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월) 울루와뚜 사원
아침 7시 반에 일어난다. 만화를 보다가 9시 넘어서 어제 점심을 먹었던 와룽에 간다. 그런데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 점심 식당인가 보다. 울루와뚜 사원에 간다. 아침이라 덜 더울 것이고 사람도 적을거라고 예상했다. 역시 주차장은 한산하다. 오늘은 둘 다 긴 바지를 입고 와서 싸롱은 필요없다. 노란 허리띠만 두른다.
사원은 제한구역이 있다. 별로 볼 것이 없다. 오히려 이곳은 절벽 지형을 구경하는 곳이다. 아침인데도 땀이 난다. 꼭대기에 올라갔다가 왼편 절벽을 따라 걷는다. 절벽 아래 풍광이 장관이다. 빠삐용을 찍을 만하다. 다시 거꾸로 돌아와서 반대편 절벽으로 간다. 여기는 원숭이들이 많다. 서로 영역 싸움을 벌이는지 길을 막고 난리들을 치고 있다. 16년 전에도 안경을 뺏겨서 가이드가 겨우 찾아주었기 때문에 뺏길까봐 가방에 넣었다. 꺼내서 살짝 쓰고 다시 넣기를 반복한다. 어떤 한국인 아줌마는 사진찍으려고 서 있다가 원숭이가 달려들어서 다리를 할퀴었다. 가이드가 큰 돌을 집어던진다. 아주 깡패들이다. 겨우 조심하면서 입구로 올라와서 안경을 꺼냈다. 그런데 안경의 안쪽 발 하나가 떨어졌다. 기가 막히다. 여기에 올 때마다 안경이 문제가 되다니. 약간 불편하지만 우리나라에 가서 고쳐야겠다.
오토바이로 이슬람 식당에 간다. 그런데 12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아직 시간이 11시다. 가장 대형 수퍼인 시내의 니르말라 수퍼에 간다. 여기서 딱히 살 것은 없다. 커피와 현지 과자, 과일을 좀 샀다. 다시 이슬람 식당으로 시간 맞추어 간다. 가다가 남편이 'Mr. Wok'이라는 딤섬집에 가보자고 한다. 수퍼에서 산 망고스틴을 먹으며 기다린다. 음식을 조금만 먹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딤섬이 너무 맛있다. 탕수 새우와 해물볶음면, 탕수어를 추가로 시킨다. 게다가 아저씨와 함께 먹으려고 찐빵과 딤섬을 포장했다. 아이스 티도 한잔 마셨다.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눈깔난 비치에 간다. 주차하고 잠깐 걷는다. 이곳 절벽의 와룽이 전망 최고다. 오늘도 아래에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커피가 가장 저가인데 전망 최고에 맛도 좋다. 바람이 불어와 시원하다. 남편은 2잔을 마시고 맥주를 시킨다. 수리야에서 먹을 때보다 기분이 훨씬 좋아서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멀리 물고기를 쫒아 모여든 새떼들도 보인다. 물고기가 파닥거린다. 광활한 바다와 파도, 시원한 바람 모두 멋진 풍경이다.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해변으로 밀려든다. 물에 들어간 사람은 오늘도 적다. 어제의 바다를 생각해 보면 물이 찰거다.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쨍하다. 피부가 확 타기 좋은 날씨이다. 위에서 시원하게 바람 맞는게 최고다. 1시간 이상 앉아 있다가 옆의 냥냥비치에 간다. 절벽 지형을 열심히 깎아내고 있다. 아마 판다와 비치처럼 접근성이 좋게 만들려고 하나보다. 그러면 해변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사라질 것이다. 조금 내려가다가 바다가 눈깔난 비치와 비슷하기 때문에 올라온다.
▲ 눈갈란 비치 전망으로 맥주 한 잔
▲ 냥냥 비치. 한적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선셋 포인트에 가본다. 바로 옆의 식장에서는 웨딩 촬영 중이다. 바에는 사람이 없었다. 광활한 바다와 절벽이 역시 멋지다. 아직 덥다. 바다 구경하다가 주차장 나무 그늘에 앉아서 2가지 종류의 생선칩을 먹는다. 전통적인 맛이다. 참 특이하다. 심지어 비린 고등어 맛이 진하게 나는 칩도 있다.
