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아는 아침부터 가지치기다
악몽으로 잠을 설쳐서 새벽에 깼다. 경아는 새벽같이 마당에 나가 쥐똥나무 가지를 친다. 나도 좀 있다 나가서 일을 도왔다. 작년보다는 가지를 잘 치고 있다.
내가 가지치는 동안 경아는 사다리를 갖고 집 바깥 쥐똥나무도 정리한다. 그러다 사다리 있는 김에 자두나무, 매실, 살구, 뽕나무, 매화, 앵두 할 것 없이 시원하게 가지를 쳤다.
한 번 일 잡으면 무섭게 끝낸다. 오전에 일 끝냈네.
나는 미뤘던 지붕을 고친다.
경아가 가지치는 동안 지붕 물받이 배수 장비를 수리 한다. 날이 따갑다. 마끼다 드릴 하나면 모두 다 해결된다.
손에 잡은 일, 2층 아스팔트슁글 문제도 경아 보조를 받아 해치워 버렸다.
나는 침출주를 내린다.
작년에 개복숭아, 청매실, 황매실 효소를 내고 술 담아둔 것. 6개월째다. 명품 술이 되었길래 병입. 그냥 먹으면 너무 달고 독해서 탄산수와 1:1로 섞에 칵테일한다.
독이 큰 독이라 윗부분 아래부분 술 색이 다른 것도 묘미군.
경아는 뽕잎 차를 덖는다.
오후, 뽕나무 가지 친 김에 홍천에서 연습했던 뽕잎차 덖기에 도전하는 경아. 세번 덖고 비벼서 향을 낸다. 구수하다.
"이게 자력갱생이야"
"갱생이란 말은 좀...어딘가 안좋은 쪽에서 좋은 쪽으로 간다는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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