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창을 통해 해돋이를 감상한다. 아마 우리가 묵었던 여관 중 최고의 풍광일 거다.
죽도에 오르니 인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걸어서 10여분 정도 오르면 되는데 전망대는 동해 바다의 풍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게 보이길래 쥔장에게 해산물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냐니 주문진으로 나가야 한단다. 콘도라서 아침식사로 라면에 오징어 좀 넣어 먹고 싶었었는데.
나간 김에 해수욕장의 한 귀퉁이 바위섬. 죽도에 올랐다. (다케시마? ^^) 이곳, 진짜 죽도다. 사방 천지에 대나무와 소나무 뿐. 송죽이라 함은 이렇게 어우러진 것을 나타내는 말일까?
죽도에 오르니 인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걸어서 10여분 정도 오르면 되는데 전망대는 동해 바다의 풍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침은 신라면에 달걀. 맛없다 느껴지던 신라면이 이리도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주문진 가는 길 남애 해수욕장에 들렀다. 동해안은 구비구비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에서 무척 포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해의 해안성 기후가 이런 건가?
주문진에 도착하니 거의 봄빛이다. 눈이 녹을 지경인데, 이렇게 따스한 겨울도 있었을까 싶다.
오징어 물회를 하나 먹으려고 적당한 집에 들어갔는데 육수가 새콤달콤한 고추장물이어서 대실망. 맛이 없지는 않지만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다. 포항 수향식당의 물회가 어찌나 떠오르던지. 1인분만 시켰기 다행이다.
월정사로 여정을 정하고 영서로 가는 6번 국도에 진입했다. 멀리 보이는 설산의 풍경이 또 멋져서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6번 국도가 오대산을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 진고개다. 그런데 고개를 넘기 전 소금강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어? 소금강이 여기야? 그냥 갈 수 없다고 하고 이곳에서 살짝 등산을 해 보기로 했다.
7km정도 산길을 타고 들어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 시작. 계곡을 따라 좀 등산을 했지만 아름답다는 계곡엔 소복이 쌓인 눈만. 가도가도 눈눈눈이라 1km정도를 가다가 돌아왔다. 대신 본 건 다른 데서 보기 힘든 한아름을 훌쩍 넘는 참나무들. 산의 주종인 소나무와 경쟁관계를 시작한 셈이다. 간간이 서어나무도 보이고 소나무는 쭉 뻗은 멋진 적송이다. 국립공원은 역시.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 상태가 말이 아니다. 어제 길 가는 내내 구제역 소독양으로 벌창해 놓고 눈 치우느라 뿌려 놓은 흙이 튀어서 차 표면이 코팅상태다. 보다못한 경아씨가 눈으로 차를 닦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는 것 같다. 다 해 놓고 나니 훨씬 낫다. before & after를 만들어 볼걸.
오대산을 넘는 진고개는 엄청나다. 길은 널찍한데 경사와 굽돌이가 무시무시하다. 풍광은 좋네. ㅋㅋㅋ 우리 찰스, 어제 한계령을 넘더니 더했으면 더한 진고개(990m)도 넘는다!
고개를 넘다 보니 긴장하기도 하고 정면으로 비치는 햇빛 때문에 따뜻해져서 자칫 졸음운전으로 빠질 것 같아서 경아는 내 머리를 계속 주므르고 목을 주물러 잠을 깨우며 갔다.
그런데,
월정사로 접어드니 산의 동쪽 사면. 지는 해가 산에 막혀 버렸다.
월정사는 너무나도 웅장하고 멋진 사찰이었지만, 그늘져 너무 춥다. 유명한 팔각 구층석탑 보고, 본전에 부처님전에 인사한 뒤 종종걸음으로 나왔다.
스님들은 단련되셨는지 별 표정 없으시지만 우린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 왔건만 너무 추워서 잽싸게 나와야 했다. 이거.. 몇 십분 만에 더위와 추위를 넘나드네. (시진엔 따뜻한 듯 나왔지만 화이트밸런스를 맞춘 결과다. 원래는 그늘져 시퍼런데.)
다음으로 봉평이다. 6번 국도길로 쭉 갔다. 고속도로가 나 있지만 구비구비 산길 따라 가는 국도가 훨 예쁘다.
봉평하면 이효석, 메밀인데 역시나 이효석 문학관 주변엔 메밀을 상호로 한 집들이 무척 많다. 이효석 문학관이 자리한 곳에 생가도 있었지만 원래생가는 아니라고. 원래 생가를 고증하고 봉평군이 땅을 매입하여 생가를 복원하고 주변을 꾸몄다.
너른 벌판엔 봄이면 메밀꽃이 활짝 핀다던데.
봉평시내의 현대막국수. 벽에는 유명한 집이 의례 그렇듯 여러 방송에서 왔다 간 흔적이 많다. 막국수는 그냥 맛있다. 육수나 면발 모두 평균이상이긴 하다. 다만 김치가 무척 맛이 없다고 경아씨가 그랬다. 난 좀 짜다고 느꼈다. 나쁘지는 않지만 최고는 아니다.
안흥 가는 길은 두 갈래. 왔던 길을 돌아나와 고속도로를 타고 둔내IC에서 나오는 방밥과, 그냥 6번 국도를 타고 태기산으로 가는 길이 있다. 지도상에 보니 태기산 자락으로 가는 것 같길래 그쪽으로 길을 잡았는데 웬걸, 거진 정상인 양두구미봉(980m)을 넘네? 6번 국도는 등산 국도란 말인가?
진고개를 넘을때 처럼 너른 국도에 무척 가파른 경사길이다. 연로한(!) 찰스 몸으로 천미터 등산길이 어제오늘 세번째. 하지만 꿋꿋하다. 그리고 눈 쌓인 태기봉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고속도로라면 못 느껴볼 이 느낌.
정상엔 거대한 바람개비(ㅋㅋㅋ)도 있어서 볼 것도 많다.
안흥거쳐 찐빵 사고 홍천IC로 나와 장원막국수에 들렀다. 이곳의 막국수, 최고다. 순메밀 100%의 흰면에 입에 구수한 육수.
우린 냉면의 최고봉을 안양의 관악관으로 친다. 고급스런 육수, 거의 순 메밀에 육박하는 면, 정갈한 밑반찬까지. 몇 등급 높은 냉면집인데, 이곳 장원막국수를 맛 보는 순간 그랬다. 아, 여기 막국수계의 관악관인걸.
참, 육수 한 모금 들이켰을 때의 매콤한 맛이 뭔가 했더니 생강이다.
맛있다.
하지만 이곳까지 오려면 집에서 150km.. 2시간 반 거리다. 그냥 부평막국수에 만족할래... 크흐흐...
홍천IC에서 김포 우리집까지 오는데 두시간에 끊었다. 심지어 올림픽 대로도 막히지 않네. 도착하니 10시다.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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