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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영농일기

텃밭, 마늘과 양파 수확. 그리고 숯불햄버거

by Anakii 2012. 6. 25.

마늘 수확 (6/24)

첫 마늘, 양파 농사.

지난 해 심고 겨울을 났던 마늘과 양파를 수확하는 날.  양파 대부분은 고사했고 살아 남은 것들도 앙증맞도록 작다. 모두 다 합해 100g쯤 되겠다. 

마늘은 좀 낫다. 알이 많이 잘긴 하지만 수확하는 재미가 좀 있을 정도다. 비가 너무 안와서 어찌 잘 살고 있나 했더니 다 고스라진 마늘대 아래에도 엄지손가락만한 마늘이 달려 있다. 

이걸 다져 놓아야 하나, 아니면 저장해도 될까. 

마늘을 까다 보니 1시간이 지났는데도 한 줌 정도라 나머지 마늘은 일단 펴서 말려 둔다.

"마늘 햄 만들어볼까? 다진고기에 마늘 잔뜩 넣어서 숯불에 구웠다가 얼려 놓으면 안될까?"

마늘을 보고 언뜻 든 생각. 경아씨도 흔쾌히 찬성.


셀프 냉동 숯불 햄버거 스테이크 (6/25)

얼마 전 장아찌용 마늘 한 접이 싸다고 덜컥 사서 찧어 놓은 것도 있는데, 또 마늘 수확이라. 일주일 후엔 산마을 영농단 마늘 수확도 있고. 얼핏 생각 난 게 마늘햄. 

마늘햄들이 많이 제품으로 나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입을 끄는 게 없었는데, 이참에 우리가 만들어 볼까? 

생각 난 김에 마트 가서 고기를 사고, 일전에 다져 놓은 마늘을 팍팍 쓰기로 했다. 매실 즙은 작년 것이 있고, 작년에 영농단에서 만들어 놓은 집간장이 있다. 설탕은 마스코바도. 명품 숯불 햄버그 준비 완료.

편백나무 불쏘시개 삼아 쌓아 놓고 참나무 숯과 느티나무 도막으로 불 붙이면 그 향이 행복하다. 한참을 불 붙이며 고생해도 힘이 하나도 안든다.

[준비물]

앞다리 다짐육 1.4KG , 마늘 다짐 한주먹 크기, 매실즙, 마스코바도 설탕, 통후추 간 것 약간, 집간장 약간(간 맞출 정도)

[조리]

가. 모두 보울에 넣어 치대고 패티를 만들어 약간의 기름을 둘러 살짝 지진다. (이 후 계속 육즙과 기름, 간장이 나오므로 더 이상 기름은 필요없으며 점점 졸여 익힌다)

[프라이팬에서 초벌구이 한 상태]

나. 거의 익은 스테이크를 숯불에서 석쇠자국이 날 정도까지만 구워 낸다. 

[숯불에 재벌구이 중]

다. 냉동시켜 놓고 먹을 때 조금씩 데워 먹는다.

간장/매실/설탕 양념한 고기는 노릇하게 구워지며 전형적인 떡갈비 향을 낸다. 바로 이것이 익숙한 그 향의 원료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