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20 일본문제를 보며

LOG/흥진(04-05) 2005. 3. 20. 15:56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독도조례

연일 시마네(심하네~~^^)현의 독도조례 제정 문제를 가지고 시끄럽네요. 독도 영유권 주장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련만 이번엔 일본 외무부장관까지 독도를 자기땅이라고 과감하게 말하고 있고 우리 정부의 대응 또한 강경합니다. 다른 때와는 뭔가 다른 사뭇 비장함마저 드는군요.
일본은 현재 남쪽섬(하나는 대만 바로 앞-조어도(일본명 센가쿠)-에 있으며 또 하나는 저 멀리 동쪽 태평양에 있습니다) 대해서는 중국과, 북쪽 섬(홋카이도 북부 4개 도서)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그리고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와 분쟁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일본 주장대로 모두 다 관철된다면 일본은 말레이시아 정도의 거대한 해상 영토를 가지는 나라가 되겠군요.

이 문제에서 주목할 점은 일본은 현재 영토분쟁을 거는 나라들과는 모두 역사적으로 적대관계였으며 일본이 일방적 승전국으로서 이익을 취했던 나라들이란 사실이네요. 일본 우익들이 그토록 동경하는 황금시대에 따먹었었던 영토라 이겁니다. 
바로 그 말은 뒤집어 말하면 일본은 그들이 행했던 제국주의적인 침략야욕에 의해 한 때 따먹었던 영토들에 대해 아직도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피해를 주었던 주변국들에 대해 전혀 미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있는 도덕불감증의 인물들이 통치하고 있는 나라라는 해석도 됩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 예전에 조선 초기 태종임금이 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 남 서해안을 주로 약탈해갔던 왜구가 급기야는 인천 앞바다까지 침략하여 난동을 부리자 태종은 아예 왜구의 본거지인 대마도를 정벌하여 근거지를 소개하는 정책을 취합니다. 그 결과 왜구들은 이후 100년 이상동안 조선의 해안에 얼씬도 못했었던 적이 있지요.
원래 대마도는 한국에게 조공을 바치는 속지였는데,  점점 조공을 게을리 하더니 왜구로 돌변해 계속 고려와 조선을 괴롭히다가 이 일을 계기로 다시 조공을 바치는 종속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론 훗날 다시 일본 본토의 영향력하에 놓이게 되긴 합니다만.

지금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인 발언과 한국정부의 강경한 대응은 마치 그때의 현재버전을 보는 듯 하네요. 게다가 우리 사회에서는 우파인 이문열씨의 독도를 북한에 빌려 주어서 북미사일 기지를 만들자는 발언 역시 조선 초기 상황의 현실버전 같습니다.

항상 정부정책에 딴지를 거는 한나라당까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총단결 하는 걸 보면 외환(外患)이 내우(內優)를 다스리는 데는 좋은 기폭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은 조선(우리나라를 칭하는 일반명사로 썼습니다)이 옛 고조선(桓國) 이후로 다시금 세계를 향해 기지개를 펴는 이 시기의 충실한 조력자역할을 잘 해주고 있네요. 

비록 지금은 우리 집안끼리 총대를 겨누고 있어 한국의 힘이 많이 약한 게 사실입니다만, 일본이 계속 이런식으로 해 준다면 남북협력 또한 빨라지겠지요. 요즘은 미국도 갈데까지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누를 수록 튀어나오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많이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역시 이런 일 또한 우리 한민족의 단결의지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요?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오해하며 계속 자기편이라고 믿으면서 우리 한민족을 무시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 말입니다...

조선후기와 일본. 그리고 지금

정조대왕 이후로 안동김씨와 풍양조씨 가문에 의한 60여년간의 썩어빠진 세도정치, 그리고 총명하지만 유약한 고종황제의 판단력은 조선 멸망의 교과서적인 수순이었습니다. 망쪼가 들고 나서 실제 멸망하기까지 한 백여년 동안을 잘 버텨 온 것이 신기할 정도지요. 외국의 왕조는 100여년을 버티면 잘나가는 왕조인 것인데, 조선은 망쪼들고 나서 100년입니다. 

