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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IDEA

2003-04-18 21세기 초입에 일어난 야만 - 미국의 이라크 침공

by Anakii 2003. 4. 18.
교사들은 이 한국에서 더 이상 정의를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힘있는 자의 편에 서기보다는 약자를 위해 정의를 실천하라고 가르칠 수 없게 되었다.

현실을 직시하라고도 할 수 없고, 현실과 타협하라는 말은 더더욱 못한다. 그러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강자가 되기 위해 힘을 길러서 약자를 철저하게 유린하라고 가르칠 것인가?
아니, 힘이 없다면 강자에게 빌붙어 실리를 추구하라고 가르칠 것인가?

이미 논리는 이 지구상에서 힘을 잃었다. 최대강자 미국은 911 테러로 숨진 자국민 3천여명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인 수만명과 이라크인 수천명의 목숨을 요구했다.
미국이 그토록 혐오하는 대량살상무기는 실상 미국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핵확산조약 탈퇴를 통해 살상무기를 계속 가지고 있을 것임을 전 세계에 천명했다.
미국의 유일한 논리인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의 최대 적이며 미국의 온전한 친구인 이스라엘이 이미 수백개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 중동지역의 유일한 이질동물이요, 팔레스타인 인들에 대한 폭압적 정치로 중동의 화약고가 된지 오래다. 이런 자들이 가진 핵무기는 살상용이 아니고 그저 주변지역의 맹주가 되고 있는 이라크가 "가진 것 같은" 화학무기가 대량살상무기다?

이제 논리는 지구에서 힘을 잃었다.

이라크 침공에 그토록 반대하던 프랑스는 이제 미국에 빌붙어 전후복구공사의 찌꺼기만이라도 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국제사회의 진정한 논리는 "정의" 가 아니라 오직 "힘" 임을 웅변하는 태도다.

우리 교사들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류제열은 이 지구의 야만이 백년전에 사라졌다고 믿었다. 이젠 더이상 폭력이 아닌 이성으로 다스려질 이 지구별의 미래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순진한 아나키스트의 착각이었음이 드러나 버렸다. 

너무나 저열하게, 너무나 단순하게 야만이 논리를 제압해 버렸다.


이 조국 절반의 인간들 또한 정의보다 실리를 택했다. 류제열의 조국 대한민국은 정의가 아니라 실리를 택했다. 
내게로 돌아올 수 있는 양날의 칼날을 잡아 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이 조국의 언론은 죽어가는 사람들 위로 주가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말만 뗏다 하면 인권을 부르짖는 그 아가리들이 남의 고난에 대해선 실리를 이야기한다. 이것이 류제열의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앞으로 교사들은 학생의 "미래"를 위해 이렇게 말해야 한다.

"올바른 길 보다는 이익이 나올 수 있는 길을 선택하라"

"남의 고통은 내겐 겨우 가십거리이므로 나의 행복만 생각하라"

"남을 짓밟기 위해 힘을 기르되, 힘이 없을 때에는 강자에게 빌붙어 목숨을 연명하라"

이제 지구별의 21세기가 진정한 지옥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생물이 왜 이 지구별에 아무 쓸모가 없는지 너무나 명확한 예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