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화) 잭슨플록과 마크로스코의 친구들 전시회, 창동만두
노원문화예술회관은 창동 근처다. 오래 전부터 별러 왔던 창동만두집에 갈 수 있는 찬스. 8시에 창동만두집에 전화했다. 010-2247-8432 다. 마침 전화 받으셨고 김치고기 각각 2팩씩 주문. 2시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7시부터 예약 전화 가능, 8시 넘으면 보통 마감이라고들 한다.
8시 20분에 출발했더니 노원문화예술회관까지 1시간 20분 걸린다. 64km의 거리에 80분이면 아주 좋네. 일단 먼저 불암산나비정원에 갔다. 진입로가 무척 좁고 주차장은 10여대 규모. 일찍 오지 않았다면 세울 곳도 없었을 듯.
철쭉제가 18일부턴데 어젯밤 너무 추워서 철쭉을 모두 흰 커버로 덮어 놓았다. 아직 철쭉은 꽃봉오리만 있다. 불암산을 배경으로 한 풍경은 동양화 그 자체다. 여기가 중계동인데 가운데계곡이라는 뜻이겠다. 불암산에서 흘러오는 계곡물이 아주 깨끗하다.
철쭉동산 잠깐 걷다가 불암산 전망대까지 잠깐의 길을 걸었다. 오늘 처음 신은 랜드마스터 등산화가 살짝 발을 조인다.
나비정원은 온실이다. 이곳의 특징은 번데기에서 나비로 우화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어떤 나비는 아직 날개를 말리는 듯 번데기를 붙잡고 쉬고 있다. 유치원생들도 많이 견학 왔는데 나비가 무서워서 우는 친구들이 많다.
11시 경 노원문화센터에 도착해 전시관람. 3개의 전시실에서 진행되는데 1과 2전시실이 원화들이고 3전시실은 멀티미디어 영상 전시다. 위층에서는 그 당시 뉴욕의 문화 추세에 대해 설명하는데, 아티스트와 평론가, 수집가, 판매자 들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는 말에 크게 공감이 갔다. 평론과 규정되지 않는 예술은 수집되지 않고 팔리지 않으면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 구상 예술일 경우 아름다음을 느끼는 건 일반적이니 몰라도 추상예술은 어쩌면 평론가가 예술을 규정하고 수집가와 판매상이 가치를 높이는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닐까.
도슨트가 진행하는 해설을 잠깐씩 들었다. 확실히 설명해 주면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도슨트도 예술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 싶다. 무지렁이 일반인들에게 그 곳의 원리를 알려주는 역할.
잭슨 플록은 바닥을 캔버스로 삼고 자신의 격정과 몸짓을 흩뿌리기로 나타내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한다.... 지만 내가 하면 예술이 아니고 그가 하면 예술이라니. 어차피 비정형성과 일회성 작품일텐데.
점심 식사하러 도봉동의 묵은지사랑에 갔다. 북부검찰청 앞 식당. 주차를 하려 파킹프렌즈 앱 깔고 회원가입하고 결제카드 등록까지 번거로왔다.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었는데 미리 알아볼 걸.
꼬막정식 2인 24천원. 꼬막장과 무침, 생선, 수육 등등 꽤 다양한 차림이고 반찬 하나하나가 다 맛있다. 다른 분들은 점심특선 백반 (1만원)을 많이들 드신다.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밥집이다.
먹고 근처 골목에 보니 골목을 정원처럼 예쁘게 꾸미고 의자를 놓아 쉴 수 있게 만든 곳이 있다. 아이디어가 참 좋군 하면서 둘러보다가... 이곳이 모두 폐가들이고 쓰레기 투기와 치안이 불안했던 곳을 겉만 바꾸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부 가옥은 쓰레기로 가득차 있기도 했다. 약간 섬뜩하다. 아름다운 겉면의 한 꺼풀 뒤는 쓰레기와 폐가라니.
창동만두집에 2시에 가야하는데 지금은 1시 11분. 시간이 많이 남는다. 만두집 근처 이마트가 있어서 주차하고 이것저것 생필품 5만원어치 쯤 구입했더니 주차시간 4시간 적용이 된다.
창동만두집 있는 국민은행까지는 걸어서 5~8분 거리. 지하도를 건너 만두집에 갔다. 두 시에 예약했는데 잊으신 듯. 전화 기록 보시더니 앞사람들 먼저 주고 조금 기다리라고 한다. 25분 쯤 기다렸지만 사장님 일하는 것을 보면 뭐라 투덜거릴 수가 없다. 한 분이거 만두피 빚고 만두도 빚으면서 찜기에 찌면서 손님 응대하고 포장하신다. 세 입 가득 크기의 만두가 9개 5천원. 말도 안되는 가격. 소비자가 사장님을 착취(?)한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
사진의 만두 9개가 한 팩에 꽉 채워 들어가서 5천원. 피가 너무 얇은데 팩에 꽉 채워 담았기에 집에 와서는 조심히 뜯어내야했다.
만두는 꽤나 고퀄이다. 만두소는 한가득, 피는 얇고 김치만두는 김치라기엔 그렇지만 매운 소 맛이 그럴듯하다. 양배추 중심이라서 김치만두소라기보다는 영월시장 메밀전병에 들어가는 소 느낌이다. 고기만두는 옛날 찐빵 안에 들어갔던 만두소 느낌 + 이성당 야채빵 소 느낌. 어쨌거나 맛있는 맛. 만두가 커서 한 자리에서 두 명이 한 팩(9개)을 먹지 못할 정도다.
돌아오는 시간은 역시 80분 걸렸다. 도봉구에서 김포까지 80분이라면 아주 준수하다.
만두는 저녁에도 먹고 다음날 아침에도 먹었다. 군만두로 만드니 조금 더 맛있다. 먹다 보니 고기만두가 조금 더 내 입맛에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연달아 먹는데도 물리지 않고 점점 더 맛있게 느껴지니 아주 괜찮은 퀄리티인 거네.