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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IDEA

안중근, 영웅

by Anakii 2022. 12. 29.

윤제균 영화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뮤지컬 영화라 어설퍼지지 않을까 생각했으며
첫 장면 설원의 지나친 비장함에서 어색함을 느꼈고
만두집 씬의 언어유희에서 강박된 유머 코드에 불편했지만

바티칸에 가겠다고 둘러댄 선한 청년 안중근의 단지 순수한 의지가 느껴졌고
다 알고서 원망하는 아내의 절절한 걱정이 느껴졌고
다 알고서도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의 꾹 참은 눈물이 느껴졌서 울었다.

내가 알고 있는 민비의 품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불편했지만, 
모시던 민비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도했을 설희의 분노는 공감 할 만 했다.

치열한 격전 속 잡은 포로를 만국공법에 따라 놓아주고자 하는 원칙주의자 안중근의 모습, 그건 비슷한 상황에서 치기어린 나 자신의 모습이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많은 동지들을 죽게 한 결과로 고뇌했을 안중근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

생소한 뮤지컬이었지만, 전혀 위화감이 없었고 오히려 독백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 더욱 감정 전달에 좋다는 걸 느꼈다. 

희망에 가슴벅찬 일본군 앞 이토의 장대한 노래도 그들의 심정으로 이해되었고, 
엑스트라 배우들이었을 수많은 일본군의 모습 하나하나도 이토가 불어넣은 희망에 찬 모습이 느껴졌다.

이토를 죽인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겠기에, 정보원 설희라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했겠지만,
실제 그런 정보원 없이 안의사의 거사가 가능했을까는 의문이다. 어떤 진실이 있었던 걸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항소를 포기하는 결심을 만든 어머니의 편지와 수의.
이건 클라이막스다.

아들의 행위에 따른 죽음.

어차피 죽는다면  "너의 그 행위가 진실로 옳았음을 어머니인 내가 깊이 인정하며 존경한다"는 시그널을 주는
가장 현명한 행동.

'모든 규칙을 저들이 가졌는데도 내가 살아난다는 건, 결국 나의 행동이 부정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이 논리를 조금만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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