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안내도
수도권, 들락거리는 데는 작전이 필요해.
새벽6시, 새벽이라기엔 너무 밝다. 4시에 출발하려 했지만 어제 밤 잔 시간이 3시. 동해까지 먼 길, 여기서 조금 늦으면 그 차이가 엄청나기를 알기에 부랴부랴 챙겨서 얼른 출발했다.
고촌까지는 그런대로 왔는데 외곽순환 타니 전광판에 서해안 고속도로 막히는 구간 이야기가 뜬다. 57분 교통정보엔 7시인데도 서울 북부,서부간선 통행이 어렵단 말씀. 이래서 늦으면 안되는거야. 여름, 강진 갈 땐 서부간선 잘못 선택했다가 안양까지 3시간 반이 걸렸었다.
영동선에선 역시나 군포부터 막힌다. 용인 부근까지. 동해 휴게소 경치가 아름다워 좀 쉰 걸 더해서 강릉을 지나 동해에 도착한 게 10시 30분. 막히는 것에 비해서는 빨리 온 셈인가?
오는 길, 라디오에선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의 인터뷰와 아름다운 라이브가 이어졌다. 메이트리(5월목), 아, 우린 그 아름다운 메이트리를 보러 두타산으로 간다.
천곡 천연동굴.
91년에 도시 한 가운데서 발견된 석회 동굴이다. 입구에서 헬멧을 나눠 주길래 뭐, 폼으로 주는 거겠지 했는데, 천만의 말씀. 널찍하고 석순,종유석 다 죽은 그런 동굴이 아니다. 낮고 거친 석회동굴천정이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했다.
동굴은 총 1400m지만 현재 공개된 것은 700m란다. 우리나라 어디서도 보지 못하는 살아있는 석회동굴! 마치 거대한 괴물의 몸 속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냉기와 습기가 엄습하며 현재도 활발히 종유석이 생성되고 있는 곳이라서 이렇게 사람들을 막 들여 보내도 될런지 걱정스러웠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찍은 사진이라 많이 거칠지만 시커먼 동굴속에서 사진이 찍히는 게 어딘가, 위안삼았다. 이 동굴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커튼형 종유석과 에얼리언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기암괴석들. 환상적이다. 게다가 입장료 2천원이라니. 이런 곳은 고가의 입장료에 예약을 받아 해설사를 동반케 한 뒤 하루 관람인원을 제한 시키는 형태로 운영해야 할 것 같다.
동원막국수
이런, 육수에 기운이 넘치는데? 간장 맛도 나지만 기본적으로 진한 고기육수다. 냉막국수의 육수 역시 정갈하고 넘치지 않는 맛의 정통 쇠고기육수.
이런 맛이 최고다.
냉면 한 젓가락 푹 집어 후루룩 먹었다. 담담하고 뚝뚝 끊기지만 저 아래 얕은 맛이 슬금슬금 고개를 내미는 정통 메밀면. 비빔막국수도 슥슥 비벼서 한 입 넣었다.
캬, 이맛이 영동이야!
영동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독특한 비빔막국수. 비빔장에선 동해안 생선의 비리지 않은 맛이 물씬 묻어난다. 다른 곳에서는 맛있게만 하려고 개성을 잃는데, 이 막국수는 일가를 이룰 만한 개성이 느껴진다.
보통은 6천원, 곱배기는 7천원이니 제 값을 받는 셈이다. 같은 메밀국수광인 마눌님(태양인)의 평인즉슨, "개성은 만빵 있으되 누구에게나 통용될 맛은 아니" 라 한다.
우리 두 명이 함께 최고로 치는 면집은 부평막국수, 안양관악관인데 두 집다 기본에 충실한 맛. 그게 개성이라면 개성인데, 동원막국수는 개성이 너무 넘친다고.
반면, 내 평가는 이렇다. 그런 개성으로 오래도록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면을 볼 때 평가가 불가하다. 이곳 역시 뛰어남!
무릉계곡(무릉도원)
"당신이 보면 뿅 갈거야" 경아씨가 이랬다. 난 두타산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고 무릉계곡이란 곳은 말로만 들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신선이 노닌다는 무릉도원의 이름을 붙였을까.
무릉계곡 가는 길엔 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괴괴한 느낌이 들 정도다.
