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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곡교천 결혼기념일 여행, 그리고 충청스타일?

Anakii 2025. 11. 14.

여행 로그

오늘은 32주년 결혼기념일. 

양곡 문화센터에서 필라테스 마치고 곧바로 출발했다. 목동을 거쳐 서해안고도로로 무려 2.5시간.  거리에 비해 걸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길다. 

1:30분 도착한 아산 신정식당에서 닭수육과 밀면 먹었다. 이번에 3번째. 닭수육은 여전했지만 밀면은 면발이 좀 아니올시다. 육수는 수준급이지만. 하지만 이곳은 70년 맛집이긴 하다. 밥 먹고 영수증 갖고 가면 바로 옆 GS25온양행복점에서 커피를 할인해 주는데 귀여운(!)불독 견주인 행복점 사장님은 8년 전 신정식당에 왔다 반해서 아산으로 내려오실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산에 난 가게 부지를 알고 보니 신정식당 앞이라서 놀랐다는 에피소드를 들려 주셨다. 

곡교천으로 향했다. 시내에 은행나무가로수가 무척 많았다. 노란빛이 강렬한 나무도 있다. 반면 곡교천 은행나무는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다. 둔치 주차장으로 가려다가 차량의 행렬에 현충사 주변 주차장으로 향했지만 역시나 차량이 줄을 섰다. 다행히 주차장으로 진입해 돌아나오다 보니 차 한대가 나가서 가까스로 주차 성공.
은행나무길을 걸었다. 양쪽 나무가 겹쳐져 터널처럼 되었다. 아직 황금빛은 아니어서 약간은 아쉬웠지만 사람들은 엄청 많았다. 게다가 이 날 6시 내고향 생중계가 있는 듯 세트 준비에 한창이었다, 세트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분들도 계셨고 6시 내고향 특유의 특산물 올려놓은 테이블 만들고 있는 장면도 봤다.

음...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보려면 강 건너편 곡교천 파크골프장 주차장이나 곡교천야영장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 억새도 예쁘고 차들도 별로 없다. 

나와서 현충사로 갔지만 현충사 주차장 공사 문제로 진입할 수 없었다. 아예 현충사로 들어가는 좌회전을 통제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지중해 마을이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은 2시간 무료였다. 지중해 마을이라 흰 건물과 파란 지붕 등등 느낌은 좀 살렸고 빵집과 카페들이 많았는데 그중 베이커리 아산에서 에클레어 하나와 밤 파이 그리고 타르트를 사서 나왔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꾸민 마을은 아무래도 지속성이 없을 것 같다. 

우리밀 빵 만든다는 파스텔베이커리로 이동해 소금 빵 2+1 사고 타르트 샀다.  저녁 먹을거리를 사려고 김지선 태양김밥에 들러서 참치와 멸치 땡초김밥을 사서 신정호수로 향했다.

신정호는 21년, 23년 4월 두 번의 차박 여행 시 왔던 곳. 오늘은 낮에 방문한다. 신정호 둘레를 도는 공공자전거가 생겨서 2인 자전거를 2000원에 빌렸다. 원래 2시간 이용이지만 우리가 4:40에 왔기에 5:50까지 돌아오라고 한다. 자전거길은 신정호를 빙 둘르는 길이다. 중간에 차도로도 가고 호수를 바로 옆에 볼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나름 흥미로운 결혼기념일 이벤트인 것 같다.

23년 4월 신정호 왔을 때 밤에 호수를 한 바퀴 돌았는데 이번엔 경로는 더 길었지만 자전거로는 삼십분 안 되어 한 바퀴를 돌았다. 딱히 더 갈 곳이 없어서 자전거는 반납.  신정호는 국가정원을 목표로 야심차게 단장을 했었는데 결국 충남 1호 지방정원이 되었다. 봄에 차박하고 산책하기에는 꽤 좋은 장소다.

하이웨이 클럽 마트에 들러 물회(9.9)와 아르헨티나 붉은새우 회(12.0), 막걸리를 구입해서 숙소로 이동. 숙소는 아산 온천 단지에 있는데 가는 길이 매우 어둡다. 중간에 길을 놓쳐서 주유소 사장님께 도움도 받았다. 

하이웨이클럽마트 물회는 엄청 푸짐했고 붉은 새우회는 싱싱했다. 같이 태양김밥 두 줄도 먹으니 포만감은 가득. 태양김밥은 아주 맛있고 재료 풍부하고 가성비도 좋지만 어나더레벨 급은 아니었다. 

