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 이른 봄의 두타산행

TRAVEL 2012. 2. 26. 10:32    Print Friendly Version of this pagePrint Get a PDF version of this webpagePDF

올 겨울의 마지막 여행이 될 두타산. 지난 여름, 처음 왔을때의 감동을 겨울 버전으로 느끼면 어떨까? 하여 시작한 여행길.

첫날, 생각지도 않은 빠른 길

조금 일찍 출발했기에 출발 후 한시간 십분 만에 호법분기점에 당도했다. 원래 일정은 영월에서 1박 후 동해로 넘어가는 거였는데 이렇게 된다면 그냥 동해에서 일정을 시작한 뒤 영월로 되짚어오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일정을 변경했다. 원주에서 강릉 오는 길 가엔 설경이 멋졌다. 올해 마지막 눈이려니.  시원하니 막히지 않은 영동,동해고속도로를 거쳐 동해 삼삼해물탕집 앞에 세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김포에서 세시간 반만에 동해에 도착하다니. 이런 날도 있구나.

다시 찾은 삼삼해물탕

작년에 한 번 찾은 동해시 발한동 삼삼해물탕.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소짜가 3만원. 

작년엔 대합, 꼬막, 골뱅이 등 조개 위주의 푸짐한 해물찜이었지만, 오늘 찜엔 주로 큼직하고 통통한 게가 한가득이다. 이건 거의 푸짐~~한 게 찜. 거기에 큼직한 골뱅이도 푸짐~ 작지만 속이 꽉 찬 꼬막도 많다. 

소주 한 병 시켰지만 정신없이 찜을 먹느라 소주는 한잔을 비웠을 뿐.작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해물찜. 처음 나왔을 땐 이걸 둘이 어찌 다 먹나? 했는데 어느새 해물이 바닥났다. 게장이 흘러 내린 국물이 아까워 밥도 한 그릇 비벼 먹으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른 배.


호젓한 밤의 두타산

식사를 하고 묵호항에 잠깐 들렀더니 무척 한적하다. 주말인데 이렇게 한적하면 이곳 상인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경아 폰에 설치한 올레내비 목적지를 무릉프라자모텔(작년에 묵었던)로 하여 출발했다. 생각보다 제 몫을 잘 해내는 올레 내비. 가끔씩 길을 이상하게 안내하긴 하지만 그 때문에 완전하게 의존하지는 않게 되어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한번 이상한 길 안내하길래 그냥 무시하고 갔더니 좀 기다리다 바른 길을 안내한다. 

무릉계곡 주차장 앞에 있는 무릉 프라자모텔. 오늘은 영업을 안 하는지 깜깜한데 옆의 청옥산장은 영업중. 오늘은 청옥산장에 묵는다.  이 두 곳, 가격(주중 3만, 주말 4만)과 시설 모두 비슷하다.

 체크인 해 두고 잠시 밤 산행에 나섰다. 산책객 하나 없고 영업집들은 거의 문을 닫아 괴괴한 분위기지만 날은 따뜻한 봄 밤. 등산로엔 가로등이 켜져 있어 한밤 등산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척 조용하고 공기는 청량. 계곡물은 콸콸. 무릉반석까지만 갔다가 도로 돌아왔다.




둘쨋 날, 두타산행

아침 7시, 이른 산행을 시작했다. 역시 한 두 명 외 오가는 사람이 없어 호젓하다. 겨울이라 나뭇잎이 없어 기암괴석들은 좀 더 잘 보이며, 폭포들이 얼어붙어 있어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다. 완전히 얼어붙어 있을 거라 추측했지만 생각보다 기온이 포근했던지 힘차게 흐르는 계곡 물 소리가 들린다.

두타산성으로 넘어가 보고자 시도했지만 게바라의 발가락 사정 때문에 조금 가다 포기하고 작년의 루트를 따라 간다. 삼화사, 학소대, 관음폭포를 거쳐 선녀탕, 쌍폭포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산책했다. 

겨울이라 얼어붙은 땅에 내린 서리, 바위에 곱게 낀 이끼가 더욱 잘 드러난다. 멀리 얼어붙은 폭포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선명하다. 

쌍폭포와 용추폭포는 얼어붙어 예전의 호쾌함은 덜하고 선녀탕도 물 높이가 무척 낮아 아늑한 느낌이 든다. 작년 늦봄엔 조금 시푸르둥둥했는데.

용추폭포에서부터 기온이 급변한다. 싸~~해지는 분위기, 눈이 세게 날린다. 내려오는 내내 눈발이 세지다가 삼화사에서는 눈보라도 친다. 쫄딱 젖은 생쥐 모습. 등산객들은 하나 둘 비옷을 챙겨 올라온다.


폭설의 영동

숙소에서 나와 정선으로 넘어가려 하는데 국도에 제설차가 앞을 달린다. 

"와 저게 정선가는 길까지 갔으면 좋겠어!"

하지만 제설차는 동해시 경계에서 유턴. 관할 구역이 있는 거겠지.

정선 가는 42번 국도. 오르막 좀 오르다 기름이 없어 다시 무릉계곡으로 돌아갔다. 눈발이 거세어져 올라갈 수 있나 긴가민가해진다. 기름 넣고 주유원에게 여쭈어보니 이러신다.

"갈 수 있긴 하겠는데요, 여기보다 저 위는 세배 정도 눈이 많이 오는데."

헉, 가지 말란 이야기를 완곡하게 하시네.

정선, 영월 가는 길을 포기하고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통한 재미없는 귀환길을 가려 차를 동해시 쪽으로 향하다보니 점점 날이 갠다. 이러면 갈 수 있지도 않을까?

