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웬리의 어록 10
- 전쟁의 90%는 후세 사람들이 질려 버릴 만큼 어이없는 이유로 일어났다. 나머지 10%는 당대 사람들까지 질려버릴 만큼 더욱 어이없는 이유로 일어났다.
- 아무리 비현실적인 인간이라도 불로불사를 믿지 않는데, 그게 국가가 되고 나면 국가가 영원불멸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멍청한 놈들이 있다는 건 참 신기한 일 아닌가.
- 최악의 민주정치는 최선의 전제정치를 낳지 못하지만, 최악의 전제정치는 일시적이나마 최선의 민주정치를 낳아준다.
- 정치의 부패란, 정치가의 부정축재를 말하는 게 아니야. 그건 개인의 부패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가가 뇌물을 받아도 그걸 비판하지 못하는 상태를 정치의 부패라고 하는 거지.
- 법을 준수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스스로 정한 법에 반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려고 했을 때, 그걸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시민으로서 오히려 죄악이다. 왜냐면 민주국가의 시민에게는, 국가의 범죄나 오류에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
- 사람은 전쟁터에서 멀리 있을수록 호전적이게 된다.
- 국가가 세포 분열해서 개인이 된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의지를 지닌 개인이 모여 국가를 구성하는 것인 이상, 어느 쪽이 먼저고 어느 쪽이 나중인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명한 이치이다.
- 위인이니 영웅이니 하는 자들의 전기(傳記)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선량한 사람에게 변태(異常者)를 본받으라 하는 것과 같은 거니까 말이지.
나선미궁 2화
이런 상태라면 마누라도 없을 듯 하고 그대로 질질 끌 듯이 군대생활인가
무사히 근무하고 퇴역한다면 긴 노후가 기다리고 있고 퇴역군인으로 오래도록 살게 되겠군
젊은 시절부터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관리가 확실하니까
그렇게 되면 주위에 폐를 끼쳐가며 오래 살며
주변의 젊은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늘어놓으며 경원되겠지
그런 늙은이가 될까나
6화 이제르론 공략에 앞서
이 싸움에서 당신의 목적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명예입니까? 아니면 출세입니까?
출세는 아니겠지. 30살도 되기 전에 각하라 불리웠으면 이제 충분하지.
그리고 나는 이 싸움이 끝나고도 만약 살아있다면 퇴역할 생각이고.
뭐 연금도 나오고 퇴직금도 나온다.
나와 또 한 명 정도가 조촐하게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 정도로.
이런 정세하에서 퇴역하시겠다는 겁니까?
그래, 그 정세 이야기 말인데.
이제르론 공략에 성공하면 우리 나라는 군사적으로 우위에 서게 된다.
그것을 통해 제국과 뭔가 만족할만한 평화 조약을 맺을 수도 있겠지.
그리 되면 나로서는 안심하고 퇴역 할 수 있는 평화가 도래한다.
하지만 그 평화가 항구적인 것이 될까요?
항구적인 평화라는 것은 인류 역사상 없었다.
하지만 수십년 정도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는 존재했지.
다시 말하자면 내 희망은 앞으로 수십년 정도의 평화다.
하지만 그래도 그 1/10의 기간의 전란에 비하면 만 배는 낫다고 본다.
7화 이제르론 함락 후
제국군으로부터 답신이 왔습니다.
'그대는 무인 정신을 모른다'
'나는 살아 치욕을 당하는 것을 모른다.'
'죽어서 명예를 지키는 길을 알 뿐.'
'이제 황제폐하의 은혜에 보답키 위해'
'전함 돌입하여 옥쇄할 뿐!'
무인 정신?! 그런 놈들이 있기에 전쟁이 그치지 않는다!
21화 동맹구국군사회의 쿠데타군 11함대와 조우 전
"이제 곧 전투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사실, 전투를 안하는 거이 좋습니다.
하지만 한다 하더라도 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함대와 싸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편안히, 무리 없이 임하도록 합시다.
우리 국가의 운명이 이 전투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개개의 자유와 권리에 비교하자면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자, 여러분 이제 시작해 볼까요?
