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독서일기

독서일기 쓰기

Anakii 2026. 1. 1.

26년 1월

1/1~ 방금 떠나온 세계 (2021/10. 김초엽 소설집)

각 단편은 '다른 세계'를 표상한다. 그 다음 단편을 읽게 되면 이전 단편은 '방금 떠나온 세계'가 되는 건가? 
김초엽이 만드는 다양한 어나더월드를 즐기는 재미. 각 세계가 좀 더 길게 연장되어 장편소설이 된다면 좋겠다. 

1) 최후의 라이오니 - 멸망한 거주지를 탐사하는 종족 로몬. 복제를 통해 두려움 없는 성향을 가진다. 주인공 '나'는 두려움을 느끼는 불완전 로몬. 아무도 관심 없는 3420ED멸망거주지가 편안하게 느껴지는데 시스템은 '나' 를 그곳의 탐사대로 결정한다. 몇 번의 위기를 겪고 난 후 멸망지에서 생존하는 로봇들에 의해 나포된 나. 
2) 마리의 춤 - 선천적 시 지각 이상자를 '모그'라 부르는 세계. 모그인 마리가 주인공에게 춤을 배우러 온다. 플루이드라는 인지 보조장치를 사용하여 보지 않고 '느낀다'. 새로운 감각과 이상인들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 
3) 로라 - 인체의 설계도와 다른 감각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있는 기관이 없다고 느끼거나, 없는 기관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 기관을 절단하려 하거나 새로 만들어 붙여서 불일치를 해소하려는 사람들. 너는 그 사람들을 온전히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4) 숨그림자 - 먼 미래. 인간은 지하에서 살며 후각 입자를 통해 의사소통하는 '숨그림자'라는 세계다. 지표탐사선이 부서진 우주선에서 냉동된 원형 인류를 구해 왔고 원형 지구에 대한 연구용으로 사용함. 주인공은 전혀 다른 종으로 변이된 자신과 원형인류사이의 매개체가 된다. 
5) 오래된 협약 - 아름답고 오래된(하지만 누군가에겐 순간의 시간에 불과한)협약. 나약한 존재를 위해 행성의 시간을 나누어 준 존재. 그 행성 자체. 
6) 인지 공간 - 거대한 아카이브의 존재. 실제 구조물로 존재하는 격자 구조물. 인간은 이 지식의 아카이브에 연결함으로서 지식을 확장하지만 그 너머로는 갈 수 없다. 그 너머를 꿈꾼 사람이 있고 이제 출발한다. 이 소설집의 제목인 방금 떠나온 세계
7) 캐빈 방정식 - 울산에 실재하는 건물 위 관람차. 거기서 '국지적 시간 거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25년 12월

12/31 칵테일,러브,좀비 (조예은)

단편소설집. 초대.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그녀, 어릴 때의 가시가 심리적인 압박으로 남았다. 그리고 수상한 초대자, 습지의 사랑.물과 숲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어쩌면 기괴할 수도? 칵테일,러브,좀비. 바이러스와 오컬트적인 이유로 아빠가 좀비가 되었다. 오버랩 나이프,나이프. 스토킹을 당하는 여자 그리고 그를 지켜주었던 남자. 나만 없으면 엄마를 죽이려고 하는 아버지, 공허한 삶. 기적이 생겨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초대와 칵테일 러브 좀비는 조금은 핍진성이 떨어지지만 습지의 사랑과 나이프는 접근이 신선하다. 

12/28 므레모사 (2021/12. 김초엽)

다리를 잃고 최첨단 신경 연결 의족을 찬 무용수 유안. 잘라버린 다리는 없어지지 않은 채 그림자가 되어 새 의족과 이질감을 준다. 그 순간 극심한 통증. 무용가로서 활동하면서도 신경 의족을 잘라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꾸 하는 유안. 유안은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화학적 사고에 의해 오염되어 철저히 통제되던 땅 므레모사가 다크투어리즘으로 공개되었을 때 엄청난 확률을 뚫고 투어에 당첨된다.
오염된 땅, 그리고 그 땅에 돌아간 귀환자들. 그 땅의 비밀을 찾아, 희생자를 찾아 돌아온 레오. 므레모사를 다크투어리즘으로 공개한 진의는 무엇일까? 유안은 거기서 어떤 결정을 할까. 결말은 찜찜하고도 일면 타당했기에 암울하다. 

