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동/학부모 만족도 조사 기간입니다.
쉽게 교원평가 기간이라고 하죠.
어느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내가 알고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거니까.
학부모의 평가는 아이가 들려 주는 교사의 모습 만큼,
학생의 평가는 자기가 알고 있는 수준에서 보여지는 교사의 모습 만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은 수준 미달의 사람을 정해진 수준까지 올리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수준 이상의 사람을 딱 그 수준 까지로 끌어 내리는 데도 역시 효과적입니다.
(자격증 교재 시나공 시리즈, 그 제목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산업 사회에서 직원에 대한 고객 만족도 조사란 건 유용합니다. 직원의 친절도를 높이죠.
그러나 딱 거기까지.
직원은 정해진 매뉴얼에 충실할 뿐 절대 고객을 "사랑"하지는 않겠죠.
그게 점수를 높게 받는 방법.
아무리
"사랑합니다. 고객님, 뭐 불편한 것 있으세요?"
라고 물어도,
그 질문의 관심은 "고객님, 저 잘 하고 있죠? 사랑할 리는 없고 당신이 불편하든 안하든 사실 큰 관심은 없지만." 이 핵심일 거예요. 물론 다는 아니겠지만.
인간의 정이 있는 한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이렇게 만들어진 이상 크게 고민하지 않는 다수는 위의 내용처럼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죠?
그래서 교원 평가가 실시되던 해 부터 지금까지 줄곧 교원평가에 대해 부정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올 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교원 평가를 추진하는 쪽에서 제어하고 싶은 주 대상은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들 아닐까?
그들이 아이들의 무심한 평가에 몇 번 상처받은 뒤,
아이들을 덜 사랑하면서 상처를 받지 않도록 스탠스를 취하게 만드는게 목적이 아닐까? 교육부 하는 걸 보면.
사랑하면 싸우며 충돌하게 되고. 아이와 각을 세우게 되고.
덜 사랑하면 아이의 문제를 관망하며 선을 그을 테니.
아이가 어찌 되었든 큰 관심 없는 거. 이걸 바라는 것 같아...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지.
교원 평가를 만든 측의 진심이 아래와 같다면,
"아이를 사랑하지 말아라. 아이를 변화시키지 말아라. 아이가 제 밥그릇 못 찾는 온순한 노동자로 자라도록 내 버려 둬라."
나는 이러면 되지.
"평가 결과야 어찌 되었든, 아이에 대해 관심을 통해 접근할테다! 아이들이 사회의 순한 양이 되지 않도록 도울테다. 혹 일부 아이들이 짧은 시각으로 선생을 욕하고 평가를 박하게 주더라도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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