26화 키르히아이스의 유해 앞에서 오벨슈타인
"빛에는 그늘이 따르는 법. 하지만 빛이 가려지면 그늘도 역시...:"
29화 카젤느와 양의 대화 중
"어린이는 완전한 부모를 보며 자라는 게 아니야.
오히려 불완전한 부모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자주성과 독립성을 키우는거야"
35화 군인이 되고자하는 율리안에게 하는 말
"군대란 건 폭력기관이고, 폭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좋은 폭력과 나쁜 폭력이요?"
"아니, 그게 아니야. 지배하며 억압하기 위한 폭력과 해방의 수단으로서의 폭력이다"
국가나 군대의 폭력은 본질적으로 전자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권력과 시민의 .대립에 군대가 시민의 편을 든 예는 드물다. 반대로 군대그 자체가 권력기관으로 변해 폭력으로 시민을 지배해 옸다"
39화 양과 유리안의 대화 중
"악의 원흉 따위 3류 TV 드라마에서밖에 존재하지 않아. 오히려 악이라고 하면 우리는 이번에 제국의 구체제파와 손을 잡았지. 적어도 역사의 흐름을 역전시키려는 쪽에 가담했단 거야. 후세의 역사가는 우리들을 악의 진영으로 분류할지도 몰라."
"그럴 리라"
"인간이란 자신이 악이라는 인식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아. 그래서 각자의 정의를 가지고 타인에게 강제하려 싸우는 거야.
그러니까 유리안 네가 페잔에 가서 그들의 정의와 우리들의 정의의 차이를 헤아릴 수 있게 된다고 하면
그건 분명 네게 있어 손해가 되지는 않을 거야
거기에 비하면 국가의 흥망 따위 별 것 아니야 이건 정말이야
자유행성동맹의 흥망이라도 말씀이신가요
그렇군 내가 연금을 받는 동안 정도는 버텨 줬으면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역사적 의의로 말하자면 자유행성동맹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정치체제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탄생한 거야
예
전제정에 대립하는 입헌정 비관용적인 권위주의에 대립하는 진보적 민주주의
뭐, 그런 것들을 주장하고 실천해 온 거지만 루돌프적인 것들이 로엔그람 공작에 의해 일소된다면
굳이 동맹이 존속해야 할 이유도 없어지지
유리안
사람이 언젠가 죽는 것처럼 국가라고 해서 영원히 불멸하는 건 아니야 국가라는 건 그저 도구에 지나지 않아
그 점만 잊지 않는다면 아마 제 정신을 유지하고 살 수 있을 거야
50까지
은영전을 세 번째 보고 있다. 전쟁장면에서 함선의 손실을 단지 %로 이야기한다. 그 함선에는 엄청난 사람이 있잖은가. 어쩌면 이 만화는 영웅주의를 옹호하는 게 아닌가. 선배들이 이 만화에 열광했던 것은 그 자체로 영웅주의에 경도된 일본식 시각 아니었을까.
세번째 보며, 전쟁 장면에서 계속 불편한 느낌이다.
51화. 양과 라인하르트의 일전
"정의와 신념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피를 많이 흘리게 만드는 것이다. 최고 지도자가 옹호하는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무수한 병사가 산 채로 불타고 팔다리를 잃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권력자들이 전장에서 멀리 안전한 장소에 있는 한 정의와 신념은 목숨보다 훨씬 귀중하다고 계속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56화
"군대라는 것은 한 나라에 있어 최강의 폭력조직이다. 역사를 아는 이에게는 일반적인 명제다."
59화 양웬리와 프레데리커의 대화 중
프레데리커 역시 뛰어난 군인이며 능력자다. 하지만 결혼 후엔 주부. 요리를 못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과 프레데리커가 잘하는 요리가 인스탄트 뿐이라는 양의 말도 의미심장. 민주적인 것 같지만 은근히 남여의 성역할을 강하게 시사하는 부분.
64화
교단 입장에서 신도들의 목숨처럼 싸구려는 없어. 권력자 입장에서의 국민, 용병가 입장에서의 병사나 마찬가지야. 분통터지는 일이긴 하지만 새삼 놀랄 일도 아니야. 용병가라는 직업 그 자체가 천벌받을 일이야. 그 점을 잘 알아두고 군인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도록 해.
