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감동
옆반 샘.
2020년 동학년으로 신규 발령 받았다. 코로나 사태로 분주하게 대응했던 2년간 동학년. 그는 초임, 나는 28년 경력 선배. 초임이나 선배나 처음 부딪히는 낯선 상황 속에서 열성적인 동료들과 함께 서로 어려움을 토로해 가면서도 슬기롭게 아이들 잘 챙기며 헤쳐 나갔던 2년이었다.
올해 그와 나는 다시 다른 학년에서 동학년. 벌써 신뢰가는 동료가 된 그는 처음으로 실습생을 받아 한달 동안 코칭을 했다. 나도 작년, 재작년 실습생을 코칭했지만 2주는 원격, 2주만 동행했는데 올해는 4주 꼬박 동행이다. 언제나 퇴근 시간 즈음에 그의 교실을 지나면 실습생과 뭔가 한참 이야기 중인 모습이 보였다. 정말 존경스럽다. 경력인 나는 실습생에게 저렇게 관심 두면서 이야기해 주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실습 마지막 날. 방과후, 다들 집에 간 뒤 옆반 아이들 몇몇과 실습생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선생님, 사랑해요!" "저도 좀 안아주세요."
따뜻한.
십수년 전에서나 들었던 그런 대화다. 실습생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맺은 관계는 지도교사가 실습생과 맺은 관계와 이어진다. 안 봐도 옆반 샘이 실습생과 어떤 관계를 만들었는지 알겠다. 이런... 내가 샘나도록 관계를 잘 만들잖아. :)
퇴근 즈음, 그가 내게 꽃다발을 건넸다. 실습생과 생활하다 보니 내가 그의 선생님 같다는 느낌이 들어 꽃을 준비했다고 한다.
......
마음이 저렸다. 뭐라 제대로 반응을 못하겠다.
퇴근 때 작년 우리 학년부장께도 꽃을 준비해 가는 그의 모습을 봤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아이들의 결손 하나 없도록 탁월하게 학년을 진두지휘하며 이끌었던 수연샘, 나도 배울 점이 많다 생각했었지만 꽃을 보낼 생각은 못했어.
...... 이번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소진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던 어제였는데, 오늘은 꽃 한 송이가 전해 준 그의 마음으로 만충. 4월의 멋진 마지막 .
22/4/28 소진된다...
이번 주는 학부모상담. 그것 때문에 지난 주말엔 아이들 교우관계 설문도 하고 결과 분석하고, 학기 초 받아 두었던 자기 소개와 여러 요구사항들을 정리했다. 그 전 주는 학부모 공개수업. 주말 동안 공개수업 주제로 골싸맸다. 매주 말 다음주 수업 준비로 바쁜 것은 기본, 저건 덤.
이번 주 공개 수업 끝나면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다. 반 별로 하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다. 이번 주말은 체육대회와 어린이날 기념 행사계획이네. 주말 반납하고 담 주 준비하는 일이 3월부터 지금까지 단 1주의 거름도 없이 계속되었다. 3월은 확진자 속출과 방역으로 난리 났었고.
이렇게는 못산다. 소진되는 느낌. 교사가 박박 기면서 겨우겨우 해 내면 관리자나 감독관청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당장 5월부터 정상 시정을 염두에 두고 진행 하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아이들 1시 반에 보내도 빠듯한 일정인데 두시 반에 보내고 청소 시키면 세 시. 게다가 온라인 줌 수업을 맨땅에 헤딩하며 겨우겨우 해 냈더니 당연한 줄 알고 앞으로는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겸하는 것을 생각해 보란다.
어이, 교육장, 교육감, 교육관료들, 너거들이 코로나 2년을 넘어 지나오면서 아이들 학습 결손을 이정도로 막아내느라 교사들이 어떻게 노심초사하며 살아왔는지 알기나 해? 고맙다 고맙다 립써비스만 하지, 내심 오히려 당연한 듯, 코로나에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니 외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다니. 너희 놈들 현장에서 좀 박박 겨 보지 그래.
