천이다. 게다가 길 중간에 불쑥불쑥 솟아 있는 암석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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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분 올랐을까,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몸도 점점 가벼워진다. 시원한 바람이 몸을 식혀준다. 능선길이라서 그런가? 바람이 잘 통하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가팔라지는 것은 주능선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거다. 조금 힘들기 시작했지만 나름 재미를 느끼며 올라갔다. 잠깐만에 턱에 올라 참외며 물이며 마시다 보니 얼씨구? 물이 동나고 있네? 일전 문수산에 올라갔을 때 물이 펑펑 남던 기억에 준비를 소홀히 했더니 오늘은 한 방 먹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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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능선을 한참 오르다 보니 길에 밧줄을 매 놓은 것도 보인다. 암릉같은 분위기의 길도 있고. 으흠, 마치 소형 도봉산같군, 능선 위로 올라가 넓은 갯벌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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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꼭대기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달했지만, 아직 참성단은 멀다. 본격적인 암릉길을 지나가야 하는 것. 지도에서는 참성단을 거쳐 내려오는 것 처럼 알았는데 여기서 참성단에 갔다가 도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루트다.

물은 이미 동이났는데 다행히 이곳까지 올라 와 먹거리를 팔고 계신 분이 있어서 시원한 칡즙으로 목을 축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성단으로 건나가고 있었는데, 그 중 기억 나는 건 4학년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 두명이다. 5월5일 어린이날 산에 올라왔다는 갓도 대견스럽거니와 같이 온 어른들에게 참성단엘 꼭 갔다 오자고 멀리 소리친다. 멀리 어른들의 응답은 오히려 아니오! 흐흐.

남도에서 올라오신 단체인 것 같은데 이 씩씩한 어린이들이 참성단엘 간다고 먼저 썩썩 나가는 통에 어른들 몇몇이 아이들을 따라 오다가 중간에서 아이들 소리를 듣고 멈춰 세우려는 거다. 아직 참성단까지 대략 20여분 남은 상황. 아이들도 발걸음을 돌리고, 우리도 돌렸다. 참성단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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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은 정수사 쪽으로 향했다. 지도상으로는 본격적인 암릉길인데, 산비탈로 우회하는 길이 있어서 우리는 그쪽으로 내려왔다. 암릉길도 재미는 있겠지만 이쪽 암릉길엔 도봉산처럼 줄을 매어 놓은 것이 안보인다.
Make your OWN RISK 일라나? 약간 시도해 보다가 포기. 강화도 마니산 등산에 목숨 걸 일은 없으니까. 후후. 내려 오는 길은 마치 도봉산을 연상시킨다. 한참을 급격한 경사로 내려왔다 싶은데 정수사와의 거리가 줄지 않는 것도 도봉산을 내려왔을 때와 같다.

내려오다  능선의 좌우쪽으로 함허동천-정수사 갈림길이 나와 주춤했다. 여기서 정수사 쪽으로 내려 가면 전혀 다른 산자락을 내려 가는 것이 아닌지? 나중에 줄창 도로를 걷지 않을지? 생각 들었지만 이름 그대로 맑은 물을 찾아 정수사로 향했다. 목이 말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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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사는 고즈넉하지만 아름다운 절이다. 콸콸 쏟아지는 맑은 물(정수)를 기대한 부분은 틀렸다. 이곳의 약수는 졸졸 흐르는 물이 소담스럽게 고인 것을 퍼 먹는 것이라서. 약수를 병 가득 퍼 담고 기념품점 근처 벤치에 앉아 다이제 등 마지막 남은 과자를 먹었다. 시원하고 편안하다. 내려 갈 길이 멀지만 걱정은 안된다.

찻길을 따라 1-20분 정도 내려오자니 왼쪽에 반가운 이정표가 보인다 .

"함허동천 가는길"

오케이! 그쪽으로 간다~ 축축하고 생기넘치는 계곡을 따라 힘을 충전하며 걷는 길이라서 발은 가볍기만 하다. 얼마지 않아 사람들이 시끌거리는 곳에 도착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처음 함허동천 능선길로 올라갈 때 이렇게 말했던 곳이다.

"저기도 사람들이 많은데 왜 철망담이 세워져 있지?" "저기는 여기서 못 가는 곳인가?"

거기서 나와 보니 알겠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이쪽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매표소 들어가기 전 길가에는 철망담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후후.

우리차 찰스가 있는 길가에 나와 보니 다른 차들은 이미 다 떠나고 찰스만 혼자 길가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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