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름, 스노클링 하러 삼척 갔다가 태백 에서 숙박하며 알게 된 막걸리. 시장 마트에서 처음 보는 막걸리를 발견해 호기심에 구입했다가 맛을 보고서는 반했습니다. 마치 쌀 음료 같은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저릿하게 올라오는 취기, 단맛이 적고 탄산이 적지만 시원하고 가벼운 청량감은 일품이었습니다.
김포 집에 돌아와 막걸리 라벨에 적힌 전화로 주문 드렸습니다 1.5 L 12병 1박스에 택배비 포함 34,000원입니다. 막걸리 의 높은 퀄리티에 비해 놀라운 가격입니다. 사장님과 통화해 보니 직접 만든 수제 누룩에 대해 자부심이 무척 높으시네요. 우리 나라 대부분 양조장에서 일정 품질 유지를 위해 누룩보다는 효모나 배양균(국균)을 주로 사용하고 누룩은 일종의 감미료처럼 사용하곤 하는데 이 막걸리는 누룩만을 사용해서인지 그 향이 확실히 여타 막걸리들과는 다릅니다. 저도 집에서 막걸리를 빚을 때 진주곡자의 앉은뱅이밀 누룩으로만 빚거든요. 항상 잘 빚어지는 건 아니지만 흔치 않게 잘 만들어졌을 때의 그런 향이 납니다. (집에서 전통방식으로 아~~~주 잘 만들면 꽃향이 납니다만 그건 정말 손 꼽을만한 일이었고요)
배달되어 온 막걸리, 아주 아끼면서 귀하게 먹었습니다. 이 후 몇 번 주문했는데 한 번은 다소 신맛이 나서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집에서 만드는 막걸리에서도 숱하게 겪던 일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요즘은 일손이 달리시는지 주문을 하면 작업 날짜를 말씀해 주시면서 조금씩 늦어질 때가 있네요. 주문량이 많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기를 바라 봅니다. 이런 좋은 술을 만드는 양조장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 하니까요.
주말마다 전국 각지를 차박여행 하며 막걸리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막걸리 다 찾아 먹어 봤는데 글쎄요. 유명세에 비해 그렇게 감명받을 맛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대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니크한 막걸리들이 좀 있더군요. 수출동 막걸리 이외에도 화천의 향긋한 진달래 막걸리, 안동의 뽀얀 맛 백진주 막걸리, 무척 깨끗한 맛 영주순흥의 선비주 등등.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저희 김포의 김포금쌀막걸리. 맨날 먹다 보니 몰랐는데 전국각지의 막걸리 맛을 다 보고 나니 새삼 지역의 막걸리 수준이 꽤 높았다는 것을 알게 되더군요. 맛있는 술을 만들어 주시는 전통주 양조장 분들께 감사합니다. ♥
'HOWTO > 각종술, 향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보리수 와인, 자몽쥬스 와인 (작성중 6/29~7/23) (0) | 2017.07.19 |
---|---|
안동소주, 진도홍주 저렴하게 구입하기 (0) | 2017.07.03 |
2016년의 과실액,과실주.(매실,개복숭아,오디,블랙베리) (0) | 2017.03.31 |
블랙베리주 (0) | 2016.07.30 |
2016년 오디 와인 (6/18) 실패,재시도(7/4) (0) | 2016.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