74화
"전제는 변혁을 이끌기에 효율적이기 그지 없는 체제군요"
"한면, 민주주의는 멀리 돌아가는 거지. 거기에 질린 민중은 말하는거야. 위대한 정치가에게 거대한 권력을 주어 개혁을 추진시켜라 라고"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힘있는 자의 희생에 그 진수가 있다. 강자의 희생을 효율적으로 제도화한 게 민주주의야."
회를 거듭할 수록 전투 장면이 많이 나온다. 20대에 봤던 감상과 달리 전투 장면에서 파괴되는 전함이 안타깝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있을 것인가. 특히 작전을 하달하며 전황을 파악하는 주인공 뒤로 폭파되는 함선들이 보일 때는, 적어도 몇 천명이 저 폭발과 함께 죽어나가는데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른 전황을 이야기하는 주인공이란 어떤 자인가싶다.
이 작품이 가진 근본 한계가 거기에 있다. 마치 군인들은 없고 제독만 있는 듯, '전력이 손실되었다' 라는 표현이 남발된다.
88화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어. 하지만, 그건 말로 들은 자 만이 이해하는거야.
말은, 마음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빙산의 일각과 같은 거야. 실제로 나타나는 부분은 적지만 그것을 통해 다른 부분에 존재하는 큰 것을 알고 느낄 수 있어.
말을 소중하게 해라. 그러면 그냥 침묵해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정확히 전해줄 수 있다.
93화 로이엔탈,미터마이어의 대화. 로이엔탈의 비참한 어린시절과 관련.
미터마이어 : "그럼 취해 있는 편이 좋을까. 술에서 깨어 있는 것이 좋을까?"
로이엔탈 : "취한 채 죽는 게 행복하겠지. 취한다는 건, 누구를 사랑한다거나 누군가에 충성을 다한다든가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을 지 몰라."
두 천재, 밝게 자란 평민의 아들 미터마이어와 어둡게 자란 귀족의 아들 로이엔탈.
그가 카이저에게 대항한다. 자신의 긍지를 위해, 카이저와 자신을 막고 있는 간신(?)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카이저가 한 말, "나를 쓰러뜨릴 자신과 각오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해도 된다"
하지만 그가 카이저와 대립할 때 스러지는 수많은 사람들은? 멋있는 그를 위해 스러져야 하는 미생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카이저에 대항하지 않으면 결례라는 생각.
이게 우리나라 운동권을 관통했던 멋있는자의 전설. 지금 와서 생각하니 무섭다. 어릴 때는 논리적이고 정의롭다고 느꼈던 작품이었는데.
로이엔탈에 대해 유리안 민츠가 기록하는 사실, 이건, 조선의 태종을 말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3대 정도의 황제라면 로이엔탈처럼 탁월한 재간과 그릇의 소유자도 없었을 것이 아닐까. 그는 전 정권의 정책을 계승하여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고치며 기강을 숙청하고 국가 조직을 재편하고 무력반란을 진압하여 정권과 인민을 지키며 강대한 지도력을 통해 흔들림 없는 통일을 지켰을 것이다. 그는 골덴바움 왕조 황제의 대부분보다 위대한 군주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제국에 있어 수도는 오딘이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시대에 특출난 천재로써 우주의 중추를 페잔으로 옮긴 젊은이가 있다.
그걸 생각하면 로이엔탈은 창업 시대에 태어난 수성자였다. 창업자인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시대를 같이했다는 것이 오스카 폰 로이엔탈에게는 불행한 것이었을까? "
109화 유리안과 척탄병이 카이저의 기함에서 카이저까지 돌입하여 카이저와 담판.
110화 유리안들과 카이저가 페잔으로 이동. 페잔에서 오벨슈타인의 작전으로 지구교잔당들 소탕. 오벨슈타인 죽고 카이저는 병사.
"독재자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시민의 권리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 체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지를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웠더라면. 정치는 그것을 얕보는 자에게 분명 복수하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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