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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18 북유럽, 발리

1월 8일~10일 오슬로

by Anakii 2018. 2. 6.

2018.1.8(월) 예테보리 - 노르웨이 오슬로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오늘 일정을 확인하고 잔다. 7시 10분에 식당에 간다. 둘이 얘기하며 음식을 넉넉히 먹고 1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어제도 약간의 과일을 더 샀기 때문에 떠나는 날인데 과일이 좀 많다. 아침 8시 40분에 나간다. 살루할렌에 간다. 작은 시장이었다. 길 위가 살짝 얼어서 미끄럽다. 트램으로 슬로츠코겐 공원에 간다. 잔디와 낙엽에도 서리가 내려 예쁘다. 플릭타 자연놀이터는 보기에 좋았다. 월요일 아침이지만 아기들이 많다. 주로 아빠가 데리고 온다. 관리하는 사람들이 통나무 놀이기구들에 흙을 뿌려가며 미끄럽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서리내린 하얀 땅바닥도 쓸어 놓아 부드럽게 한다. 아이들이 거칠게 놀아도 부모들은 걱정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지켜봐 준다. 긴 원통형 미끄럼틀도 있고 아이들에게 꽤 가파른 미끄럼틀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고 모두 신나고 즐거워보인다. 이런 것이 선진국이다 싶은 곳이었다. 어시장에 가서 사진만 찍고 걷는다. 11시에 브로길렌 유기농 빵집에 간다. 날씨가 좋다. 브런치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시립박물관 맞은 편이다. 앉아서 맛있는 커피와 페스츄리, 생크림이 얹혀진 빵을 먹는다. 남편이 아주 맛있어 한다. 

숙소에 와서 잠시 쉬다 짐 챙겨 버스터미널에 간다. 12시다. 나는 과일을 꺼내 먹고 남편은 치킨을 사먹는다. 버스가 들어와서 탄다. 맨 앞자리에 앉았다. 12시 45분에 떠난다. 자다가 책을 본다. 밖의 경치도 본다. 위로 갈 수록 주변이 점점 더 하얗게 변한다. 몇몇 도시를 경유하여 4시 반 경에 오슬로에 온다. 바닷가 언덕 위의 하얀 집들이 인상적이다. 시애틀 같기도 하다. 해가 지면서 붉게 변하는 하늘이 아름답다. 뭉크의 '절규'에서 보던 하늘 그대로 불탄다. 귀 막고 서 있으면 진짜 그림같겠다. 내려서 하늘을 보니 더 멋지다. 열대지방의 하늘 같다. 시티박스 숙소에 온다. 그리 작지도 않고 좋다. 1층의 공유 공간이 넓직하다. 짐 풀고 나간다. 도시 이미지는 밴쿠버 느낌이다. 유리로 된 건물들이 높다. 도시 공기가 아주 상쾌하다. 쿱에서 장을 보고 온다. 흰소시지가 파격할인 6에 나온다. 숙소 주변을 구경하다가 온다. 들어와서 소시지를 파프리카, 마늘, 사과와 끓인다. 아주 맛있게 먹고 다시 나가서 하나 더 사온다. 1층 공용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10시가 다 되어 간다. 졸립다. 

브로길렌 빵집 44+34+29=104, 터미널 치킨 54, 플릭스 버스 1인 13*2=26유로, 시티박스 1박 92,000*3일 =275,000원, 쿱 64(+122+26=212 NOK


2018.1.9(화) 오슬로


아침 7시 넘어 일어난다. 어제 밤에 환기 시킨다고 창문을 열었다. 간밤에 난방을 제대로 안 틀어서 추웠던지 머리가 띵하고 지끈거린다. 아침으로 미스터 리 라면과 초코빵, 우유를 먹는다. 라면은 닭고기 맛으로 하얗다. 면이 맛있는 편이다. 남편은 캐논카메라를 사서 왔기 때문에 사은품을 받는 이벤트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나는 몸이 불편해서 다시 잔다. 정신이 멍하다. 남편이 겨우 어렵게 인터넷 신청을 한다. 절차가 복잡하여 거의 2시간 걸렸다고 한다. 정신을 차리려고 사과와 오트밀을 천천히 먹는다. 

