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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IDEA

2월 5일. 경기 녹색당 창당대회!

by Anakii 2012. 2. 9.

영광스럽게도,

경기녹색당 창당대회장에서 노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부부가 공무원이라 당원이 되지 못해 딸에게 이야기하니 고맙게도 덜컥 당원이 되어 녹색당 명맥만 잇는 집안인데...

창당대회장서 노래라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며칠 전, 
본 의식 전에 노래를 배우는 코너에서 전 경기북부환경련 사무국장 안창희형과 제가 반주를 맡는 미션 하나. 
당원들의 노래배우기가 끝나면 안창희형과 저, 경아 이렇게 합창을 하나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마침 왼손 검지 수술을 하여 사실상 기타 치기 불가능 상황. 불행 중 다행으로 준비해야 하는 노래, '터'와 '이정도' 둘 다 '다 장조'이고 첫 손가락 없이도 분위기에 큰 누를 끼치지 않는 노래들이네요.
검지를 못 쓰면 모든 코드가 나른해지는데도!!

사람들이 배울 노래가 정해졌으니 우리가 부를 노래를 찾아야 하는데, 떠오른 게 양양의 '이정도' 입니다.
이정도로 충분해. 더 빨리 가지 말아.
이노래에 꽂혀서 안창희형께 말씀드리니 전혀 들어 보지 못한 노래라며 난색. 당신께서는 노래 배우기를 이끌겠으니 노래는 우리만 하라십니다.

이 노래를 우리에게 처음 전파한 딸 해안이도 가세하여 트리오가 되었습니다. 
엄마랑 아빠가 15년전, 안양환경운동연합 지하실에서 띵까거리며 밴드할 때 멋모르고 드럼 옆에서 놀던 딸 해안. 이제 고3이 되어 같이 노래하는군요.


함께 배우는 노래로 정해진 신형원의 터. 약간 느낌이 약한 노래라고 생각되지만 현실을 대입해 보았을 때는 울컥 하는 분노가 밀려 옵니다.

"저 산맥은 말도 없이 오천년을 살았네. 모진바람을 다 이기고 이 터를 지켜왔네"
"저 강물을 말도 없이 오천년을 흘렀네. 온갖 슬픔을 다 이기고 이 터를 지켜왔네"

오천년을 지켜온 산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국토를 자로 좍좍 그어 버린 도로망.
오천년을 흘러온 유장한 4大江을 막고 수변을 시멘트로 발라버린 야만적인 폭력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지금이라면.

그런데 노래가 좀 깁니다. 후후.. 배우기에 좀 길어서 분위기가 늘어지는 단점이 생겼네요.

안창희형께서 노래 부르는 방법까지 소개해 가며 진행한 시간이 끝나고 우리 가족의 노래 시간. 해안이와 경아를 불러서 무대에 섭니다.

가슴이 벅찹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녹색당이 시작되는 거예요. 

컨벤션홀을 넓지 않게 쓸 정도로 많이도 오셨고, 모인 분들의 나이가 무척 다양하네요. 무엇보다 약간 비 격식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될 것 같은 분위기! 녹색당스러운 분위기! 이 공간에 제가 있다는 게 정말 기쁩니다.

식전행사 마지막. 당원들의 자축 발언 자리. 말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풀어냅니다. 모둠별로 둥글게 둘러 앉아 무선마이크를 넘겨 가며 말하는 이 분위기. 주인과 객이 따로 없는 이 분위기 역시 녹색당.

멋진 인디 아티스트 솔가의 무대. 그녀는 서울 녹색당원이기도 합니다.

처음 보는 가수지만 노래가 가슴을 때립니다. 확 와 닿습니다. 나중에 유튜브에서 보니, 공연장보다 현장에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지금은 앨범 준비중이네요. 앨범이 나오면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아티스트입니다.

다음은 서울환경련 노래패 솔바람 등장. 그리고 노래. "주문" 
주문이란 이겁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제가 알기로, (우린) "졸라" 강한데요.. 단지 적들 앞에서 너무나 부드럽고 이성적인게 문제죠. 권력을 얻고 나서 단죄해야 할 때조차 멋있으려고 해요. 이성적으로, 곧이 곧대로 단죄하려 하니까. 단죄 당하는 쪽이 오히려 뻗댑니다.
그냥, 손에 피 묻힐 것이 있다면 묻히고, 그리고 욕 먹고 끊을 것이 있다면 욕 먹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하는데. 한 번 쯤 적들도 그들의 방식대로 단죄되어 볼 필요가 있는데.

어쨌든,
저 말, 저 주문은 강하게 와 닿습니다.  힘차게 부르는 목소리와 100% 맞는 노래. [우린] 정말 조금 더 성질이 더러워져야 할 것 같아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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