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새콤달콤한 냉면 육수를 좋아하고, 누군 조미료 팍팍 들어가고 찐~한 김치 맛을 좋아한다. 어쩌겠나. 음식 맛은 개인의 취향인걸.
하지만 난 태생이 강원도라 얕으면서도 은근히 느껴오는 맛을 좋아한다. 김치라면 충분히 시간을 두고 익혀서 깊은 맛이 나는 것을 좋아하고, 나물도 종류 별로 원래의 향이 은근히 느껴지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최고로 꼽은 냉면집은 이곳, 부평시장역 근처에 자리잡은 부평막국수.
살짝 투박하고 거칠지만 진한 메밀질감의 면, 조금 단 것이 흠이긴 하지만 깊은 맛의 육수,
양은 엄청나게 많지만 다 먹은 뒤 끄윽 트름 한 번이면 쑥 내려가는 편안함까지.
과식한다 싶도록 많이 먹고 나서도 속 편안하고, 배는 부르지만 입으로는 계속 당기는 음식이 있다면
머리가 아닌 몸이 느끼는 최고의 음식이 아니겠나.
이집, 수육도 최고다. 8천원이라는 적당한 가격, 가격에 비해 많은 양, 김치와 같이 먹으면 부드럽게 녹아드는 질감...
다음(Daum) 맛집 평가에서는 서비스 부문에 4점을 주었는데, 오래된 집들이 흔히 그렇듯 지나친 서비스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결과. 푸근하다. 음식점은 제대로 만든다는 프로 정신으로 승부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서비스를 한다는 건 그만큼 종업원을 닥달한다는 말이 되는 것 같기에.
순전히 개인적인 평가로 유명한 면집들과 비교하면 이 정도겠지.
면의 느낌 :
부평막국수 = 옹진냉면 = 사곳냉면(메밀질감 강하고 투박함) > 강릉이나 주문진 막국수 = 속초 막국수(약간 미끌거림)
육수의 느낌 :
주문진막국수(생선향 짙은 육수) > 옹진냉면 = 부평막국수 = 사곳냉면 (깔끔한 육수) > 강릉막국수 (부드럽지만 다소 기름짐) >속초막국수 (약간 새콤함)
사족 하나 더 덧붙이자면, 안양의 관악관이 있다. 부평막국수가 서민적인 친근한 맛으로 최고의 냉면집이라면 관악관은 옛적, 냉면이 귀한 음식이던 그 때의 느낌을 고스란히 주는 고급스러운 평양냉면집이라고 생각한다. 안양 부근에 계시는 분들께는 강추다.
군포에서 김포 골짜기로 이사 온 탓에 자주 가지 못하는 아쉬운 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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