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10~11 필리핀,몽골

13. 베이큇 군도의 환상적인 모습들

by Anakii 2010. 1. 30.

베이큇 군도 Bacuit Archipelago는 스노클링으로 수족관에 들어갔다 나오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 꿈꾸던 열대의 해변을 그대로 재현한 곳,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분명 이곳을 참조한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곳이다.

필리핀 정부와 NGO들의 자연보호 노력에 힘입어 점차 산호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는데, 해변 가에 보이는 오물은 조금 아쉬운 점이었다. 일부의 오물은 바다로 밀려 들어가는 것 같고, 비치의 모래는 검은 뻘이 조금씩 스며 나오고 있었으며 해안가의 바다는 다소 탁한 서해바다 같았다. 하긴, 사람 사는 곳인데. 게다가 하수 정화 시설이란 건 기본적인 인프라구축에 관한 것인데 그런 여력이 아직 이곳에는 없는 것 같다.

오지라고 불리는 곳에 여행을 올 경우, 필독서는 론리플래닛이다. 조금만 오지라고 생각되는 곳이라면 배낭여행자들의 손에 똑 같이 론리플래닛이 들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이유로 론리에 소개된 곳은 숙소든 음식점이든 그곳만 유러피안들로 들끓게 되고 밤을 새며 떠들썩하게 노는 독특한 문화가 만들어지게 된다. 게다가 숙소나 밥집은 비싸지고 불친절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돈맛을 보게 되면 사람 마음이 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가. 첫날 투어 (주변 섬 둘러 보기 투어 ‘A')

첫번째 도착한 스몰 라군은 입구가 좁아서 더 특이했지만 안쪽의 물 속 풍경은 참담했다. 물풀과 물고기 이외에 산호는 거의 하얗게 석회화되어 있고 남아 있는 것들도 죽었지만 아직 색이 바래지 않은 정도다. 더 이상 밟거나 만져서는 안될 것 같은 상태인데 어쭙잖은 내 스노클링 솜씨로 산호의 무덤을 마구 밟고 붙잡는게 미안할 정도다.


스몰 라군을 나와 간 곳은 시미주 섬. 해안 바로 앞 까지 파도가 거세어 스노클링을 하기에는 힘들다. 보트맨에게 파도가 항상 이렇게 거센지 물어 보니 일반적이지는 않다 한다. 요 며칠간 그렇다나. 투어 A의 경우 다들 이 섬에 와서 밥을 먹는 것 같다. 우리가 온 뒤 네 다섯 척의 배가 와서 쉬다 밥을 먹었으니.

밥을 먹고 다시 미닐록 섬의 빅 라군에 들렀다. 스몰 라군에서 괜히 카메라를 가져왔단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서는 정반대. 이런 멋진 경치를 찍지 않고 어떡하겠나. 카메라가 손에 있는 게 고마운 경치다.

빅 라군을 나와 '7commando비치(왜 이런 이름일까?)'로 가는 뱃길은 무척 험하다. 얼핏 보기에도 파도는 2미터 이상. 배가 솟구쳤다가 떨어지면 경아씨와 내 앞으로 바닷물이 퍼부어진다. 우린 어머니 가방 안에 있는 카메라를 보전해야기 때문에 최대한 물살을 우리가 몸으로 막도록 했다. 약 7-8km의 거리지만 파도가 거세어 가는 데 한참 걸렸다. 아까 시미주 아일랜드 갈 때의 파도와는 격이 다른 파도. 이 시간 쯤 되면 배에서 조불조불하기 마련인데 거센 파도에 바짝 긴장하여 전혀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거의 놀이공원 어드벤쳐 수준이라 재밌기도 했지만 문제는 실제 상황이란 점. 보트맨에게 괜찮냐고 살짝 물어 봤는데 싱긋 웃으며 '스몰 웨이브!' 라고 한다. 급격히 맘이 편안해졌다.

'7commando비치'는 전형적인 아름다운 열대의 해변이다. 휴식하고 물놀이 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남쪽 끝의 바위 주변으로는 스노클링으로도 꽤 많은 생명체들을 관찰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니모가 산호 사이에서 몸을 숨기는 모습, 아직 살아 있는 몇 몇 산호가 보였다. 가까운 곳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나. 둘째 날. 좀 더 먼 남쪽 섬과 동굴 (투어 ‘B')

간밤엔 한국사람 두분이 우리와 함께 함께 투어를 하려 했다가 그분들의 일정상 문제로 밤 늦게 취소되는 와중에서 난처한 일이 생길 뻔 했다. 사람이 여섯명이 되니 쥔 아줌씨에게 어제와는 다른 배(더 큰)를 알아 봐 달라고 했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오늘 아침 7시. 쥔 아짐씨에게로 가서 그분들이 어젯밤 다시 왔었냐고 물으니 쥔 아저씨가 대신 대답한다.