▲ 선셋 포인트 전망
4시에 숙소에 온다. 씻고 잠시 쉰다. 아저씨가 왔다. 딤섬 사온 것을 같이 먹자고 한다. 고맙게 생각하시는 듯하다. 딤섬과 만두는 잘 드신다. 찐빵은 뭐냐고 묻기만 하고 안 드신다. 서핑하고 오시는가 물었다. 양쪽 어깨 근육이 파열되어서 수술하고 현재 재활치료 중이라고 한다. 무릎도 수술 자국이 있다. 2번 결혼에 아이 하나씩 둘이고 이혼하셨단다. 전직 어부로 알래스카에서 선원 50명 이상을 두고 고기잡이를 했다고 한다. 39세에 은퇴했고 돈은 70억 정도 벌었다고 한다. 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에 투자했다고. 정말 부자라고 하니까 부정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참 소박하게 살고 계시다. 7살에 시작한 서핑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현재는 서퍼들을 지도하고 있다. 해변에서 서핑하는 모습을 보고 코치하시는 듯 하다. 아저씨가 디자인하여 만드는 비키니도 보여 주신다. 엄마늬 이름을 따서 상표를 '올리비아'라고 붙였다. 인도네시아 전통 바틱 문양의 작은 비키니이다. 가끔 여자들이 사러 온다. 5시에 손님이 온다고 한다. 우리도 4시 50분에 나왔다.
토머스 비치에 간다. 특이하게 바닥이 하얀 길을 따라 간다. 기본적으로는 임파서블 비치와 비슷하다. 해변이 훨씬 넓다. 절반 정도 내려가다가 구경하고 올라온다. 바다가 얕아 계속 걸어들어가야 할 정도로 물이 빠졌다.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토마스 비치
5시 20분에 선셋 바에 간다. 아직 사람들이 없다. 바의 2층으로 올라간다. 멜론쥬스 한잔을 놓고 서퍼들을 구경한다. 서퍼들이 새처럼 보인다. 얼마나 팔을 쓰면 아저씨처럼 근육이 파열될까 싶다. 양 날개로 나는 새처럼 서퍼들은 팔을 주로 쓴다. 다리는 설 때만 필요하다. 구름이 없어 해가 예쁜 핑크색 하늘을 만들며 떨어진다. 수평선 근처에 해무가 있어서 마지막은 어두워져 버렸다. 다시 'Mr. Wok'에 가서 해물볶음밥, 새우소스 생선 튀김과 면을 시켰다. 배 부르다. 오늘은 기름진 것을 너무 많이 먹는다. 니르말라 수퍼에서 옥수수와 차, 망고스틴을 사고 숙소에 온다. 수영장 썬베드에서 망고스틴을 먹는다. 오늘은 구름이 많아 별이 안보인다.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각자 여행의 소감을 얘기한다. 역시 지진 때문에 꽤 충격적인 여행이 되었다. 남편은 여행의 여러 단계에서 느꼈던 마음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나는 알싸한 여행이었다고 표현했다. 사람들을 생각하면 짠하기도 하다. 바람이 차다. 여기로 치면 일종의 가을이다. 가장 시원한 때이다. 지금은 27도 정도지만 우기에는 35도 이다. 숙소에 와서 씻고 일기를 친다. 내일은 느긋하게 있다가 나가야겠다.
▲ 센셋 바에서 일몰
울루와뚜 주차 1, 입장료 60(2인), Mr. Wok 점심 270, 딤섬 3 57 (21+18+18) 탕수어 32 탕수새우 34 볶음면해물 26 아이스티 5 = 154
하가우2 42 딤섬 3 54 = 96, 저녁 85(해물 볶음밥, 새우소스 생선 튀김, 면), 니르말라 수퍼 184+65=249, 눈깔난 비치 주차 2, 비치 와룽 55(맥주 40, 커피 3잔 15), 선셋 바 멜론쥬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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