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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고창(09-12)

2010/05/13 처음만든 바베큐

by Anakii 2010. 5. 21.

전원주택에 이사온 지 1년 반. 전원주택의 로망 바베큐를 딱 두번 했다. 바베큐라긴 우습게도 한 번은 고기 300g을 양념한 뒤 꼬치구이한 것이고, 나머지 한번은 눈속에서 삼겹 구을려다 불쇼만 하고 실패한 기억이다. 불피우고 굽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 특히 다음주엔 아버지와 누나도 오는 만큼 굽는 실력은 쌓아야지 않겠나 싶었다.

  • 준비물은 초 스몰 화덕, 작년에 가지치기 한 나뭇가지 몇단, 부탄가스 , 토치, 정원에서 주은 지푸라기
  • 나뭇가지를 대략 세워서 놓고 지푸라기를 안에 놓은 뒤 토치로 불을 쏘니 불이 붙는다. 지푸라기로 불을 붙이고 나뭇가지로 옮겨 붙게 하는데 20-30여분이 걸렸다. 일단 나뭇가지로 옮겨 붙으니 잘 탄다. 작년에 잘라 놓은 것이라 바짝 말라 있어 쓰기엔 참 좋다. 게다가 향긋한 자두나무, 향나무를 잘라 놓은 것이 아니던가.
  • 불이 일고 있는데 아래가 뚫린 직화팬을 쓰니 그을음이 엄청 인다. 황급히 거두고 석쇠를 놓았다. 역시나 석쇠 사이로 그을음이 올라온다. 일단 불이 사그라들고 숯불 상태가 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고기가 구워진다.
  • 예전에 아래로 타 숯을 썼을 땐, 기름이 떨어지니 불쑈가 되었는데 나무숯불은 그런 일이 없어 좋다. 고기는 농협에서 목살을 사 왔는데 그 맛이 어느 바베큐집보다 좋다. 와! 지금까지 이런 맛을 모르고 살았다니!

한 가지 불편한 점이라면, 굽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 가지가 얇은 나무라 지속시간이 짧다. 좀 기다리다 다시 나무를 지펴 숯 되길 기다려 구워야 한다. 500g정도 굽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다음날 조기를 구을 때는 문제가 발생했다. 생선은 오히려 잘 안익는데 익다가 나무로 불을 다시 붙여야 했다. 생선은 하릴 없이 식어만 가고.

 

 다 끝내고 배는 불렀지만 불장난하는 재미가 남았다. 나무를 때며 마당에서 모닥불 흉내를 내며 쉬었다. 이날도 여전히 쌀쌀하여 경아씨는 다음날 감기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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