10시 반에 나간다. 영하 5도라는데 체감 온도는 더 차다. 옷을 단단히 여며야 한다. 걸어서 시청에 간다. 매년 12월 10일에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면 개방하는 시청이라고 한다. 들어가면 거대한 홀에 사방 벽화가 있다. 화가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증했다. 안타깝게 2011년 테러가 난 곳이기도 하다. 직원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철거에 바쁘다. 뭉크의 방 등 그림을 볼 수 있는 실들이 있다. 뭔가 인민 중심의 사회주의 느낌이 난다. 바다가 잘 보인다. 나와서 전철역에서 24시간 교통권을 끊었다. 

트램을 타고 유명한 오펜트 빵집에 간다. 조용한 동네에 있다. 역시 사람이 많다. 커피 맛이 아주 좋다. 기막히게 맛있는 수제 딸기잼과 버터를 가져다가 같이 먹는다. 빵은 훌륭하다. 사람들은 수다를 떨고 시끄러운데 나는 앉아서 졸았다. 몸 상태가 별로다. 나가서 키위 수퍼에 잠깐 들른다. 가격이 싼 것들이 있다. 프롱네르 지역의 빈티지 숍들을 구경하려고 한다. 추워서 인지 거리가 썰렁하다. 

비겔란 공원에 가려다가 오늘 중에 박물관 한 곳은 가야할 듯 하여 뭉크박물관에 가기로 한다. 트램과 전철을 탄다. 퇴옌역에 내린다. 이곳은 눈이 쌓여 온통 하얗다. 나무마다 눈꽃이 내렸다. 어린 아이들이 눈에서 미끄럼을 타고 있다. 유색인종들이 많다.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이 나라 말로 열심히 말하니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무척 귀엽다. 하얀 길을 걸어 박물관에 들어간다. 학생들이 무척 많다. 뭉크 그림 뿐 아니라 다른 화가의 작품도 있다. 그림들은 훌륭하고 인상적이었다. 놀라운 것은 단층으로 그림이 별로 없다는 거다. 뭉크에게서 2만점을 기증 받았다면서 다 어디에 있는지. 게다가 직원에게 그림이 이것 뿐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 절규는 국립미술관에 가라고 한다. 세상에.. 그림이 많아 지쳐서 못 볼 줄 알았는데... 약간 억울하다. 그래도 커피 탓인지 뭉크 그림 덕인지 몸이 나아졌다는 거다. 남편도 힘이 난다고 한다. 워낙 심리적이고 감정이 요동치는 강한 그림들이다 보니 기운을 팍 받는 것 같다. 유화 붓질이 강하고 과감하다. 고호가 특유의 화법이 있다면 뭉크도 자신 만의 강하고 센 타치가 있다. 남편도 좋았다고 한다. 나와서 입구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을 만났다. 한국어가 들려 반가웠다고 한다. 오슬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박노자 선생 강의도 들을거라고 한다. 

다시 전철로 시립 공동묘지에 간다. 나는 묘지가 좋다. 항상 마음이 푸근해지는 곳이다. 묘지의 표지판을 보고도 뭉크 묘의 위치를 찾기 어렵다. 한참 헤메다가 지나가는 분에게 물어 뭉크의 묘를 찾았다. 깔끔하게 자신의 필체로 이름이 새겨져 있다. 생전에 그리도 힘들어 하며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는데.. 정신병에도 걸리고 방황하더니 죽어서 편안했을까 싶다. 잠시 묵념을 했다. 다시 입센의 묘를 찾다가 어려워서 포기할까 싶었다. 지나가는 분에게 물어서 찾았다. 바닥 쪽 비석에 이름이 있고 탑에는 달랑 망치가 새겨져 있으니 도저히 찾을 수 없었겠다. 아예 철제로 화환을 만들어 두었다. 무덤의 규모로 볼 때 입센이 국민 작가로 더 대접을 받는 듯 하다. 1906년에 돌아가신 분이 1800년대에 '인형의 집'에서 주부인 노라가 자아를 찾아 집을 나가는 놀라운 작품을 썼다. 진정 페미니스트다. 역시 묵념을 드린다. 