"아! 어제 그 사람들 와서 일정 때문에 투어 캔슬했어요!"

그 말을 들은 아줌씨, 살짝 놀라면서, "보트맨에게 이야기 해야겠네!" 하고 휭 하니 나갔다. 그렇다면 아직 보트맨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군. 보트맨이 사람 수에 맞추어 음식과 보트 규모를 결정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까.
보트는 어제보다는 조금 크고 깔끔하지만 최대 인원이 6명인 작은 보트다. 이름이 'Jumong'이어서 우리끼리 웃었다. 잊을 수 없는 이름!
그런데 점심 시간에 나오는 반찬 양이 너무나 많은 것이 이상하다. 어제는 매우 '적당히' 줘서 과식을 막아줬는데(^^) 오늘은 지나치게 과하다. 25cm정도 되는 통통히 살찐 참치 두 마리와 아지 같이 통통한 흰살생선 네 마리, 그리고 닭 바베큐까지. 참치는 두마리를 해체해 놓으니 웬만한 생선 네 마리를 발라 놓은 것 같다. 먹다먹다 아지 두 마리는 남아서 어머니께서 비닐에 싸 와야 했다. 어제 식사할 때 어머니가 다른 팀은 생선이 있는데 왜 우리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바베큐만 있냐고 하셨었는데 오늘은 거의 들이대는 수준이다. 이게 혹시 6명 분 식사였나?

아침 일찍 베이큇 만을 나서는데 어제와는 사뭇 달리 바다가 호수같이 잔잔하다. 아, 보통의 엘니도 앞바다는 이런 것이었구나. 물살을 가르는 보트 왼편으로 아침 안개에 그윽히 싸인 베이큇군도의 섬들이 몽환적인 모습으로 지나간다. 작품 사진에서 흔히 흐릿한 경치가 원근에 따라 겹겹이 겹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지금이 그랬다. 풍경이 곧 작품인 상황. 급히 카메라를 꺼내 찍어 보지만 글쎄.

처음 도착한 곳은 리조트가 점령한 해변의 한쪽 구석에 있는 작은 해변이다. 깎아지른 절벽 바로 앞에 퇴적물이 쌓여 해변이 조성되었고 물은 무척 맑지만 바닥엔 석회화된 산호의 잔해가 그득하다. 이곳에선 바위에 깊이 박힌 15-20cm의 조개(기념품점에서 흔히 보는 물결모양의 아가리)가 갖가지 색깔로 입을 오므리는 것이 예뻤다. 입을 벌리고 있을 때는 파랑, 남색, 보라 등 갖가지 색이어서 조개인 줄 몰랐는데 막상 다가가니 입을 다물면서 하얀 조개 색깔이 드러난다. 저 조개, 입에 잘못 손 넣었다가 뚝 잘리는 것 아닐까?

두번째는 15피트 정도의 깊이에 스노클링 포인트란 곳에 배를 세워 주어서 스노클을 해 봤다. 제법 깊은 바다에서 처음으로 해 보는 맨몸 스노클링. 오리발은 거추장스러워 빼 버리고 스노클만 가지고 돌아다닌다. 물살이 가벼워 괜찮은데! 깊은 곳 답게 살아 있는 산호도 간간이 보이지만 저 멀리 떨어져 있어 명확하지는 않다. 어머니는 역시나 수영장용 물안경에 오리발만 끼고 저 앞으로 다니신다. 꽤 볼만 하다고 하신다. 경아씨는 스노클과 오리발에 잘 적응이 안된 듯 물을 많이 먹고 괴로워했다.

식사를 하러 찾아간 곳은 뱀 섬. 팔라완 본토와 뱀섬은 밀물 때는 분리되어 있지만 썰물이 되면 좁은 백사장으로 연결된다. 연결된 모습이 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좁은 비치 양쪽으로 얕고도 맑은 옥색의 바다가 펼쳐지는 이곳은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뱀섬의 꼭대기는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경치가 압권이다. 아마 우리같은 일반적인 배낭여행자들이 직접 가 볼 수 있는 최고의 경치가 아닐지. 경아씨는 팔라완 본토쪽에 우거진 맹그로브 숲이 아름다워 어쩔 줄 모른다. 바닷물을 주요 수분으로 살아가는 대단한 나무 맹그로브. 육지와 바다의 접합점에서 자라며 다양한 생물군의 서식지를 만들어주는 참으로 고마운 나무여서 나나 경아씨나 이 맹그로브를 사랑한다. 이름도 예쁘지 않나?

