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을 앞두고 있는 대출 담당 은행원. 승진을 위해서라면 은행에 이익이 되는 대출은 끌어 와야 하고, 갚을 비전이 없는 이들의 대출/연장신청은 매몰차게 끊어야 한다. 그래야 능력 있는 거라고 여긴다. 영화 예스맨에서 짐 캐리가 보여 주었던 은행원도 비슷하다.
미국에서 중산층 이하 계급이 집장만을 하려면 대부분 돈을 빌려서 집을 구한 뒤 오랜 시간 동안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방법을 쓴다. (모기지론이라고 하죠?) 이 때의 대출 담보는 당연히 구입한 집이 되는 것이고. 돈을 못 갚으면 오랫동안 살던 집을 은행에 차압 당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 호러가 끼어들 여지가 생기는군.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집까지 빼앗기고 거리에 나 앉게 된다면 어떤 원한이 없을 것인가.
주인공은 매우 착한 척을 하는 캐릭터다. 관객도 끝까지 그가 착하고 위선 없이 쿨 한 줄 알게 된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곰곰이 생각하면, 그 주인공은 그리 착한 사람은 아니다. -물론 나쁜 사람도 아니지만- 그저 자본주의 사회의 소시민일 뿐.
그런데 그 소시민은 때로는 자신만의 입장에서 남의 마음에 못을 박는 일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는 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야 건강할 사람들이, 자본주의 밑에서 단편화된 소시민으로 살며 서로의 입장을 "당연히" 이해 못하는 데서 생활 속의 호러가 생기는 게 아닐까.
이 영화,
호러물이지만 지저분하지 않다. 뒤끝 없는 공포는 강렬하다.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공포를 만들어 내는 능숙한 카메라웍과 음향도 손가락을 치켜 줄 만 하다.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끌고 나가는 스토리라인도 마음에 든다. 짜릿하고 속시원한 공포를 맛보고 싶다면 강추다. (영화관에서 모두 함께 소리지르는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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