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원칙.
1 국도로 간다. 2 잘 안가던 곳으로 간다. 3 가다 멋진 곳이 있으면 쉰다. 4 일정 따지지 않고 늘어진다
출발하는 날 아침, 거기에 한 가지 옵션이 더 붙었다.막국수투어.
시사인에서 강원도 메밀 막국수에 대해 쓴 글을 보고도 그때는 감히 엄두를 못내겠다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여행의 루트가 그쪽 아닌가! 기사에 나온 국수집 중 양구, 인제, 양양, 봉평, 홍천의 다섯집을 물망에 올리고, 그 위치를 내 익뮤의 구글맵에 저장한 뒤 막국수 순례도 겸했다.
마을을 나서니 추운 날씨 때문인지 눈꽃이 나무 가지가지 아름답다.
어머니 소파 사시는 것 잠깐 같이 봐드리고 나서 정식으로 출발한 건 열시 넘었네.
일산대교 지나 임진각 가는 길. 자유로변은 일주일 전 내린 눈이 아직 안 녹아 설경이 펼쳐진다. 한강엔 빙설이 널브러져 있다
임진각.
DMZ관광의 출발점이다. 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 등 민통선 안쪽의 안보관광지를 둘러본다.
임진각에는 자유의 다리, 도라산역 가는 철교, 장단역에 녹슬어 있던 철마 등등 남북대치의 최전방을 상기시켜 주는 유물과 임진각랜드라는 놀이공원이 묘한 부조화를 일으키면서 양립해 있다.
임진각을 나와 37번 국도를 따라 전곡 가는 길. 탁 트인 풍경. 인적 없는 길. 가끔씩 구제역 방역을 위한 소독시설들이 차를 적신다. 전곡을 지나치며, 벌써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데다 눈이 많이 쌓여 선사유적지는 들르지 않기로 했다.
북쪽을 향해 도피안사 가는 3번 국도는 한적하기 그지 없다. 간간이 설산의 풍경만 아름다울 뿐. 오직 분주한 데라곤 구제역 방역 소독시설들. 이곳 소독시설엔 주로 군인들이 고생한다. 날이 무척 추운데.
임진각에는 자유의 다리, 도라산역 가는 철교, 장단역에 녹슬어 있던 철마 등등 남북대치의 최전방을 상기시켜 주는 유물과 임진각랜드라는 놀이공원이 묘한 부조화를 일으키면서 양립해 있다.
임진각을 나와 37번 국도를 따라 전곡 가는 길. 탁 트인 풍경. 인적 없는 길. 가끔씩 구제역 방역을 위한 소독시설들이 차를 적신다. 전곡을 지나치며, 벌써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데다 눈이 많이 쌓여 선사유적지는 들르지 않기로 했다.
전곡을 지나 도피안사를 향해 3번 국도로 접어들었다. 민통선을 제외하고는 가장 최북단을 달리는 도로다. 신탄리역에 이르러 잠깐 쉬었다. 경원선의 최북단 역. 더이상 가는 기차길도 없다. 산천은 뻗어 있지만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기찻길이란 게 아련한 감상을 준다.
북쪽을 향해 도피안사 가는 3번 국도는 한적하기 그지 없다. 간간이 설산의 풍경만 아름다울 뿐. 오직 분주한 데라곤 구제역 방역 소독시설들. 이곳 소독시설엔 주로 군인들이 고생한다. 날이 무척 추운데.
국도변 노동당사에 잠깐 들르고 나서 도피안사에 갔다. 신라 경문왕(865년) 도선국사가 세운 절이다.
국보 63호인 철조 비로자나불상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윽한 표정이 일품이었다.
고석정 가는 길엔 마치 만년설처럼 눈을 이고 있는 멋진 고산들이 저 멀리 펼쳐졌다.
고석정에서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10여분을 걸어 계곡 아래쪽 정자에 들러 봤다. 계곡에 쌓인 눈과 바위에 쌓인 눈이 아름답다.
점점 배가 고파와서 다급해졌다. 첫번째 식사처는 양구의 도촌 막국수. 갈 길이 멀어도 너무 멀다. 100여km정도다.
화천군에 다다르니 북한강이다. 강변에 북한강 '살리기' **공구 완료 라는 팻말이 붙었다. 그래 북한강을 살렸다고?
글쎄... 사람 얼마 없는 화천군 변 북한 강이 '살았다.' 예전엔 수변에 텃밭들이나 갈대밭이 있었을 터에 여기에 자전거도로가 있고 넓은 풀밭공원이 있고,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안전펜스가 있다.(지금은 눈으로 덮였지만) 이게 저들이 말하는 '산'강변이다. 어디세 많이 본 장면. 한강둔치공원 삘이다.
경제면으로만 봐도 앞으로 화천군 그 적은 인구가 낸 세금으로 이곳을 유지해야 할 것인데. 그게 쓸모 있는 일일지.
파로호, 소양호 등 댐으로 만들어진 산정의 호수들을 곁눈으로 넘기면서 진행했다. 여전히 한적하기만 한 길.
소양호변을 따라가는 지방도는 이제 사용하지 않고 터널이 뚫려 일사천리로 내달린다. 두시간여를 달려 5시30분 경에 도촌막국수에 도착했다. 늦어도 엄청 늦은 점심이다.
막국수는 시골스럽게 깨끗했다. 밋밋한 면, 깔끔하지만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작은 맛이 슬쩍 혀를 감도는 육수. 무엇보다 김치와 무의 맛이 최고다. 두 그릇을 냉큼 비우고 인제 남북면옥으로 향했다. 위장에 조금 부담이 되긴 한 일이지만.
양구 인제간은 한시간 남짓이다. 도청 앞 골목에 있어 찾기 힘든 남북면옥에 찾아갔더니, 이런. 기계가 고장나서 서울에서 고치고 방금 왔댄다. 내일이면 될텐데 내일은 11시 너머서야 가능하다고. 내일 열한시라면 너무 늦다. 막국수 때문에 인제에 일부러 들어왔건만. 포기하고 한계령을 넘었다.
한계령을 넘는 차는 극히 적었다. 해발 천미터에 달하는 고갯길. 약간 겁도 났지만 제설이 잘 되어 있어 순조롭게 지났다. 꼭대기에서 잠깐 쉬려다가 길이 얼어버리면 큰일이다 싶어 내쳐 달려 넘었다. 가보려고 하던 오색약수도 지나쳐 버리고 양양에 접어들어 송월메밀국수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송웰메밀국수집으로 가는 길은 엄청 시골길이다. 알고보니 큰길에서 접어드는 건 다른 방향인데 지름길이 시골길. 하필이면 눈이 잘 안 녹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길을 택해서 그쪽으로 갔을까. 하지만 시사인의 맛집을 구글에서 찾아 내 익뮤의 Mgmaps에 기록해 둔 위치들이 용케도 딱딱 들어맞는 것이 신기하다.
이곳의 국수는 툭툭 끊어지고 무미에 가까운 향미다. 국은 시원한 김국을 연상시킨다.이곳의 김치도 압권이다. 딱 깔끔한 강원도 김치. 두시간 전에 먹었건만 이곳에서 다시 각각 한 그릇씩을 비웠다.
식사 후 양양에서 쉴까 하고 읍으로 가 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정처없이 7번 국도변을 따라 남하하다가 인구항에 모텔들이 멋져보이길래 진입했다. 저녁이지만 마을 들어가는 길이 밝고 상점들도 열려 있는 품이 사람 사는 곳 같은 분위기다. 블루비치 모텔에 들었다. 콘도식이고 백사장에 맞닿아 있어 풍경이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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