12/26 원통 안의 소녀 (2019/06. 김초엽)

동화책과 소설책 사이를 이어주는 용도의 책, 아마 초등학교 중학년용이겠지. 역시 김초엽 작가의 상상력은 재밌고 빨리 읽힌다. 외로움과 공감에 대한 이야기. 아련하고 짠하다. 

뉴서울파크젤리장수대학살(조예은)

여러 사람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형식은 신선하고 잘 읽히기는 한데,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는 모르겠다. 오컬트를 믿는 커뮤니티가 있고, 주인공은 아주 단순사고의 파크종업원, 음모를 찾아서 파헤치는 찐따 섭주, 메신저가 준 젤리를 먹은 인간이 젤리가 되는 대학살, 젤리인도 존재하고... 오래 산 고양이도 나오고...난장판이다. 일단 나는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12/24 파견자들 (2023/10. 김초엽)

지상이 우주에서 온 범람체들로 초토화되었다. 주인공들은 지하세상 라부바와에서 산다. 범람체들은 인간과 접촉하여 인간을 광증으로 만들고 그런 광증 인간을 자동 기계가 검거하여 격리하는 사회다.
유쾌하고 능력있는 아웃사이더 선오, 지상을 조사하는 파견자가 되고 싶어하는 태린, 유명한 파견자 이제프, 파견자였다가 환멸을 느낀 선오와 태린의 보호자 자스완.
태린은 범람체에 대해 압도적 저항성을 갖고 있으며 태린의 머리에 심은 뉴로브릭, 불량이어서 연결을 끊었지만 자아를 가진 독특한 존재. 태린이 만들어갈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 범람체는 이 행성 전체에 퍼져 있었다. 인간이 개체 중심적인 존재이기만 했을 때, 그들은 개인 혹은 작은 집단만을 생각했을 뿐, 행성 전체를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범람체와 결합된 인간은 연결망 속에서 사고하고, 그렇기에 자신이 행성 전체의 일부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였다. 지상의 일부를 인간의 터전으로 삼더라도, 지금 늪과 연결된 이들에게는 무작정 뻗어나가고 싶은 욕망이 없었다."

" 단지 불균형과 불완전함이 삶의 원리임을 받아들이는 것, 그럼에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이 가능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12/22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천선란)

1부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가정폭력의 과거를 갖고 있는 옥주와 묵호. 정체불명의 진균에 감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인류의 정착지 에르사로 가는 탐험대의 일원. 하지만 진균감염 좀비들에 의해 사고로 유사한 행성 카르노에 표류한다.

2부 제 숨소리를 기억하십니까? - (12/24) 며칠에 걸쳐 읽어보려고 시도했지만 진도가 도통 안 나간다. 내 두뇌는 이성적인 것만 인지하나보다.

3부 우리를 아십니까?

12/21 관내분실 (2018/03. 김초엽)

지긋지긋했던 어머니. 어머니 사후 마인드를 저장해 뒀던 도서관에서 어머니를 찾을 수 없다. 있지만 못찾아서 의도적으로 지웠기에 관내분실이다. 그를 특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억이 있어야 찾을 수 있다. 나와 동생은 어머니를 지우고 싶어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2018/03. 김초엽)

하이퍼 웜홀이 발견된 세계. 궤도 스테이션에서 하염 없이 남편과 자식이 떠난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을 기다리는 전직 동면 기술 지휘 과학자 안나. 스테이션을 폐기하러 온 엔지니어. 둘과의 대화로 전개되는 연극적인 구성.

12/16 시프트 (조예은)

국중박 전시 다녀오는 길에 다 읽었다. 기대 안했는데 꽤 잘 읽힌다.
아픔을 옮기는 자, 그 초능력자이며 약자인 그를 중심으로 어떤 더러운 욕망들이 전개되고 사회적 약자들은 어떻게 희생되는가에 대한 이야기. 진정 그 초능력은 저주가 분명하다. 

