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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

2009/12/15 킹덤 오브 헤븐 & 레드 바론 & 이벤트 호라이즌

by Anakii 2009. 12. 15.

요즘 눈에 띄는 특이한 영화가 많다.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 주는 영화랄까

 

레드바론


전설적인 격추왕 붉은 남작에 대한 영화다.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인데, 목조 전투기를 몰고 Dog Fight를 하던 전투기 비행사들의 이야기다. 그때라면 생떽쥐베리가 우편항공기를 몰고 다닐 때가 아닌가. 비행에 대한 낭만이 있었던 시절. 역시나 최고 엘리트라는 비행기 조종사들끼리의 존중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흐르는 것이 보인다. 눈에 띄는 대사 하나.

레드 바론이 편대원들에게 하는 말, "젠틀맨, 우리는 백정이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조종사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격추 시키는 것이다." "엔진에 맞아 불을 뿜는 비행기는 더이상 쫓지 말라" 아,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싸우는 전사들인 거다. 붉은 남작은 격추왕으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프러시아 제국 최대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한다.

하지만 형을 쫓아 같은 편대에 배속된 붉은 남작의 동생은 이렇게 말한다.

"전쟁이 장난이야?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고!"

그는 격추되는 비행기를 기어이 쫓아 폭파 시키고 마는 성미다. 이 동생의 대사에서 낭만이 사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상대방을 얼굴 없는 에얼리언처럼 하찮게 여기는 현대전의 군인들이 오버랩된다.

 

킹덤 오브 헤븐


배경은 십자군 전쟁이 본격화 되기 전 예루살렘. 예루살렘을 포함한 아랍 진영은 강력한 군주인 살라딘의 보호 아래 놓여져 있지만 예루살렘 인근의 팔레스타인 지방은 크리스트교 왕국이며 크리스트 교도인 국왕이 다스린다. 살라딘은 크리스트교도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누구의 성지 순례도 막지 않는다. 그러나 아랍의 경제와 재화를 탐낸 유럽의 상인과 국왕들은 예루살렘을 이교도들의 수중에서 구하겠다는 핑계로 십자군을 조직하고 예루살렘으로 모여든다. 그런 망나니 같은 십자군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던 시절의 예루살렘이다. 국왕에겐 같은 크리스트교도지만 오히려 십자군들이 골치다. 성지탈환은 말 뿐, 실제로는 무역상들을 약탈하거나 아랍인들을 위협함으로서 살라딘과 우호관계에 있는 국왕의 입장을 점점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 이는 실제 십자군의 역사다. 실제 십자군의 역사를 직접 스크린 상으로 본 건 처음이니. 

 

이벤트 호라이즌

우주선의 이름이면서 영화의 내용을 암시하는 이벤트 호라이즌(사건의 지평선)이란 말. 블랙홀의 저편에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모르는 것은 공포의 소재가 된다. SF영화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호러다. 그런데 다른 호러와는 달리 그 공포가 지극히 이해 되고 내 것처럼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슬래셔 무비의 느낌도 약간 있지만 공포를 유발시키는 기제로서는 아니다. 공포는 '예측할 수 없는 것'에서 오고 있다. 97년 영화이지만 영상미도 매우 아름답다. 메카닉 디자인으로 봤을 땐 에일리언의 원작 디자이너 HR.기거의 느낌도 들었는데, 알고 보니 감독인 폴 앤더슨은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레지던트 이블을 만든 사람이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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