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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10/17 운악산, 철원

by Anakii 2020. 10. 19.

운악산행

아침 7시에 출발. 안개가 짙다. 차량은 많지 않네.

포천 시내 개성한식뷔페서 아침식사. 6천원의 채식위주의 식단인데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다 꽤 고퀄이다. 많이 먹었지만 속이 편해서 산행 준비로는 아주 좋았다. 안개가 짙었지만 수원산 꼬불이길을 지나니 점점 날이 개어 푸른 하늘이 보였다.

운악광장에는 차가 드문드문. 화장실도 좋아 차박하기 좋지만 주변 도로가 꽤 시끄럽다. 광장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 올라가니 자연휴양림. 외부차량 주차를 못하게 가로대가 설치되어 있다.

9시 50분. 휴양림입구 옆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초입부터 조금은 가파른 길.  숨차다. 30여분 오르니 운악사다. 좁은 계곡 사이에 폭 내려앉은 모습이 음기가 셀 듯하나 그마저 기운으로 삼은 곳인가. 절격 바위 사이에 끼이듯 놓인 절. 운악사 주변의 단풍이 선명하다.

운악사 앞 단풍

1시간 쯤 가파른 산길을 오른 뒤에는 가파른 계단길이 길다. 풍광은 점점 시원해지고 암릉이 멋지다.  두 시간 가량 왔을까. 가을산에서 고기를 구우며 떠들썩한 몰상식한 등산객 무리가 장악한 사부자 바위를 지나고 나니 암릉 등반 코스가 나온다.  두꺼비바위 부근에서 점심으로 가져간 고로케(심봉사 도로케)를 먹으니 든든하다......지만 김밥이 사실 좀 나은 것 같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암릉코스.  바위를 기어오르는데 필요한 로프와 디딤돌이 있어 어렵지는 않지만 스릴 넘친다. 정상 부근에 바위로부터 송두리째 뽑혀 버린 나무들을 봤다. 아마 이번 여러 태풍 중 하나가 그랬겠지.

935m 정상 오르기 전 거의 기어올라가는 사다리가 나왔다. 여기서 무릎을 무리했나봐. 정상 바로 앞에서 무릎이 삐끗한다. 엄습해 오는 걱정. 내려갈 길이 두시간인데...

정상 부근은 마치 마을 뒷산 처럼 데크와 쉼터가 있다. 

내려가는 코스는 무지치폭포 전망대길로 내려왔다. 길은 잘 만들어진 계단길. 전체적으로 암릉은 없고 줄곧 아래로아래로 계단길과 등산로가 이어진다.

궁예대궐터를 지난다. 대궐이 있을 곳은 아니고 초막 정도가 있었겠다. 왕건으로부터 권력을 빼앗긴 궁예가 이곳에서 마지막 농성하다 죽음을 맞이했다는 전설이 있다. 산성의 흔적도 보인다. 

무지치폭포라는 걸출한 장소가 있지만 등산로에서 좀 떨어진 곳이고 용굴이라는 곳은 계곡 지형이 예쁘다. 무지치폭포 전망대 정자에서 무지치폭포를 보는 것도 멋지겠군. 

전반적으로 운악사 쪽 등산로는 익사이팅, 무지치폭포 쪽 등산로는 단풍관광.

철원

밥먹으러 망설인 곳. 철원의 명물이라는 갓냉이국수, 철원 전통 짱뽕 맛집이라는 고향식당(전화 안 받으심), 저울질하다 달리는 길 가에 송어 양식장 간판이 보여서 거기로 갔다. 1kg 3만원, 매운탕,수제비 포함. 담백한 송어회와 직접 재배하신 채소가 싱싱했고 매운탕은 깔끔했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횟집. 가격이 무척 저렴해서 가성비는 좋았다. (하지만 포장해 온 매운탕 국물을 담날 국수에 말아 먹는 순간.... 와~~~)

급히 송대소로 향하다 승일공원에 잠깐 들렀다. 차박하기에도 좋고 승일교 주변 한탄강 경관이 멋지다. 

송대소 무지개다리는 10/8일 개통되어 사람들로 붐빈다. 바닥에 유리 구간이 있어 무척 재미있는 다리고 송대소 주상절리를 조망하는 하상부교도 설치되어 있는 곳이다.

주변은 완전 관광지화 되었고 DMZ장터라는 지역 장터가 열린다. 가격은 관광지 가격. 농협에서 2천원 파는 철원 오대쌀 막걸리를 3천원에 판다. 

삼부연 폭포에 갔다. 주차장에서 폭포 가는 길은 과거 국도의 터널길이다. 폭포 수량은 적지만 주변 바위들이 멋지니 한 폭의 그림이다. 주차장은 차박이 가능하겠지만 화장실은 간이.

돌아오는 길 전곡읍으로 길을 잘 못 들었다. 하지만 그곳의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는?

온갖 술들, 요새 가격 대비 엄청 저렴한 배추,무 (거의 1/3 수준), 지역 특산 막걸리들, 전곡읍이 뭐 있겠어 하던 내 뒤통수를 때린다. 여행 중 가본 로컬푸드 중 가장 익사이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