설악산엔 관광객이 미어터진다는데 여긴 왜 이렇지? 했는데, 막상 무릉계곡 입구 주차장엔 차가 한가득이다. 아, 우리가 늦게 온 거구나. *^^*
첫눈에 보이는 건 늘푸르러 짙은 바늘잎나무들과 5월들어 뽀샤시한 새잎들이 돋아나는 넓은잎나무의 울긋불긋한 녹음의 조화다. 생기가 확 느껴지는 아름다운 5월산. 6촌 조카손자의 결혼식에 참여하시느라 올라오시는 아버지 모시러 먼 길 와서 피곤했지만, 핑계김에 5월의 생기넘치는 깊은 숲을 처음 느끼게 된 건, 분명 복이다.
무릉계곡의 초입, 무릉반석. 5천 제곱미터라는 업청난 넓이의 평평한 바위. 보기드문 절경이다. 역시 예로부터 지금에까지 사람들이 제 이름 하나 새기고 싶어 안달한 흔적이 보인다.
음, 그런데 글씨 자체가 예술적이어서 새긴 이들이 밉지는 않네.(-_-;;)
반석에 올라서서 손 걷고 팔을 푹 담궈 보니, 서늘한 기운을 넘어 팔이 아릴 정도로 차다.
학소대에서 시간을 노닥거리며 보내고 다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계곡의 다양한 기암괴석들을 하나씩 구경하며 올라가니 사실 짧지 않은 길인데도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용추폭포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쌍폭포로 이어지고 그 물은 모여 선녀탕을 만든다. 선녀탕의 직벽은 누가 깎아놓은 듯 한데, 저리 깊은 선녀탕에 들어가려면 선녀의 사이즈가 -_-;;ㅋㅋ
캬, 이맛이 영동이야!
영동이 아니면 맛보지 못할 독특한 비빔막국수. 비빔장에선 동해안 생선의 비리지 않은 맛이 물씬 묻어난다. 다른 곳에서는 맛있게만 하려고 개성을 잃는데, 이 막국수는 일가를 이룰 만한 개성이 느껴진다.
보통은 6천원, 곱배기는 7천원이니 제 값을 받는 셈이다. 같은 메밀국수광인 마눌님(태양인)의 평인즉슨, "개성은 만빵 있으되 누구에게나 통용될 맛은 아니" 라 한다.
우리 두 명이 함께 최고로 치는 면집은 부평막국수, 안양관악관인데 두 집다 기본에 충실한 맛. 그게 개성이라면 개성인데, 동원막국수는 개성이 너무 넘친다고.
반면, 내 평가는 이렇다. 그런 개성으로 오래도록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면을 볼 때 평가가 불가하다. 이곳 역시 뛰어남!
무릉계곡(무릉도원)
"당신이 보면 뿅 갈거야" 경아씨가 이랬다. 난 두타산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고 무릉계곡이란 곳은 말로만 들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신선이 노닌다는 무릉도원의 이름을 붙였을까.
무릉계곡 가는 길엔 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괴괴한 느낌이 들 정도다.
설악산엔 관광객이 미어터진다는데 여긴 왜 이렇지? 했는데, 막상 무릉계곡 입구 주차장엔 차가 한가득이다. 아, 우리가 늦게 온 거구나. *^^*
첫눈에 보이는 건 늘푸르러 짙은 바늘잎나무들과 5월들어 뽀샤시한 새잎들이 돋아나는 넓은잎나무의 울긋불긋한 녹음의 조화다. 생기가 확 느껴지는 아름다운 5월산. 6촌 조카손자의 결혼식에 참여하시느라 올라오시는 아버지 모시러 먼 길 와서 피곤했지만, 핑계김에 5월의 생기넘치는 깊은 숲을 처음 느끼게 된 건, 분명 복이다.
무릉계곡의 초입, 무릉반석. 5천 제곱미터라는 업청난 넓이의 평평한 바위. 보기드문 절경이다. 역시 예로부터 지금에까지 사람들이 제 이름 하나 새기고 싶어 안달한 흔적이 보인다.
음, 그런데 글씨 자체가 예술적이어서 새긴 이들이 밉지는 않네.(-_-;;)
반석에 올라서서 손 걷고 팔을 푹 담궈 보니, 서늘한 기운을 넘어 팔이 아릴 정도로 차다.
삼화사를 거쳐 계곡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졌다. 가는 길 중간 중간 바위 계곡의 절경이 쉴틈 없다. 바위들은 어찌나 크고 지형은 어찌나 기괴한지. 특히 학소대란 곳은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 때문에 바위가 부드럽게 등성이를 이루었다. 바위 가운데서 사진을 찍으니 누구나 모델이 된다.