이거, 조선은 보통 수준의 나라가 아닌 겁니다.

하여간 1800년대 말의 조선은 말 그대로 개판이었습니다. 이사벨라 버드 비숍(Bishop, Isabella Bird)여사가 100여년 전에 우리 나라를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를 보면 뛰어난 국민에 무능한 정부, 무능한 양반이 득세하면서 상인과 기술자를 천시하고 사회 간접 자본은 하나도 발달하지 못한 조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 시대 일본은 기술과 상업을 발달시키면서 지금도 건재한 야마하, 캐논, 미쯔비시등의 회사들이 등장합니다. 도로는 정비되어 있었고 대형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 또한 가지고 있었죠.  곧바로 비행기까지 만듭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당시 일본과 조선의 국력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조선은 침체되고 썩을 만큼 썩은 상황이었다는 이야기죠.
썩은 살은 수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우리가 수술을 한 게 아니라 일본이 저들의 입맛에 맞게 수술을 한 형국이 되었습니다.

뭐, 수술을 했다면 한 거죠.

썩은 양반들 대신에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들어섰으며 양반들에게 수탈당하는 것처럼 조선 민중은 일본에게 수탈당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는 일본식으로 상업과 기술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지요.
고마운 일입니다. 양반에게 수탈당할 때는 그저 체념하며 당하기만 했던 우리 민족이 이민족의 침략에는 패배감을 거두고 강력한 저항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일본이 한민족의 저력을 본의 아니게 깨우친 것이라면 맞는 말일까요?

물론 부작용이 심했습니다. 50여년의 일본 강점기를 거치며 근대화했던 우리는 역시 해방 후 50여년간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했으며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는 나라가 되었고 1950년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썩을 만큼 썩은 존재를 기사회생시키고 나면 그 만큼 부작용이 크다는 것은 진리겠죠.

일본이 원튼 원치않든 그런 역사적인 소임을 조선에 대해 해 준 것을 저는 일면 고맙게 생각합니다. 50년간의 지배와 50년간의 부작용. 하지만 우린 그 부작용 시대에서도  고맙게도 바로 옆에 존재하는 최고의 기술국가 일본을 벤치마킹하며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습니다. 마치 일본이 조선을 벤치마킹하며 버릴건 버리고 좋은 것만 거두어 당시의 대국이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되었습니다.

1. 반쪽 한국은 일본인들이 그리도 부러워하는 [민중에 의한 정권교체]를 이룬 나라가 되었습니다. 일본은 우리처럼 역동적이지 않은 민족성 때문에 아직도 민중에 의한 정권교체는 요원하거든요.
2. 반쪽 한국은 아직 일본을 이기지는 못하지만 이젠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국가가 되었습니다.
3. 반쪽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희망적인 나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외신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바. 우리 한국은 [Too Dynamic KOREA]라구요.
4. 중국을 사대의 예로 예우했던 조선의 사상은 지금 우리에겐 없습니다. 오히려 예전의 고조선(桓國)처럼 중국을 항시 경계하고 있으며 중국을 우리의 무역상대국 또는 동등한 위치로 생각하며 나아가서는 경제적으로나 생활문화적으로나 한족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조선족이라는 거대한 민족이 옛 고구려 영토인 중국 동북 3성에 살고 있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4. 나머지 반쪽 한국은 지금 우리의 우방을 가장했던 적 미국의 가장 큰 골치거리이며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악동으로 컸습니다.
5. 그리고 그  반쪽 한국은 비록 못살지만 [할 말은 하는 나라]가 되어있지요. 미국에게나 일본에게나.
6. 통일한국은 중국에게나, 일본에게나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그런 위치에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100여년전 조선에 비해서는 비약적인 발전이지요?

일본에게 감사드립니다. 

거시적으로 일본은 결국 조선의 체질 개선을 돕고 조선 민중의 각성을 촉발한 존재였으니까요. 

게다가 지금도 독도 문제를 계속 제기하며 우리민족의 화를 돋워 현재 분열되어 있는 조선 민중의 단결을 외부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땡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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