오페라하우스에 간다. 눈이 쌓여서 조심해서 올라간다. 하얀대리석과 하얀 메탈이 섞인 배 모양의 건물이다. 바다에는 유리돛을 단 배와 페리가 떠 있다. 어제같은 아름다운 노을은 없다. 검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바람불고 춥다. 멋진 내부에 들어가서 쉰다. 따뜻하다. 

저녁 장을 보러 키위, 매니, 쿱에 가서 필요한 것을 샀다. 숙소에서 어묵과 소시지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나머지는 양송이와 사과, 파프리카 넣고 끓였다. 키위에서 산 연어초밥도 먹었다. 블루베리도 맛있다. 어묵은 완전 우리 입맛이다. 남편은 플롬, 보스, 베르겐 숙소 예약을 한다. 난방을 제대로 틀어서 오늘은 따뜻하다. 몸이 노곤하다. 9시라서 자야겠다. 내일은 아침에 비겔란 공원 갔다가 그뤼네뢰카 지구의 팀 웬들보 커피하우스, 국립미술관, 저녁에는 아케르스후스 요새에 갈거다. 내일 모레 피요르 지역에 가려면 오지니까 미리 장도 봐야 한다.

교통카드 90*2=180, 오펜트 바케리 - 빵(초코 페스츄리 35+ 빵27), 커피 더블 샷(아메리카노 31+마키아또 29)=122, 뭉크박물관 120*2=240, 수퍼마켓 3종 - 총 270 : 키위 144(스시 70, 미스터 리 라면 8,  맥주 26, 블루베리 40), 매니 48(양송이 버섯 8, 어묵 700g 18, 파프리카 22), 쿱 98(초콜릿 37, 커피41, 오트밀 20), 쿱 거름망 종이 20


2018.1.10(수) 오슬로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책을 본다. 어제 끓여 놓은 흰 소시지와 어묵, 오렌지를 먹는다. 다시 자서 7시 10분에 일어난다. 남편이 종이컵으로 커피 내리는 도구를 만들어서 커피를 내려 놓았다. 덕분에 그럴싸한 맛의 커피를 먹는다. 빵과 우유 등을 먹고 9시에 나간다. 날이 춥다고 해서 든든히 입고 수면 양말도 신는다. 영하 8도다. 

트램으로 비겔란공원에 간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크게 춥지 않다. 흰 눈이 쌓여서 길이 얼어붙었다. 미끄러지지 않게 잔 돌을 뿌려 놓았다. 넓은 공원을 걷는다. 비겔란의 작품들은 사람의 몸이 단단하게 표현되었다. 역동적인 삶의 형상들을 담고 있다. 화내는 아이는 인어공주 동상처럼 반달리즘의 수난을 당했다. 사람들이 귀엽다고 손을 만져서 금빛으로 번쩍인다. 서리가 내려 동상들의 표정이 더 생생하다. 다리의 양쪽으로 남녀, 모자, 부녀, 모녀, 자매, 아기들, 할아버지와 손자 등 조합도 다양한 역동적 동상들이 늘어서 있다. 주로 가족의 모습을 소재로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노는 부부들의 모습이 기본이다. 사람들의 삶과 죽음의 모습을 담은 사각형 공간에 밖에는 부조들이, 가운데는 큰 그릇을 든 남자들이 있다. 계단을 오르면 가운데 121명이 서로 얽혀 인간 군상으로 석탑을 만든 거대한 작품이 있다. 탑 주변에는 아기들부터 죽음을 앞둔 노인까지의 인간 군상을 화강암으로 조각했다. 웅장하고 멋있다. 제자들과 14년 간 만들었으나 다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마지막 만났을 때 가족들과 이곳을 다녀온 복수 언니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한 곳이라 언니 생각이 많이 났다. 1시간 이상 있었다. 아침 동트기 전부터 밝을 때까지 있었다. 이 시간 무렵이 공원의 동상들을 감상하기에 좋은 시간일 듯하다.