4/21 아이패드 판매
작년 연 3월에 100만원 넘게 샀던 아이패드를 팔았다, 케이스 제외 75만원. 78만원으로 합의했는데 현장에서 부모님께 전화를 해 75만원으로 에누리를 권한다. 학생이라...... 논쟁없이 75만원에 거래했다.
실용음악과라서 나보다는 더 이 기기를 잘 쓰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자신을 설득시키며.
4/18 내 카메라의 문제
삼성GX10은 번들렌즈로 찍을 때 좀 어둡다. 수동 50mm 1.4렌즈로 찍었더니 핀이 맞지 않는다. 1천만 화소
istDS는 조리개 조절을 못한다. 6백만화소. 수동 렌즈로 찍었을 때 상당히 좋지만 해상도가 낮다. 6백만화소.
DP0 는 어두운 데서 쥐약이다. 선명도 최강.
Dp2 는 다소 핀 문제가 있다.
4/7 매일 아침의 샐러드
말린바나나 토마토 사과 참나물 초롱꽃 치즈 오미자액기스 간장 발사믹식초. 마당의 풀들과 안먹던 너트들로 만들어 놓으니 괜찮네
4/4 쭈꾸미 킹
방탄이 그래미에서 또 외면받았다. 최고의 무대를 2년 연속 펼쳤는데 수상은 도자캣과 스자의 키스미 모어. 물론 좋은 노래이긴 하지만 방탄의 버터를 물리치기엔 역부족인데 기어이 방탄의 버터를 외면하는 그래미. 열받아서 유자언니가 소개한 쭈꾸미킹에 갔다.
기본으로는 쭈꾸미볶음으로 비벼먹는 비빔밥과 묵밥이 제공되고 그 외 고르곤졸라피자, 연어샐러드, 새우튀김, 버팔로 윙 등등이 제공되는 메뉴가 다 달랐다. 우린 기본+핏자+연어샐로드가 나오는 공주세트를 주문. 14천원이지만 오픈 기념으로 11천원이다. 아주 푸짐하고 맛있다. 연어는 풍미가 뛰어났고 고르곤졸라 핏자는 맛이 진하고도 속은 편했다. 먹다 보니 쭈구미 비빈 것을 절반 정도 남겨 왔는데 그것만으로도 1인분.
4/3 (일) 마당 정리. 부담
아침, 우리반 확진자가 다시 생겼는데(13명째), 확진 판정 후 45일간은 검사 안 해도 되므로 해당 아동 빼고 선제 검사 안내 다시 하고 엑셀에 출석 예정 인원 체크하고 잊기 전에 확진자 출석인정 서류에도 기록했다.
경아는 하루 종일 마당 정리다. 나는 마당의 세 군데 클레마티스 재배 영역의 망과 지지선을 경아와 만들었다. 산수유에 반가운 꿀벌들이 붕붕댔고 화단엔 몇 년 동안 모습을 보인 두꺼비가 편안히 쉬고 있다. 겨우내 마루에 있던 화분들도 모두 나왔다.
3시 경 나는 집으로 들어와 담주 수업준비를 시작. 도통 진도가 안나가고 마음만 급해진다. 월요일 가르칠 사회는 한 시간 짜리 수업에 분량이 지나치게 많이 배정되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적절히 요약하나에 30분 이상 걸린다. 친구사랑행사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 PAPS 악력과 유연성 측정을 위해 아이들에게 준비시킬 것은 뭔가. 이것 준비하는데 2.5시간이 걸렸다.
친구사랑 행사를 짝 활동으로 만들었는데 홀수가 되면 이것도 안된다. 다시 재검토. 구인광고만들기로 바꿨다. 시간이 하염없이 갔다.
일요일 내내 뭔가 마음을 짓누르는 것 같은 모양새다. 물론 이건 학습 내용의 맵Map이 짜여지지 않고 아이들을 만날 때, 거기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겹칠 때 멘붕을 맞이하는 내 성격 문제다. 초등의 특성상 예기치 못한 상황은 언제든지 오니까 학습내용의 Map만이라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다급함을 이겨내지 못한 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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