식사를 마치고 'Cudugnon '동굴에 들렀다. 절벽 안이 비었다! 들어가는 구멍은 좁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 같은 기괴한 풍경이 드러난다. 가우디는 이곳을 분명 보았던 거다. 영화 아바타의 카메론 감독도, 천재 건축가 가우디도 분명 이 베이큇 군도에서 영감을 얻은 게 분명하다. 영감? 아냐. 아바타도, 가우디도 이곳의 풍경을 무단복제한 것 뿐. 특히 이곳의 섬들을 보면 볼 수록 아바타에서 이야기 되는 카메론 월드란 말이 괘씸하다. 카메론 월드라니? 그가 창조한 게 아니잖아! 이곳을 세련되게 복제했으면서! 처음부터 솔직히 밝히지...

마지막으로 간 곳은 매우 특이한 곳이다. 해변 바로 앞까지 시퍼런 바다가 펼쳐지다가 갑자기 얕아져 산호가루로 해변이 만들어진 곳. 해변에서 바다를 보면 옥색이 점차 짙어져 가다 급격히 시퍼런 색으로 바뀐다. 보트맨에게 물어 보니 깊이가 60피트랜다.
"그니까 바다 밑이 절벽처럼 되어 있는 거죠?" "그렇죠"
헉스. 해변 바로 앞에서 확 깊어지는 직벽 절벽이 있는 거였다. 옥색 부분에서 마스크를 쓰고 살짝 들여다 본 것과 동시에 헉 하면서 물 위로 목을 뺐다. 약간의 바닥이 보이는 바로 너머에 짙푸른 녹색. 물론! 절벽이라고 절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정말 무섭다. 왜일까. 심연에 대한 두려움은.

얕은 옥빛 물, 갑자기 깊어지는 시푸르둥둥한 물빛.

기억이 난다. 바이칼에서 400M절벽 오르내리기를 통해 고소공포증을 치료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무섭지? 이것도 치료해야 할 상처구나 싶어서 구명조끼를 주섬주섬 입고, 스노클 장비를 쓰고 무작정 풍덩 했다. 좀 가니 시퍼런 물이 보이는데 처음 생각과는 달리 절벽은 아니고 모래사장의 경사가 60도 정도 되는 거다. 서 보니 한발짜욱 뗄 때 마다 성큼 깊어진다. 최소한 절벽은 아니군. 조금 더 나가니 아래로는 아무 것도 안보이는데 해변 쪽으로 몸을 돌리면 눈 앞에 정면으로 벽이 보인다. 마스크를 아래를 향할 때 보여야 되는 땅이 웃기게도 정면으로 볼 때 보이는 특이한 경험. 절벽의 무서움을 극복했다 해도 빨리 얕은 곳으로 나가고만 싶은 건 어쩔 수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절벽의 가장자리를 여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바다 속에 볼 것은 딱히 없다 해도 매우 특이한 지형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오늘 투어는 하나하나가 짜릿한 특징이 있는 멋진 투어란 생각이 드는군.

다. 스노클링을 중심으로 베이큇 아일랜즈의 섬을 둘러 보다 ‘투어 C'

게바라 : 첫 섬은 따삐우딴 아일랜드와 마틴록 사이의 좁은 지협에 위치한 스노클 포인트이다. 가는 동안 짙은 잉크빛 물색에 모두 감탄을 했는데 그런 물빛이 조금 옅어지는 5미터 깊이 정도의 지점에 들어간다. 다양한 색의 산호들과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돌아 다닌다. 어제와는 달리 짙은 잉크빛 물은 옷을 만들어 입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전혀 무섭지 않다. 게다가 잔잔하고 물도 따듯한 편이어서 퍽 아름다운 바다를 슬슬 구경하기만 하면 된다.


해안은 엄마를 따라 구경하러 들어 갔다가 해파리의 촉수가 팔을 쳐서 채찍 맞은 듯 부풀어 오르고 피부에서 열이 났다. 청년이 식초를 발라주었다. 물이 깊어 오래 다니지 못하고 돌아 오는데 엄마는 멀리 해안가까지 간다. 얕은 곳은 산호가 더 잘 보였단다.

