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2-14 발렌타인 데이, 조금 달라졌군요.

LOG/둔대2기(06-08) 2006. 2. 14. 16:22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딸 해안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초컬릿 대신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책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정성스럽게 용돈을 털어 작지만 의미있는 책을 골라 포장하는 걸 보고, 이젠 좀 달라지려나 생각을 했답니다.
해안이는 초컬릿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받으나 그렇지 않은 친구에게 받으나 다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갖가지 데이 때마다 준비하는 것이, 그리고 받는 것이 너무나 잦아지면서 이젠 그 또한 부담이 될 정도가 되었나 봅니다.

어제, 우리반 아이 중 몇몇이 발렌타인 데이날 이젠 초컬릿이 아까워진다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작년 빼빼로데이날 엄청나게 준비하고 주고 받았지만 대부분 의미있게 먹게 되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아이들로서는 이번 발렌타인 데이에는 조금 다르게 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오늘 발렌타인데이.

조금은 달라지는 것일까요? 주고 받는 초컬릿의 갯수가 확연하게 줄었답니다. 과대포장된 초컬릿도 잘 보이지 않는군요. 바람직한 일입니다.
아마 작년 빼빼로데이가 극한점이었나 봅니다. 소중한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의미의 갖가지 데이들이 의미없이 선물을 주고받는 것으로 변질되면서 아이들 마음 속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겠지요.
뭐, 그리 부담이 안가는 선에서 초컬릿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니 관심을 키워서 무조건 팔고 보자는 어른들의 얄팍한 상술도 이젠 작별을 고하는가 봅니다.
각종 매체에서도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스스로 만드는 초컬릿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었지요? 값보다도, 포장보다도,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 주는 선물이야말로 진정한 선물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어렴풋이 느꼈을까요.

뭐, 우리반만의 변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렌타인 데이만큼은 매번 하던 잔소리를 안하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는 데서 아이들의 자정 능력을 느끼게 됩니다.

교복도 그렇더군요. 상술이 극대화되자 이젠 반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유명 스타를 내세운 브랜드 교복이 3-40만원선까지 말도안되게 올라가 버리자 이제서야 교복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었지요?
그러고 보니, 요즘 인터넷 뉴스들에서 보이던 막말 수준의 댓글들도 많이 정화된 느낌입니다.

뭐든지, 갈데까지 가 봐야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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