12/14 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두 시간만에 후딱 읽었다. 아주 쉽게 읽힌다. 주인공의 심리적 아픔을 상상친구와 함께 나누고 해결하는 내용. |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각자의 시점에서 챕터를 달리하며 전개됨. 

복수전자 (조경아) 

처음엔 몰랐는데 3인칭 관찰자 시점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다 나와서 알고 보니 후편 개념의 작품이더라. 사건 해결 후의 후일담, 테오와 요셉이 복수를 해 주는 전파상(ㅋㅋ)을 운영하고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기성우가 아버지에 대해 복수를 하려 합류한다. 전편의 원한 관계도 유지되고 있다. 그냥 복수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당한 복수를 추구하며 개인 감정에 따른 복수의 리스크를 그리는 등 '복수'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시선을 가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것'을 떠올리게 한다. 

12/8 집 보는 남자 (조경아)

조경아작가의 책은 흡인력이 있다. 이번엔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 주인의 삶의 방식, 심리 상태 등을 파악하는 주인공. 자폐인 주인공이 인싸인 동생을 자기 집에서 내보내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니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5년 11월

11/25 3인칭 관찰자 시점 (조경아)

조경아 작가의 2018 세계문학상 우수상 작품. 등장 인물 각자의 시점에서 사건을 조망한다. 주인공인 테오는 어떤 사람인가? 각자가 생각하는 시점 속에서 결말까지 물음표를 이어간다. 결말 부분에서 조금 무리한 진행이 있다 싶었지만 내가 독서를 잘 안했던 이유가 '책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 취향에 맞는 책을 못 찾아서' 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고마운 작가다. 나는 3일 걸쳐 읽었는데 마눌님은 2시간 만에 다 읽었더라.

25년 1월

1/26 나인 (천선란)

이것 역시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휴머니즘(천개의 파랑) - 아포칼립스(부서진 다리) 뱀파이어(구원자) 에 이어 너무나도 현실적인 외계인이라. 천 작가가 만든 세상 속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에게 감정 이입하듯 즐기면 된다.

하지만 부서진 다리는 너무 잦은 시점과 인물상황 변동에 따라가지 못하겠어서 결국 1/3 보고 포기함. 

1/22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천선란)

뱀파이어의 세계관. 재활병원 간호사 해수와 새로 부임한 의사 유안. 의문의 자살사건이 이어지는데 망자의 공통점은 지독한 외로움. 죽음의 현장에는 공통적으로 기묘한 꽃향기가 풍긴다. 자살은 살인인가 구원인가.

1/18 천개의 파랑 (천선란)

아픔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신뢰하며 연대하면서 아픔을 조금씩 치유하는 내용. 전형적인 악당이 없었고 문장이 수준 높아서 그 의미를 곱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콜리 우연히 학습칩이 장착된 경마기수휴머노이드. 인간이 꿈꾸는 이상적인(하지만 비현실적인) AI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매개체.
민주 경마장의 말 매니저. 사랑으로 말을 대하고 편견 없이 콜리를 대해주는 사람
투데이 - 콜리와  교감을 나눴던 , 최고의 말이었지만 무리한 활용으로 안락사될 운명.
우연재 - 로봇에 재능. 콜리를 만나며 로봇에 대한 열정을 찾고, 지수와의 대회 참여준비로 점차 성장해 간다.
우은혜 - 연재의 언니. 소아마비로 휠체어 생활을 한다. 인조 다리를 갖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이라 말을 못하고 씩씩한 척한다. 투데이를 보며 동변상련 느낌.
보경 - 연재와 은혜의 엄마. 전 영화배우, 사고로 인한 절망에서 끌어올려준 소방관 남편, 그리고 그 남편의 급사로 마음의 깊은 상처를 받고 준비없는 육아의 짐으로 인해 인생을 돌볼 수 없었지만 씩씩하게 중심을 잡는다.
서지수 - 연재의 급우. 휴머노이드 부품회사 사장의 딸. 딱히 친구는 없다. 로봇 천재 연재를 알아보고 휴머노이드 설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접근하지만 결국 연재와 베프가 된다.
복희 - 경마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의사
우서진 - 연재와 은혜의 사촌오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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