해안이를 공격한 해파리가 남긴 훈장!

 두번째는 이 지협을 따라 가다가 마틴록 쪽의 시크릿 비치에 간다. 책에는 들어가기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해서 갈 수 있을까 걱정했던 곳이다. 작은 구멍 안으로 스노클링하며 들어가야 한다. 해안이는 안 간다고 해서 청년과 함께 넷이 들어갔다. 물살이 세면 가장자리에 부딪칠 수도 있겠다. 구명조끼를 입어 손이 마음대로 헤엄쳐지지 않아서 조류에 살짝 밀리는 감이 있다. 매우 깊은 곳을 지나면 갑자기 바닥이 울퉁불퉁하면서 얕은 지형이 나타난다. 동그랗고 아담한 장소다. 작은 모래해변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만나 잠깐 얘기하다 다시 나온다.

마틴록 섬 암초의 작은 구멍 사이로 비밀의 해변이 보인다

섬을 거꾸로 돌아나와 마틴록 아일랜드의 작은 비치에서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스노클링을 한다. 모래 해변을 살짝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산호들의 군락. 신기하게도 여기서는 해변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살아있는 산호들을 본다. 발에 밟힐 정도로 얕은 곳에 살아 있어서 참 걱정이 된다. 이토록 크고 생생한 녀석들이 몇몇이 살아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베이지색 산호, 연두빛, 보랏빛 산호, 실 처럼 길게 생긴 놈, 해초같은 놈 등 다양하다. 게다가 물고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수족관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작지만 파란 형광 발색의 물고기는 아무리 봐도 신기하고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빨강과 흰색 사이에 검은 띠가 있는 물고기도 많이 보았다. 물 속에 머리를 넣고 나오지를 못하고 밥 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있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를 스노클링 만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밖에 없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점심 메뉴다. 대형 참치가 두 마리에 아지가 둘, 돼지고기와 닭이다. 거대한 참치 하나를 남겨서 쌌다(저녁에도 반 밖에 못먹고 개 먹이가 되었다!) 잘 먹고 다시 가자고 재촉할 때까지 물 속의 세계를 들여다 보다 아쉽게 떠난다. 해안을 살살 달래 결국 해안이도 들어갔다. 아직 익숙하지가 않은지 좀 헤멘다.

섬을 돌아 항구 맞은 편에 보이는 섬의(머리 푼 여자가 한쪽 무릎을 세우고 누워있는 듯한 지형인 까들라오 섬) 우부공 만에서 스노클링을 한다. 너무 좋은 것을 보고난 터라 거대한 산호 군락이 죽어 버린 이곳은 마음이 아플 뿐 볼 것은 없다. 한 때는 정말 아름다운 산호들을 볼 수 있었겠다. 물이 부옇게 되어 역시 물고기는 거의 없고 톡톡 쏘는 해파리들이 많다.

마지막은 딜루마카드 섬(일명 헬리콥터 섬, 우리가 볼 때는 비행기에서 판매하는 작은 꼬마 비행기 모형, 아기공룡 둘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다. 3일간 투어의 마지막이라니 아쉽다. 섬의 꼬리 부분의 절벽 쪽 바위를 따라 바다 속이 볼 만하다. 살아있는 놈들은 적지만 형형색색, 기기묘묘한 온갖 모양의 산호를 보았다. 제법 만족스런 곳이다. 해안이도 스노클링에 익숙해져서 즐거워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얼굴에 자국이 남도록 스노클을 하루종일 꼭 물어서 입안에 부을 정도로 돌아 다녔다. 물론 해파리에도 톡톡 몇 군데 쏘였지만 금방 괜찮아진다.

아나키의 엘니도(팔라완) 배낭 여행 메모

1. 들어가기
SEAIR의 경비행기로 마닐라에서 오거나(비싸다. 7000페소 정도), 푸에르토 프린세사 산호세 터미널에서 퍼블릭버스(창문없음/먼지대박/9시간), 또는 푸에르토프린세사의 여행사나 숙소에서 밴을 예약하여 오면 된다(15인승/700페소/6시간).엘니도는 한창 커가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교통편을 구하는 것은 문제 없다. 엘니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타운이 있다.

2. 섬 투어
섬 폴짝뛰기 투어는 섬의 종류에 따라 A,B,C 또는 D(사방과 트레킹 코스 등을 선택), 반일투어 등이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A<B<C투어 순으로 높아진다.