학소대에서 시간을 노닥거리며 보내고 다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계곡의 다양한 기암괴석들을 하나씩 구경하며 올라가니 사실 짧지 않은 길인데도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용추폭포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쌍폭포로 이어지고 그 물은 모여 선녀탕을 만든다. 선녀탕의 직벽은 누가 깎아놓은 듯 한데, 저리 깊은 선녀탕에 들어가려면 선녀의 사이즈가 -_-;;ㅋㅋ
쌍폭포?
정말 쌍으로 흘러온다. 그것도 장쾌하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
용추폭포는 보는 시점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래쪽이어서 3단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용추폭포 아래의 반석들은 힘든 발을 쉬는데 최고다. 발 담갔다 어머! 아려라! 하고 쏙 빼내고 바위 위에서 다소곳이(?)누워 한잠 푹 잤다.
물 흐르는 소리는 호쾌하지만 이곳에서 누워 들으니 아름다운 자장가다. 찬기가 폭포로부터 뿜어져 나와 언뜻 추운 것 같지만 하루종일 데워진 반석 위는 따뜻한 온돌이다. 좀 자 보니 완전히 그늘져 하루 해가 지는 분위기다.
용추폭포는 보는 시점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래쪽이어서 3단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용추폭포 아래의 반석들은 힘든 발을 쉬는데 최고다. 발 담갔다 어머! 아려라! 하고 쏙 빼내고 바위 위에서 다소곳이(?)누워 한잠 푹 잤다.
물 흐르는 소리는 호쾌하지만 이곳에서 누워 들으니 아름다운 자장가다. 찬기가 폭포로부터 뿜어져 나와 언뜻 추운 것 같지만 하루종일 데워진 반석 위는 따뜻한 온돌이다. 좀 자 보니 완전히 그늘져 하루 해가 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려 오는 길, 다시 햇볕이 비치니 땀도 다시 삐질삐질 난다. 그늘 진 학소대에 다시 누워 땀도 식힐 겸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쉽지 않네. 바람이 너무 세고 춥다. 멀리 쿠르릉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삼화사로 내려 오니 다시 덥다. 아하... 하루에도 열두번씩 바뀌는 날씨의 기운.
너무 피곤해서 무릉계곡 주차장 앞 프라자 모텔에 여장을 풀었다. 오래된 듯하지만 깨끗하게 관리된 객실이 괜찮은 곳이다. 입지가 환상적인데 값도 환상적으로 싸다. 3만원.
망상 오토캠핑장에서 전기와 물이 공급되는 캠핑사이트 하나 빌리는 데 27000원인데, 장급 여관 값이 3만원이라니.
삼삼해물탕
푹 쉬다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묵호항 근처에 있는데 이곳도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다. 시장 안에 있고 간판위치가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 내비를 썼지만 걍 지나치고 걸어 다니다 찾았다. 밑반찬, 특히 동치미가 알싸한 것이 최고다. 먹어 본 동치미 중 최고!
해물찜엔 큼직한 대합,골뱅이. 알이 꽉 찬 꼬막, 두툼한 게와 작지만 알찬 새우, 미더덕이 듬뿍이다. 해물찜에 흔히 들어가는 오징어(또는 낙지)가 안보이는 게 독특하다. 3만원짜리 소小짜를 둘이서 다 먹으니까 대로워서 속이 느글거릴 정도다. 이렇게 기운찬 맛을 내는 어패류들은 일찌기 보지 못했다. 게다가 머리가 파랗고 몸통이 두툼,아삭한 콩나물. 어떻게 이리 키웠을까?
해물찜엔 큼직한 대합,골뱅이. 알이 꽉 찬 꼬막, 두툼한 게와 작지만 알찬 새우, 미더덕이 듬뿍이다. 해물찜에 흔히 들어가는 오징어(또는 낙지)가 안보이는 게 독특하다. 3만원짜리 소小짜를 둘이서 다 먹으니까 대로워서 속이 느글거릴 정도다. 이렇게 기운찬 맛을 내는 어패류들은 일찌기 보지 못했다. 게다가 머리가 파랗고 몸통이 두툼,아삭한 콩나물. 어떻게 이리 키웠을까?
계곡에서 감기를 달고 온 경아씨의 맛이 간 얼굴도 해물찜을 먹을 땐 급반전, 생기가 들어오나봐. 오늘은 맛이면 맛, 볼꺼리면 볼 꺼리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하루다....였는데 마지막 하나. 지역술이라고 사 온 정선옥수수막걸리와 동해 생 동동주가 으악이다. 시골분들은 밀가루 막걸리의 텁텁하고 강한 맛을 좋아하시기 땜에 청량한 순쌀 막걸리에 더 익숙한 내 입맛으로는 적응이 힘들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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