트램타고 10시 40분에 오펜트 바케리에 간다. 피요르드 지역에서 먹으려고 유명한 뮈즐리 빵을 산다. 무게가 대단하다. 크루아쌍과 커피를 시킨다. 오늘은 지글지글한 난로 앞이다. 몸이 녹는다. 맛있는 잼을 잘 먹었다. 뮈즐리 빵은 단단한 우리나라 백설기같다. 안에 호박과 넛트가 잔뜩 들었다. 다시 트램으로 11시 15분에 그뤼네뢰카 지구에 간다. 팀 웬들보 커피에 가서 테이크 아웃 2잔을 산다. 오늘의 추천 커피이다. 이곳은 컴퓨터로 제어하며 커피를 볶느라 바쁘다. 오슬로 최고의 커피 가게이다. 바리스타상을 받았다는 팀 웬들보로 추정되는 청년이 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이 집에는 아메리카노는 없다고 한다. 바리스타 추천 온두라스 커피를 받았다. 나시멘토라고 한다. 새콤하고 차같은 맛의 커피다. 전혀 진하지 않다.

트램타고 국립미술관에 간다. 11시 50분에 내린다. 24시간권이 알뜰히 쓰였다. 걷다보니 12시 정오의 시계 소리인지 뭔지가 뱃고동처럼 울린다. 미술관에 들어간다. 노르웨이의 자연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살아있는 이곳의 그림들은 모두 훌륭했다. 디테일의 묘사가 사진보다 더 생생하다. 인간이 느낀 가장 아름다운 형상들을 극사실주의로 그린다. 달이라는 화가가 인상적이다. 예전부터 피요르드 관광을 했는지 몇 백년 전에도 많은 배가 떠다닌다. 이 곳에도 르누아르, 고갱, 피카소, 세잔느 등의 그림이 있다. 북구의 화가들의 그림에서는 빛에 대한 갈망이 느껴진다. 작은 햇살과 달빛에도 민감하다. 역시 가장 멋진 곳은 뭉크의 방이다. 최고의 작품들이 모여 있다. 마돈나, 사춘기, 절규, 다리 위의 세자매 등 뭉크 그림 모두가 멋지다. 불안, 공포, 두려움, 절망 여러 감정들이 증폭되어 그려져 있다. 터치가 강하다. 특히 절규는 아우라가 대단했다. 그림으로 듣는 비명이다. 뭉크 그림 모두에서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남편도 정말 좋다고 한다. 그림을 보고 힘이 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어제 뭉크박물관에서도 둘 다 그랬었다. 아주 만족해 하며 2시에 나온다. 워낙 세밀한 묘사의 그림들을 보고 나와서인지 미술관 밖의 풍경이 그림처럼 느껴진다. 왕궁에 간다. 언덕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위치에 있다. 여느 궁들과 확연히 다르다. 보기에도 왕의 소박한 살림집이다. 이곳에서는 왕족이 스키장에 가려고 스키메고 트램을 탄다고 한다. 근위병은 일정 구간을 왔다갔다 한다. 얼굴도 만지고 옷도 만져대는 품이 당나라 군대다. 하늘의 구름이 그림처럼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샹젤리제 거리같은 곳을 지나 아래로 내려간다. 가게에서 커피내림용 깔때기를 사고 요새에 간다. 시청과 바다, 멀리 스키도약대가 보인다. 배들도 들고 난다. 날이 풀리는 듯하여 많이 걸을 수 있었다. 건축박물관은 이미 지불된 100짜리 시립미술관 영수증이 있기에 50을 더 받는다. 그러나 너무 기가막힐 정도로 작고 볼 것이 없다. 놀랍다. 걸어서 멀리 있는 키위 수퍼에 간다.  숙소에 와서 어묵, 연어 초밥, 새우샐러드를 먹었다. 남편은 한숨 잔다. 블러드 오렌지를 사왔다. 맛이 시고 진한 것이 독특하다. 

환전 100유로  : 866 - 50(수수료) = 816 NOK / 오펜트 빵집118, (커피 26, 뮈즐리 브래드 57, 크루아쌍 35), 팀 웬들보 온두라스 커피 나시멘토 44*2= 88, 국립미술관 50*2=100, 깔때기 59, 건축박물관 50, 온갖 너트 130(믹스트 넛트 65, 각종 초코 35, 뮈즐리 미니바 30), 수퍼 268(초밥 69, 돼지고기 20, 커피 35, 연어 15, 새우 52, 블러드 오렌지 26, 잼 32, 라면 2개 19), 쿱 33(무알콜 맥주 25+콜라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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