A투어는 미닐록 섬을 중심으로 환상적인 라군과 비치등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이며 500-700페소 사이

B투어는 남쪽의 몇몇 섬들을 다니며 동굴구경과 스네이크섬의 해변을 즐기고 스노클링을 한다. 600-850페소사이. 스네이크 섬의 해변은 그 경치가 압권이다!

C투어는 스노클링 포인트를 지정해 주고 스노클링으로 산호와 물고기등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건, 총천연색의 산호와 물고기, 말미잘 등이 화려하게 장식된 수족관 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것과 같다. 650-950페소 사이.
각각의 투어는 가격에 따라 일정은 다를 바 없으나 점심식사가 살짝 다른 것 같다. 마스크와 스노클 세트는 하루 빌리는데 100페소, 핀 100페소이다 (투어비와는 별도)

엘니도 부틱&아트카페에서 카약이나 서핑보드를 빌릴 수도 있다. 카약은 하루빌리는 데 600페소. (이건 피피섬보다 싸다!) 카약을 빌려 다른 이들이 가지 않는 섬의 해변으로 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등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엘니도 타운 옆의 거대한 절벽에 올라가 보고 싶을 텐데, 가이드 포함 등반(3시간)이 일인당 250페소이다.

3. 자는 곳
론리플래닛에 나온 정보보다 훨씬 더 비쌈. 아마 접근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급격히 비싸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Tandikan Cootage인데, 해변과 바로 연결된 무지 넓은 선풍기 오두막이 900이다. 시설은 낡았지만 전형적인 전통가옥이며 관리는 깨끗이 되고 있다. (마루 바닥 사이로 백사장이 보임.ㅋㅋㅋ)
전기는 저녁 7시쯤부터 새벽 3시까지만 들어오는 것 같지만 덥지도 않다. 그런데, 같은 숙소에 새로 지은 듯한 호텔 객실 분위기의 작은방이 오히려 1000을 부른다. 글쎄, 우리 생각으론 전통가옥이 더 폼 나는데.

이 숙소 테라스에 앉아 엘니도 해변을 바라보는 전망이 대박이다. 숙소 앞에 있는 밥집에서 밥과 반찬을 시켜 우리 숙소의 테라스에 앉아 먹으면 최고급 레스토랑이 된다!단점이라면, 자체 발전기가 없어 전기 나가면 속수무책, 물 떨어지면 역시나. 하지만 이것도 의미있는 체험 아닐까?

4. 먹는 곳
우리 숙소 Tandikan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밥집. 현지인들로 들끓고 음식 맛이 풍미가 좋다. 특히 바나나꽃 샐러드 강추! 야채요리는 25, 고기는 40인데 비싼 만큼 먹을만치 준다. 엘니도의 물가는 대체로 반찬 하나에 40이상. 와, 비싸!
Rizal 거리와 Real 거리가 만나는 곳에 Meat shop이 있다. 이곳의 꼬치가 가장 큼직한 데다 맛도 좋다. 특히 닭다리 크기의 돼지꼬리 꼬치(15페소)가 특이하다.

5. 나가기
우리는 엘니도에서 깔라미안 군도의 부슈앙가 섬으로 올라가야 했다. 거기서 마닐라가는 비행기를 예약했기 때문에. 부슈앙가 섬으로 가는 정식 페리는 운행 중단 상태이고 30인승 정도의 방카선이 엘니도-부슈앙가섬 코론 타운 사이를 다닌다. (2200페소/7시간) 파도가 잔잔하면 4시간 걸린다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7시간 남짓 걸렸다.(파도는 매우 잔잔한 편이었는데도!)
운행편이 적거나 없을 거란 정보와는 달리 세 척의 배가 일주일에 두 세번씩 운행하니 사실상 매일 운행한다. 결국 부슈앙가 섬으로 올라가는 것도 큰 문제는 없단 이야기. 아니, 큰 문제가 하나 있긴 하다.
바로 가격.
필리핀 국내선 비행기를 일인당 1500페소 이내에서 끊어 다녔던 우리들로서는 눈알이 튀어나올 만한 폭탄 가격이다. 그까짓 방카보트 타고 네 시간 가는데 2200페소라고?? 편의시설 완비된 여객선도 아니고. 이건 도대체 어찌된 가격 체계인가. 완전 소수의 관광객들이 봉이다. 엘니도 코론 구간은 배 값이 왜 이리도 비싼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