차를 돌려 다시 42번 정선국도에 진입했다. 하지만 아까보다 더 심해지는 눈발. 국도의 오르막을 좀 오르다 차가 미끄러질 것 같은 위험까지 당하고 나니, 일정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영월 포기.  온 길을 따라 귀환이다.

길 가다 이런 알림판을 봤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차량통제" 아, 이건 꼬불꼬불 대관령 옛길이 통제되었나 보네?
(사실은 그게 아니라 영동고속도로의 주 도로를 통제하는 엄청난 일이었다)

동해고속도로 타고 강릉으로 올라가다 정동진이 보인다. 아직 안 가 본 곳. 정동진으로 무작정 향하는데, 눈발이 이젠 해안가까지 거세다. 정동진에서 안인진 지나 강릉으로 접어드는 예 길. 눈발은 점점 세어지고 바람도 세진다. 

강릉으로 접어들어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구간부터 주차장이다. 차들이 올스톱, 다행히 대관령 구간 제설작업이 끝났다는 반가운 알림판.

눈발은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데, 강릉 톨게이트 가기 전부터 막히다니 이런 일이...

사고는 없었다. 차가 몰려서 막히는 것일 뿐. 1시 50분에 진입을 시작했는데 3시 20분에 평창휴게소에 도착했으니 그리 나쁘지 않은 상태였다. 뉴스엔 각종 사고들 소식이 가득하던데.

대관령을 지나자 눈 기운이 확 줄어든다. 영동엔 엄청난 폭설이 내리는데 영서로 접어드니 눈발은 있지만 아무 힘이 없는 눈발이라. 높새바람 현상을 직접 몸으로 경험한 것일까?


정동진, 봉평에서 헤메다. 피리골 화로구이막국수

정동진에 들렀더니 연인들만 가득이더라. 좁은 역에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정동진 무료 주차장에 차를 두고 잠깐 해안가로 가 보니, 사나운 파도가 백사장 앞 바위를 때리는 모습. 

"캬, 이게 바로 동해!."

서남해에선 볼 수 없는 장쾌한 광경에 게바라도 찬사를 연발한다.

정동진, 안인진 지나 강릉으로 접어드는 해안도로도 무척 예뻤다. 흔히 볼 수 없는 풍경.

영동고속도로로만 오자니 심심하여 적당히 국도로 접어들고자 평창휴게소서 알아 보니 이미 늦었다. 진부로 나와야 운두령 지나 홍천 방면으로 국도타고 올 수 있는건데. 다른 길을 탐색해 보니 장평 나들목에서 나와 봉평 시내로 접어들었다가 지방도를 거쳐 홍천 가는 길이 있다. 

그런데 그길 지방도 408번, 아무리 찾아 봐도 구글맵, 네이버맵 등등엔 깊은 골짝만 있을 뿐이다. 이거 정말 존재하는 도로야? 

톨게이트 지나 도로공사 사무실 가서 이 도로 있냐 여쭈니 잘 모르신다. 대신 봉평에서 홍천 가는 길은 보래령터널을 이용하라시네. 만든지 얼마 안된 터널이다. 처음엔 이것이 지도에 있는 408지방도인줄 알고서 그 도로가 지나가는 흥정계곡쪽으로 길을 잡았지만, 아무리 봐도 길다운 길이 없다.  이게 뭔가? 유령도론가?  한참 헤맸다.

하지만 이 보래령터널은 봉평읍에서 동북쪽으로 나와 홍천군 동쪽의 내리로 통하는 터널이다. 

차를 되돌려 봉평읍 지나 424번 지방도 보래령로로 향했다. 전~~혀 터널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완전 농로같은 마을 길을 따라 덕거 1리, 달빛 극장을 지나니 겨우 왕복 2차선 도로가 나오고 터널로 진입한다. 터널을 나오니 홍천군 내리. 갈 길이 멀다. 홍천읍까지 56킬로라나? 2차선 지방도를 따라 가면 한시간 넘어 걸리겠다.

홍천 방면으로 가다 화로구이집을 발견하여 저녁을 먹었다. 큼직한 화로에 참 숯 가득 하여 양념 삽겹이나 양념 닭고기를 낸다. 1인분에 만원. 푸짐하지는 않지만 맛이 깔끔하다. 반찬 재료도 신선하고 들깨를 이용한 샐러드가 독특했다. 막국수도 내 왔는데, 강원도라 그런지 기본은 하는 맛이다. 면이나 양념, 육수 등등 모두. 

[글 쓰다 찾은 다른이의 홍천 여행 내용]
홍천 용소골 트레킹(이거, 대박인걸.) http://blog.daum.net/namjunri/16478277 


강릉에서 집으로 오는 새로운 길


1. 강릉IC - 영동고속도로 - 외곽순환 남측을 거쳐 고촌까지 가는 길은 262km. 
2. 강릉IC - 영동고속도로 - 새말에서 나와 중앙고속 횡성IC - 경춘고속 - 외곽순환 북쪽으로 가는 길은 258km
3. 강릉IC - 영동고속도로 - 호법에서 중부타고 올라와 - 외곽순환 북쪽으로 가는 길은 261km
4. 강릉IC - 영동고속도로 - 속사에서 나와 이승복기념관 거쳐 31번, 56번 국도를 거쳐 동홍천IC - 외곽순환 북쪽으로 가는 길은 250km

이 중 가장 적절한 길은 2번길. 가깝기도 하고 다른 이들이 별로 택하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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