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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부

2009/11/08 삼인 삼색 음식만들기

by Anakii 2009. 11. 8.

어제, 어머니와 식구 모두 대명항에 들러 생새우를 준비했다. 펄떡거리는 크기 2-3cm정도의 새우젓용 새우를 쌓아 두고 3kg에 2만원. 그냥 먹어도 맛이 좋은 싱싱한 새우다. 1.5kg에 만원의 값에 사서 어머니께서 손질해 두셨다. (짠물에 새우를 헹구어 체에 받쳐 두었다가 물기가 빠지면 만드할 분량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퍼백에 납작하니 넣어 얼려 둔다)

여기에 두부를 으깨 넣고 숙주를 데쳐 썰고 참치간장, 생강가루로 간해 넣고 마지막으로 청양고추 5개 정도 다져 넣고 재워 두었다.

해안이에게는 초컬릿쿠키를 만들어 달라 부탁했다. 일전에 산 화이트초컬릿 커버춰가 그냥 먹기엔 정말 몹쓸 정도로 텁텁하고 맛이 없어 뭔가를 해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에.

나 역시 그걸로 키커 초컬릿을 조제해 볼까 생각했다.

 

오늘 아침, 몸이 아프다는 경아씨는 쉬라 해 두고 해안이랑 밀가루를 사러 나섰다.

"경아씨, 밀가루 사러 갔다 올께"

"유기농으로 사와!" "알았어"

 찰스를 몰고 해안이랑 나서는데 문득, 우리가 미국에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밀가루를 사러 휴일 아침부터 나가고, 가게가 없어 차를 타고 갔다 와야 하고, 유기농 하나하나 따져 먹는 품이.

 어제 만든 만두속에 당면을 사 와서 삶아 썰어 넣고 달걀 두개 섞어 넣고 놓고 경아씨를 불러 삼인 삼색 요리를 시작한다.


  • 11시 경아씨랑 나 - 만들어 둔 만두 속을 이용해 만두를 만들고 쪄 낸다. 만들다 보니 만두피가 턱없이 부족해 사온 우리밀 밀가루로 만두피도 만들어 잠깐 숙성시켜 두었다.
  • 11시 해안이 - 화이트 초컬릿을 중탕으로 녹여 버터와 섞고 밀가루에 바닐라향(전분제품)을 넣어 반죽을 만들어 숙성시켜 두었다.
  • 12시 반,  경아씨랑 나  - 경아씨는 잠깐 쉬고 들어가고 나는 몹쓸(^^)화이트 초컬릿 커버춰 1.3개를 (한 800g 되겠다) 빵칼로 잘게 썰어 보울에 넣고 냄비에 물을 끓인 뒤 보울을 그 안에 담가 초컬릿을 녹인다. 분량이 분량인지라 도통 안녹는다. 적당히 녹이다가 보울을 꺼내 나이프로 막 저어주니 좀 섞이는 가 보다. 한번에 잘 안 녹아서 물을 다시 끓이고 보울 담그고를 서너 번 반복했다. 이 과정 중 초컬릿이 50도를 넘지 않게 해야 된다나.. 경아씨가 나오더니 코코아 가루를 넣잰다. 원판이 너무 느끼하다고... 태국산 100% 코코아 가루는 사실 향이 무척 이상한데, 체에 쳐서 넣고 잘 섞고 나니 그리 나쁘지 않은 맛이 된다.

  • 1시, 경아씨랑 나 - 빵 만드는 판에 올리브유를 잘 바르고 초컬릿을 절반만 쏟아 부었다. 밑바탕 용으로. 잘 펴 놓는다, 잘 안 펴진다. 너무 걸쭉하다... 우야든 동 펴서 웨하스와 마카다미아를 올려 두고 그 위를 다시 초컬릿으로 덮는다. 역시나 잘 안 펴진다. 다 올리고 나니 모양이 안습이다. 마지막 초컬릿 긁는 것은 경아씨가 역시 선수다. 잠깐 식으라고 어두운데 두었다.

  • 1시, 해안이 - 쿠키 반죽이 잘 숙성되었다고 좋아한다,. 아이스크림 질감이래나. 숟가락으로 떠서 빵판에 꾹꾹 눌러 둔다. 그 위에 슈거파우더를 뿌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 1시 반, 해안이 - 1차로 만들어진 쿠키가 나온다. 맛을 보더니 너무 달다고 한다. 경아씨는 먹어 보더니 처음엔 모르겠는데 뒷맛으론 단맛의 쓰나미랜다. 하지만 내가 먹어본 건 참 맛있다. 역시 해안이는 쿠키 만드는 데 선수다.

  •  1시 반, 경아씨랑 나. - 만두피가 얼추 숙성되었다고 다시 2차시기로 만들잰다. 이번엔 직접 만든 만두피라서 구멍도 나지 않고 잘 늘어나서 만두 속이 무작스럽게 들어간다. 한 서너 개 분량이 들어가나봐. 하지만 쪄 놓고 보니 만두피가 얇게 짝 들어 붙고 속은 꽉찬 최고급 만두가 되었다. 잠깐씩 잔 새우 사이에 같이 잡혀 버린 큼직한 새우도 같이 쪄졌다.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