시크릿 무인텔. 조용해서 푹 잘 쉬긴 했지만 화장실 문 곰팡이 등 약간 청결에 의심이 갔고 안마침대가 있다더니 아니었다.  욕조에 물 받아 몸에 기운 좋 넣고 오랜만에 8시간 수면 푹 취하고 쉬었다.  
2시반, 5시반에 깨어 화장실 갔고 다시 잠들어 8시반에 기상. 어제 산 빵 좀 먹었는데 약간 속이 부대낀다. 파스텔 베이커리의 소금빵과 타르트 문제인지 베이커리 아산의 타르트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최근 전현무계획 나왔던 동태탕집, 10시 오픈에 맞추어 숙소를 나섰고 가까스로 웨이팅 안 걸리고 잘 먹고 나왔다. 우리 바로 뒤로 걸리는 10여팀의 웨이팅.  한데, 이번을 계기로 전현무계획팀의 입맛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백종원에서 조금 더 나간 듯한. 

열심히 달려 인천대공원 장수동은행나무 왔는데 꽤 많이 떨어져서 사진은 잘 안나오겠다 싶어서 곧바로 귀환했다. 
리고 여행의 연장 콩 털기 작업으로 ㅎㅎㅎ

3시간 콩털고 나오는 길에 돈돌라리 찬 치킨주문했고 플러스마트에서 김장 육수용 밴댕이와 멸치 사서 들어왔다, 배가 고파서 오는 길에 치킨은 순삭.  

내 마지막 동태탕

최근 전현무계획에 나온 동태탕집. 마침 숙소에서 무척 가까워 체크아웃하고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 가게 앞에 앉아 있는 분이 웨이팅 없다길래 냉큼 차를 세우고, 다른 차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경아가 들어가 주문했다. 우리가 마지막 자리고 우리 뒤부터는 웨이팅이 걸렸다.  동태탕은 진정 강원도 옛날 맛. 동태지만 살은 졸깃하고, 알, 이리 모두 부드럽고 국물은 시원하다. 밑반찬의 수준은 중수정돈데 동태탕은 먹어 본 것 중 최고수다. 하지만 이것이 내 마지막 동태탕이 될 듯. 나는 추억의 맛으로 동태탕을 그리워했지만 사실, 동태는 맛이랄 게 별로 없는 탕깜이다. 깨끗하고 시원한 동해안에 흔히 나는 어종으로 탕 끓이고 양념 세게 해서 찜으로 먹었던 것. 황태가 되면 감칠맛이 올라오겠지만 생태와 동태는 강원도출신인 내게 아련한 추억의 맛일 뿐이라는 사실을 오늘 확신했다. 

충청도 스타일?

신정식당에서 물 밀면 곱배기와 닭 수육을 시켰다. 닭 수육이 먼저 나왔다. 맛있고 깔끔하다. 그런데 한참 지나도 밀면이 나오지 않는데 우리보다 한참 뒤에 도착한 테이블에 푸짐한 밀면이 나왔다. 저게 아마 우리 거 같은데 생각이 들었다. 서빙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순서대로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 있다 나온 것은 곱빼기가 아니라 보통이다.

'아 우리 곱배기 시켰는데요? 하지만 보통도 괜찮습니다. 그냥 먹을게요. 그랬더니 조금 있다 한 그릇을 더 주셨다. 배불러서 괜찮다고 하는데 양이 많지 않다고 먹으라고 하신다. 

결국 결제는 수육과 보통 밀면 한 그릇값만 받으셨는데 아까 간단히 실수했다고 하면서 빨리 드릴게요 하면 될 것을, 실수를 쿨하게 인정하지 않고 더욱 과하게 보상 하는 것이 우리에겐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아산 온천 관광단지에 있는 숙소로 들어가는 길. 내비에서 안내해 주는 길을 살짝 놓쳤고 얼결에 주유소에 진입했다. 길이 없었던 거 같은데?  슬금슬금 후진하는데 주유소 사장님이 손짓한다. "아유 후진하다 죽지 말고 길 잘못 들었으면 물어봐요. 하시면서 주유소 바로 옆 어둑한 길을 가리키며 저쪽으로 가면 돼요. 한다. 분명 친절하게 알려 주신 건데 기분은 묘하다. '후진하다 죽지 말고' 보통 저런 농담은 우리는 잘 하지 않는데 이게 충청도식인가 봐?

전현무계획에 나왔던 동태탕집. 단골분 하나가 식사를 마치면서 (방송나와서)요즘 단골들 먹기 힘들어져서 삐졌다고 농을 건네니 쥔장이 그럼 안방으로 갖다 줄까 한다. 단골분은 주소를 알려드려야겠네요 하시고 나가면서 커피 다음엔 설탕 없게 가져올게요. 한다. 아마 쥔장께 커피 드시라고 뽑아오셨던 것 같다. (사실? 농담?)

분명 친절하거나 살가운 것 같은데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낯선 태도. 올간만에 여행 중 지역문화 체험을 제대로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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