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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24~ (RETIRE)

짬뽕의 최고봉으로 알려진 김포의 중식당 띠디(弟弟)

by Anakii 2025. 3. 26.

김포의 이름난 맛집 구래동 띠디. 짬뽕 전문 유튜버인 짬뽕아저씨의 원픽이기도 한  이곳은 무조건 웨이팅 필수입니다. 11시에 예약하고 세시에 먹었다거나, 다섯시에 먹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옵니다. 최근 캐치테이블에 보니 엄청 자세한 리뷰와 함께 이 식당 때문에 김포 사는 분이 부럽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극찬이.

저는 웨이팅은 질색입니다만, 이색여행(?)삼아 체험해 보려고 월요일에 캐치테이블 깔고 예약하려 했더니 11시부터라네요. 오전 운동 마치고 11시 50분에 캐치테이블 들어갔더니 벌써 마감입니다.

화요일은 휴일, 오늘(수) 오전 운동 중 캐치테이블 들어갔는데 10시 오픈 전인데도 9명 현장대기나옵니다. 현장에서는 오픈하는 10시부터 현장 대기 목록 만들고 캐치테이블은 11시부터 가능합니다.

10시 59분까지 홀 대기가 20팀이었다가 11시 땡 해서 신속히 예약걸었더니 대기 24번째 나왔습니다. 와우, KPOP 티켓팅인가요?

오전 운동 마치고 11시 50분에 보니 아직 대기 18번입니다. 두 시간 쯤 후에 먹을 수 있다는 예상. 샤워하고 출발할 때 16번, 아직 시간이 많아서 남는 시간을 보내려 호수공원에서 80분 정도 걸었더니 대기 3번이 됩니다. 6분 거리인 매장으로 가서 지하주차장에 넣고 일단 밖에서 대기했습니다. 대기3번이 되니 캐치테이블에서 문자로 도착확인이 오네요. 링크 눌러 도착 여부 확인하면 OK.

띠디에 도착하니 1시36분. 대기 2번이 되었지만 실제 들어간 건 1:55분. 예약후 약 3시간 걸렸습니다.

식당 내부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마치 홍콩이나 싱가폴의 어느 길거리 식당에 들어간 듯. 오픈 주방과 테이블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청결한 주방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보였습니다. 잠깐 동안 외국여행을 하는 느낌이네요.

고추짜장, 짬뽕, 탕수육 주문 했습니다.

주문 후 제면, 조리 시작한다는 말대로 주문하고도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주방장님이 짜장과 짬뽕을 볶는 두 가지 웍을 번갈아 돌리고 젊은 보조 요리사는 탕수육 고기에 묽은 튀김옷을 뭍혀 튀겨내고 있습니다. 주방을 구경하는 것도 특이한 체험입니다.

먼저 단무지와 김치를 맛봅니다. 김치는 약간 특이한 향미입니다만 맛있습니다. 양념에 중식의 두터운 맛이 느껴집니다. 10여분 지나 탕수육이 나오고 곧 짜장과 짬뽕이 나옵니다.

탕수육은 잘라 먹어야 되고 소금, 와사비간장, 소소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튀김옷이 없다시피 얇고 1.5cm 정도 두꺼운 고기는 무척 부드럽습니다. 수비드 전처리 했지 싶네요. 워낙 튀김옷이 얇고 육즙이 많지는 않아서 조금 먹다 보면 퍽퍽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유자 맛이 나는 소스에 찍어 먹으면 좋네요.

짜장, 면 한 입 먹는데, 와… 최고의 짜장이구나 싶습니다. 맛은 부드러운데 은은한 간이 고급스럽습니다. 고기는 탕수육처럼 두껍고 소스 때문에 조금은 더 부드럽습니다.꽈리고추 향이 은근히 맛을 업그레이드 해 주네요.

짬뽕, 한 수저. 슴슴한 국물이 좋네요. 강한 불향이나 찐한 맛 없고 역시나 은근한 간이 고급스럽습니다. 내용물은 채소에 원양산 오징어, 새우, 채썬 고기가 한가득입니다. 양이 무척 많네요. 건더기를 먹다 보니 이거, 다 못먹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 진짜 많습니다.

원래 해물조개가리비짬뽕으로 유명한 집인데 가리비 시즌이 끝나서 고기짬뽕으로 바꾸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계속 하다 보니 점점  조금 아니다 싶은 점이 발견됩니다.

탕수육 먹는데 잘라 놓은 고기가 곧바로 퍽퍽해지는 식감으로 바뀝니다. 소금, 간장, 탕수소스 등 3가지 중 그나마 촉촉한 탕수소스만 찍어 먹게 됩니다.

그리고 짬뽕, 돼지고기와 오징어가 사실 너무 익어서 뻑뻑하게 씹힙니다. 양이 많은데 입에서 잘 안 씹혀서 버거워집니다. 점점 이거 어떻게 다 먹나 싶어집니다. 예전 가리비나 조개였다면 이렇지는 않았을텐데 고기와 오징어 식감이 너무 거칩니다.

그 중 나은 게 짜장인데, 여기서도 고기가 글쎄요... 탕수육과 동일한 고기이고 제법 두툼해서 씹기에 바빠집니다. 분명 맛있고 좋은 재료인데 탕수육의 고기, 짬뽕의 고기, 짜장의 고기 등등 겹쳐지는 식감이 조금 지나칩니다. 유니짜장처럼 고기를 갈았다면 다른 느낌이었겠지요?

탕수육은 절반 정도 포장해 왔고 짜장과 짬뽕은 어찌어찌 다 먹었습니다.

분명, 좋은 재료에, 그 때 그 때 조리해 주시는 정성에, 친절한 접객 등등 만족스러운 식당인데, 음식에 조화가 맞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고기짬뽕의 경우, 고기, 새우, 오징어, 버섯 등등 재료들이 어느 하나 주인공을 내주려하지 않고 다들 제 맛을 내는데 그게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고기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오징어는 확실히 덜 익혀야 합니다.

너무 많이 주문한 저희의 문제도 있는데요, 생각해 보면 탕수육+짜장, 또는 탕수육+짬뽕만 주문했다면 조금 더 나은 평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 해도 짬뽕의 부조화는 분명합니다.

만일 웨이팅이 없다면 한 번쯤 들러 탕수육만 포장해 가거나 짜장만 먹고 가거나 하겠으나 그 엄청난 웨이팅을 생각하면 다시 오기는 힘든 곳인 것 같습니다.

키워드 #맛집 #짬뽕 #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