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21 왜 사는 거냐.

Thought/IDEA 2001. 9. 21. 15:08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하루하루 끄적이는 게 뭐가그리 힘든지.
사실, 쓸 말이 없기는 하다. 뭐가 달라졌는지도 모르겠고.

내친김에 아무글이나 써 보자.

왜 사는가? 이 질문을 끊임없이 해 왔다. 그런데 해답이 나지 않았었다.
사는 게 조금 힘들어지면 귀찮아지면 편하게 죽는게 어떨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지금 죽는다는 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 일단, 내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죽는 게 슬픈 것도 있겠지만, 그건 어차피 잠깐의 시간 뿐. 그 다음은 현실적인 문제가 오게 되는거다. 집사람으로 보자면 경제적인 문제, 시댁과의 문제(관계가 좋지만 아무래도 있겠잖는가? 시댁의 입장으로 류제열은 귀중한 아들일테니 말이다.), 집사람의 일정기간동안의 상실감 등등.. 한 사람이 있다가 없어진다는 건 스트레스지수 100이라고 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힘들어지는 것도 있다. 못났건 잘났건 일을 같이하는 동료는 일정한 공간을 차지한다. 그런데 그놈이 덜컥 먼저 가버려?

2. 내 문제도 있다. 힘들어진다고 덜컥 죽어버리는 경우, 내가 못 이룬 업장이 또 나를 처음부터 다시! 이런 시나리오도 생각된다.
하늘에 갔더니, 내가 "우쒸 좀 참을걸..기껏 내려갔는데 할 일을 다 못했으니 또 가야되잖아?" 이러면 어떡하는가.어차피 지금 류제열은 참 나의 의지를 모르고 있다.

그래서 죽는 것도 아니구나..했는데, 사는 것도 귀찮아지고.. 아뭏든 맘고생 많이 했다.

하지만,

왜 사는가? 에 대해 스스로의 결론이 있다는 게 재밌다. 왜 그리도 몰랐을까? 스승들이 말하는 뜻의 본질을 왜 몰랐을까?
연극이나 영화의 주인공처럼 살아라, 세상은 허상이다, 색즉시공이로구나.. 이런 말들말들..

일단 왜 태어났을까? 라고 생각을 해 봤다.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게 마련이므로. 이 지구라는 별은 중력법칙과 힘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며 개인개인이 독특하게 구별되는 곳이다. 그러면 이와 관계된 일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까 제한된 능력안에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니, 그렇게 제한되어야만 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결국 무엇인가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무엇인가는 무엇일까? ^^

지구별은 관계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곳이다. 그 본질과는 상관없이 관계가 본질을 규정하는 곳이다.
예컨데 춘원의 시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다가와 "꽃"이 되었다. 라는 글처럼.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 
이름이 붙을 수 없는 것은 비록 그것이 실재한다고 해도 실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별이다.
공기도, 자력도 이름붙여지기 전에는 없는 것이었다.
내가 모르는 것은 없는 것이 된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주변 사람 100명이 그 사람을 나쁘다고 "인식"하면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내가 아무리 잘생겼어도 남들이 다 못생겼다고 이야기하면 못생겨지게 된다.
아무리 선의의 행동을 해도 남이 나쁘게 받아들이면 나쁜 짓이 된다.
그래서 자기의 본질보다는 남들의 말(관계)에 더욱 비중을 두게 된다.
그러므로 남들이 모두 다 인정하는 명예나 재산을 가지고 싶어한다.
다시말하면 "남들"로 부터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다

류제열 삶의 목적은 이것이다.

하루하루 영화를 찍어가면서 경계를 따라 맺게 되는 관계, 그 관계에서 악업을 쌓지 않는 것. 맺는 관계를 유심히 볼것. 그리고 류제열 마음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 내가 류제열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중독되지 않는 것.
이놈의 지구는 수많은 룰로 사람들을 강제한다. 하지만 그건 룰일 뿐, 진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선악이란 개념은 사실 없다. 모두 다 진리의 본원에서는 그냥 [존재함] 일 뿐이다. 하지만 이 지구에서는 많은 선악을 만들고 강제한다.
지구가 그렇다면 내가 류제열이 되었으니 류제열은 이 게임의 룰 안에서 열심히 플레이를 하면 된다. 괜히 게임을 그만두면 처음부터 해야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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